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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서 발표된 항혈소판요법 임상들 해석 신중해야"

발행날짜: 2021-09-28 05:45:56

학회초대석 정영훈 아시아심장학회 부회장
"SGLT-2 억제제 임상들 최대 관심사…근본적 연구가 관건"

최근 종료된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congress 2021)에서 다양한 신규 연구들이 공개되면서 연구 결과가 어떻게 현실에 반영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신 지견을 반영한 ESC의 치료 가이드라인은 유럽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 처방 패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 본격적인 학회 리뷰는 학술대회의 종료 이후 시작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특히 이번 ESC에선 항혈소판요법(DAPT)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주목을 끌었다. 세계 최초로 '동아시아인 패러독스'(항혈소판제제의 효과 및 안전성이 동-서양인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가설)를 제기한 정영훈 심장내과 교수 역시 ESC를 눈여겨 봤다.

이달부터 의정부을지대병원 심장내과에 둥지를 튼 항혈전제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정영훈 교수를 만나 ESC에서 공개된 다양한 연구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ESC에서 당뇨병약제 SGLT-2의 심부전약으로의 전진 배치, 당뇨병성 신증 신약 피네레논 임상 결과, PCSK-9i를 통한 LDL 저감의 실제 효과 등 연구 결과들이 쏟아졌다. 관심을 끌거나 아쉬웠던 부분은?

심장쪽 연구진들이라면 누구나 당뇨병약제로 시작한 SGLT-2 억제제가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치료제로 등극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간 마땅한 HFpEF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관련 연구진들에겐 핫한 주제였다.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와 HFpEF 임상 영역에 활용도가 높아질 것 같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SGLT-2 억제제의 분명한 효과는 확인했지만 아직까지 기전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과거엔 하나의 질병이 유발되는 배경, 원인을 몇가지로 지목해 설명했지만 최근엔 점점 복잡한 대사 과정이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엔 베타셀의 기능 저하로 당뇨병이 일어난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엔 췌장뿐 아니라 간, 근육, 소장 등 다양한 장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훈 교수
SGLT-2 억제제가 다방면 약제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작용에서 그치지 않고 심장의 용적 과부하를 줄이고 체중도 줄인다. 그렇다고 이와 유사한 기전의 이뇨제를 복용해도 SGLT-2 억제제와 같은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기전들이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효과는 계속 밝혀지고 있으니 앞으론 보다 기전에 대한 이해가 보강됐으면 한다. 그래야 추가 적응증 적용 분야도 탐색할 수 있다. 또 국내에서 SGLT-2 억제제의 대규모 임상이 진행돼 인종간 효능,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쌓였으면 한다.

▲항혈소판제제 사용 지침에 대한 연구들이 신규 공개됐다. DAPT 전문가로서 눈여겨 본 연구는?

실제로 이번 ESC에선 DAPT 관련 흥미로운 연구들이 많이 공개됐다. MASTER DAPT 임상은 출혈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장/단기 요법을 비교한 연구로 흥미롭게 봤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인 TAVI 시술 환자가 늘어나면서 시술 이후 적합한 경구용 항응고제를 찾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TAVI 시술 후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신약인 에독사반과 기존 약인 비타민 K 길항제의 안전성 및 효과를 비교한 연구도 나왔다.

스텐트를 삽입한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1개월간의 DAPT 후 클로피도그렐로 전환한 것과 12개월간 DAPT 유지의 효과 및 안전성 비교 연구도 나왔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MASTER DAPT 임상은 출혈 고위험 환자에서 DAPT를 1개월로 단축할 것을 권장했다. 국내 약제 사용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경구용 항응고제를 투여한 PCI 환자는 출혈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그간 이런 환자의 최적 DAPT 기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해당 임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임상은 스텐트 시술후 1개월 간 DAPT 시행 후 단일 항혈소판 치료를 지속한 그룹과 5개월 동안 DAPT 시행 후 단일 항혈소판 치료를 한 그룹간 모든 원인 사망, MI, 뇌졸중, 주요 출혈과 같은 부작용 사건 발생과 출혈 위험 등을 비교했다.

임상 결과 고령자나 고출혈위험군에는 DAPT를 1개월까지 단기간 적용하는 것이 보다 효용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출혈 위험이 큰 환자에서 단기 DAPT 요법은 중대한 또는 임상적으로 관련이 없는 비주요 출혈에 관한 표준 항혈소판치료보다 우수했다. 단기 요법은 임상 사건 발생 부분에서도 표준 치료와 비슷(noninferior)했다.

다만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고 적용하는데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출혈 위험이 줄어들면서 허혈성 뇌졸증과 같은 사건 위험은 어떻게 변하는지 자세하게 나오지 않아 세부데이터를 들여다 봐야 한다. 또 환자마다 스텐트를 몇개 시술했는지, 단일 항혈소판 치료에서 아스피린, P2Y12 억제제 중 어떤 성분을 썼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약을 하나 줄인다고 해서 임상적 이벤트 발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깔고 쓰는 약들이 많기 때문이다. 해당 임상은 비교적 단순하게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다양한 병용 조합 약제를 사용하는 변수 상황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고 해석하긴 어렵다.

▲STOPDAPT-2 임상은 PCI를 받은 환자들에서 1개월간의 DAPT 후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전환 보다는 12개월간 클로피도그렐 기반 DAPT를 유지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MASTER DAPT와 다소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연구마다 지향하는 지점이 다르고 모집 환자군, 중증도, 평가 지표 설정이 달라진다. 결과로만 보면 12개월 DAPT 유지가 효과적이라는 말과 1개월 DAPT가 효과적이라는 말은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중증도부터 모집 환자군, 약제 사용까지 다르기 때문이다.

PCI 시술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STOPDAPT-2 임상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ACS) 환자를 모집단으로 했다. 반면 MASTER DAPT는 고출혈 위험군을 대상으로 했다. MASTER DAPT는 출혈 위험군에 포커스를 맞춰 무엇이 적절한 DAPT 요법인지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 임상이고, STOPDAPT-2는 일반적인 ACS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다. 만일 STOPDAPT-2 임상이 ACS의 고출혈 위험 환자군만 추려 추가 분석을 했다면 역시 단기 DAPT가 더 적절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연구자로서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소소하게 조건들을 바꾸면 같은 약제 임상이라도 연구 결과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 오메가3를 예로들면 대규모 연구가 10여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연구 설계에 따라 효과가 있다에서 없다까지 극과 극을 달린다.

단편적인 연구 결과에 함몰되지 말고 각 연구마다 이런 점에 착안했다는 아이디어를 얻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구 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다.

▲ENVISAGE-TAVI AF 임상에선 기대감을 모은 신약 에독사반이 기존 VKA 약제와 효능면에선 비슷한 반면, 출혈 위험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TAVI 시술 환자가 늘고 있어 적절한 약제를 확인하기 위한 시사점을 주는 연구다. 많은 연구진들이 신약인 NOAC 약제 에독사반의 결과가 좋게 나오길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임상 결과 에독사반이 효능면에선 VKA와 비슷한 반면 출혈 위험, 특히 위장관 출혈에서 예후가 더 나빴다. 연구진들도 고위험군에 에독사반을 써야 한다면 용량을 낮추라고 결론지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효능은 비슷하면서 출혈 위험은 더 높기 때문에 VKA 대신 굳이 에독사반을 쓸 이유가 없는 것으로 귀결된다.

다만 이 역시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해당 결과는 더 높은 출혈률을 가진 모집단이 등록된 것의 반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참가자 연령이 평균 82세로 상당한 고출혈 위험군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해당 임상이 전체 TAVI 시술 환자를 대표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설계를 바꿔 젊은 TAVI 시술 환자를 추려 같은 임상을 했다면 반대로 에독사반이 효용이 좋다는 식으로 결론 내려질 수도 있다. 위장관 출혈을 막기위해 처방되는 PPI 제제와 함께 병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도 남는다. PPI를 추가하면 출혈 부작용은 줄이면서도 항응고 효과는 유지할 수 있어 일면적으로 "TAVI 시술 환자에겐 VKA가 더 좋다"는 식으로 해석 할 순 없다.

▲이달부터 혈소판-혈전연구회 회장으로 임기에 들어갔다. 주요 연구 목표는?

앞서 언급했듯 신규 항응고제가 계속 출시되고 있고 환자의 중증도나 스텐트 치료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앞으로 혈소판-혈전 관련 연구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연구회 회장으로서 일단 회원들이 원하는 연구 방향에 대해 의견을 수렴코자 한다. 연구회 차원에서 클로피도그렐 등 주요 약제의 효과 및 안전성을 전향적으로 살펴보는 리서치그룹을 만들고자 한다.

개인적인 목표로는 NOAC 분석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신규 약제인 만큼 연구자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다. 특히 아시아인에서 용량 설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한국인에서의 NOAC과 병용약제의 최적 용량 도출을 목표로 연구를 준비중이다. 예전에 밝혀낸 '동아시아인 패러독스'와 같이 인종, 유전적 차이에 의한 효과/부작용 차이 등은 늘 관심을 끄는 주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역시 관심을 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혈전, 코로나19 백신에서 발생하는 혈소판 감소증 부작용 모두 혈소판-혈전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자들마다 혈전 발생의 차이가 생기는데 유독 한국인에서 혈전 관련 예후가 좋은 편이다.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벌써 300~400명 정도 데이터 모았기 때문에 조만간 분석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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