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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의 근무 1년 '환자를 위한 필수 직종'

김지홍
발행날짜: 2021-10-05 05:45:50

김지홍 세브란스병원 외과 진료교수

4년간의 전공의 수련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던 시기가 어제 같은데, 벌써 1년하고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김지홍 교수.
전문의자격증을 손에 쥐면 무엇이 달라질까 라는 생각을 하고 시험을 마치고 나오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정말로 이전과는 너무 나도 다른 세상이 되어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2020년이 지나가 버렸다.

판데믹도 판데믹 이지만, 이와 별개로 본인 또한 5년 전 외과 전공의를 시작했을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형태로 2020년을 보내게 되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입원전담전문의’라는 단어 및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 직종에 내 커리어를 맡겨 볼 상상을 어찌할 수 있었을까?

아직까지도 입원전담전문의가 처음 도입되었던 시기가 떠올려진다. 처음 개념이 도입되었던
시기는 2016년부터 이지만, 본인이 속해있는 병원과 분과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도입이 되었던 시기는 전공의로서의 기반을 어느 정도 다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2년차 시절인 2017년이었다.

House Staff라는 단어 그대로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 그중에서도 병동에서 상주하는 것이 당연했던 전공의들 외에, 또 다른 의사들이 병동에 상주한다는 개념은 당시만 하더라도 생소하였으며 어색하기조차 하였다. 당시 전공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은 전공의 스스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일각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어서 일이 덜어져 단지 편해지는 존재 정도로만 보는 시선도 있었다.

수련의로서 전공의보다는, 주치의로서 전공의였기에, 또 다른 주치의가 생긴다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일으키지 않을까하는 의심조차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의구심과 함께 시작되었던 시범사업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병원에서 입원전담의의 존재는 커져만 갔다. 전공의들로만 이루어졌던 병동에 꾸준히 상주하는 전문의가 생겨남으로서 전공의 신분으로 아직 본인의 판단에 아직 확신이 없을 경우 바로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들보다는 병동과 환자들 측면에서 드러났다.

수술에 참여하느라 이유 등으로 담당 전공의에게 연락이 되지 않아서 해결되지 않았던 콜들이, 상주하는 전문의가 있음으로써 그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환자들도 과도한 업무로 하루에 몇 번 보지 못하는 담당 의사들을 얼마든지 병동에서 마주할 수 있으니, 환자의 진료 만족도 또한 상승하였다.

하지만 전공의 입장으로서 당연히 느껴지는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존재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의 필요성과 미래에 대해서는 어쩌면 본인 스스로가 전공의였기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우선, 외과가 다른 과와 차별성이 있는 부분은 바로 ‘수술’을 한다는 점인데, 수술을 하지 않는 외과의사는 전공의로서 상상할 수 없었다. 또한, 아무리 환자들이 만족한다고 하여도, 하는 업무적인 측면에서 과연 전공의들과 전문의들이 병동에서 담당하는 일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더 나아가서 차이가 있기는 하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가짐을 갖고 입원전담전문의를 시작한지어 연 1년 이상이 흘렀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되돌아보았을 때, 전공의 때 느꼈던 많은 의구심들은 다소 해소되었다.

우선 동료의사에게나 환자에게나, 전문의라는 존재 자체가 전공의와는 당연히 같을 수가 없음이 결정적 이유이다. 또한 지식이나 경험의 차이도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되었던 병동과 환자측면의 장점이 전공의가 아닌 입원전담전문의 입장에서 보니, 갈수록 의료의 질이 중요시되는 현 시점에서 너무나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긴 시범사업 기간을 지나고 이제 본 사업이 시작되었지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과연 이사업이본인의 희망대로 지속될지는 아직까지 확신을 하지 못하겠다. 입원전담의사로서 순기능 이충분히 존재하지만, 본인 스스로와 같이 전공의를 마치고 바로 몸을 담을 만큼 매력적이냐 하는 문제와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공의 80시간과 외과전공의 3년제가 도입되면서 절대적인 수련시간 및 기회가 과거와는 차이가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특별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는 절대적인 병동에서의 경험치가 차이가 나는 것은 눈에 보 듯 뻔하며 이는 곧 의료 질의 하락으로 갈 수도 있다.

미래의 외과 의사를 양성함에 있어서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만큼이나 병동에서 환자를 관리하는 의사 또한 중요하지만, 현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상대적으로 수술실보다 병동에 더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약 5년의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왔지만, 아직까지도 현장보다는 행정에 조금 더 사업의 진행이 맞춰진 느낌이 더 강해 보인다. 또한 미래의 전문의들에게는 아직까지도 입원전담전문의는 병원에 필수적이지만 생소한, 필요하지만 나는 가고 싶지 않은 그런 직종으로 인식하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부터라도 정책적인 직종이기 보다는 환자에게 필수 불가결한, 그렇기에 더 존대 받을 수 있는 그런 직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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