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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공무원 되려면 먼저 '사회'에 관심 가져라"

발행날짜: 2021-08-27 05:30:50

의생탐구⑩의사 출신 공무원, 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
"의사 경험 조금이라도 있으면 공무원 쉽지 않아...나인투식스는 불가능"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딴 공무원일 뿐이다."

의사 출신 공무원인 보건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51)은 스스로에 대해 이같이 정의를 내렸다. 그는 의사 면허를 갖고, 예방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17년째 복지부 공무원의 길을 걷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메디컬매버릭스와 공동기획 '의대생 진로탐구생활' 일환으로 이중규 과장을 만나 공무원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매버릭스 고지윤 네트워킹팀장(동국의대 본과 2학년), 신유찬 네트워킹팀장(가천의대 예과 1학년)이 참여했다.

이중규 과장의 '공무원' 길은 경기도에서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했던 1990년대 후반 예정돼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경기도청 전산개발기획팀에서 보건소 결핵 관리 프로그램 유지 보수 업무를 맡으며 공보의 복무를 시작했다.

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
그가 공보의로 일하던 1997년만 해도 인터넷이 막 들어오는 시대였기 때문에 정부, 지자체 차원에서 '정보화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시기였다. 그렇다 보니 이 과장이 담당했던 전산 프로그램 관리, 정보화 업무 등에 수요도 높아졌고 급기야 그는 중앙 정부로 차출돼 관련 일을 하게 됐다.

당시 이중규 과장은 상사이기도 했던 복지부 과장들에게 "이 선생은 공무원을 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다.

그때만 해도 이 과장은 이 말을 흘려 들었다. 아직 인턴과 레지던트라는 전공의 수련 과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공보의 복무를 마친 후 모교인 고대의대 수련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시작했고 임상과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그의 진로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에서 예방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복지부 제한경쟁특별채용에 합격, 의사 출신 공무원으로 이어졌다.

이 과장은 복지부에 들어온 후 암관리과와 공공의료과, 보험급여과에서 일했고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후에는 정신건강정책과장, 세계보건기구(WHO) 파견을 거쳐 현재 3년 넘게 보험급여과장을 하고 있다.

이 과장은 "보통 예방의학을 전공하면 교수 트랙을 밟거나 정부 산하기관이나 연구소에 머물거나 공무원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공무원의 길을 걷게 된 게 전문 과목의 진로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의사'라는 점이 복지부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과장은 "코로나19를 예로 들면 바이러스에 대해 세세하게는 몰라도 연관된 지식이 이미 있으니 업무를 진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적어도 보건의료 현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렴풋한 느낌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의사이지만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야 하는 공무원의 신분.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시절 '정책을 하려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겠다'는 일을 목격했다.

흔히 자살을 이야기하면 원인을 먼저 이야기한다. 원인을 해결해야 자살이 줄어든다는 사고의 흐름 때문이다. 자살의 원인으로는 경제적 빈곤, 고독, 성적비관 등이 나오는데 모두 복지부 단독으로 원인을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이때 자살예방협회는 보다 더 좁게 사안을 바라보고 '자살 수단'에 집중했다. 당시 자살 수단은 목맴, 투신, 음독(농약) 순이었다. 자살예방협회는 농촌진흥청을 찾아 음독에 사용되는 제초제 '그라목손' 판매 중단을 요청했고 농진청은 이를 즉각 받아들였다. 그 효과는 시중에 이미 풀려있던 그라목손이 모두 소진된 후 나타났다. 자살 수단 순위에서 음독이 4위 이하로 떨어진 것.

이 과장은 "자살이라고 하면 심리적인 부분이나 원인에 포커스가 쏠렸는데 사실 너무 거시적인 문제"라며 "보다 세부적으로 사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책을 하려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메디컬매버릭스 신유찬(왼쪽)‧고지윤 네트워킹팀장이 이중규 과장과 만나 비임상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대생에게 전하는 말 "사회 모든 것에 대해 고민해야"

'의사'라는 직업을 조금이라도 경험했다면 공무원 조직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 조직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게 주된 일"이라며 "병원에서는 아무리 인턴이라도 환자 치료에 있어서 의사가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기초학을 하고 있든, 임상에 있든 의사가 속한 조직에서 편안하다고 느낀다면 공무원 조직에서는 적응이 힘들 것"이라며 "공무원 사회에서 의사는 그냥 의대를 졸업했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대생이 '공무원'을 진로로 설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했다. 대신 보건의료를 비롯해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과장은 "대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원래 업문데 세상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라며 "학과 공부뿐만 아니라 이 사회 모든 것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으면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험상 공무원은 터프한 직업이다. 소위 '나인 투 식스(9 to 6, 오전 9시에 출근해 저녁 6시 정각에 퇴근하는 생활을 일컫는 말)'의 삶은 없다"라며 "공무원이라는 진로는 인턴 끝나고 레지던트를 하면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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