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기술 완성…스파이글래스 췌담도 질환 직접 본다
|인터뷰| 김태현 원광대병원 췌담도내과 교수
최선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08-1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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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질환을 눈으로 보고 싶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적어도 담석증, 담도염, 담도암 등 췌장·담도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들에게는 이 경구는 "보는 만큼 안다"로 바꿀 수 있다.

복잡한 췌담관계 구조상 내부 구조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시술하는 것은 예후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 질환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꿈이 빈말은 아닌 셈이다.

디지털 신호를 모니터로 전송해 담췌관 및 병변을 직접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일회용 담도췌장경 스파이글래스DS(SpyGlass DS)가 상용화되면서 흑백의 2차원 방사선 투시영상 만으로는 접근과 치료가 어려웠던 사례에 '해결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2017년부터 스파이글래스를 도입, 췌장낭종, 담석증, 췌장염, 췌장암, 담도암 등 진단 및 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김태현 원광대병원 췌담도내과 교수를 만나 췌담도 질환에서 내시경 기술의 의미와 활용 방안에 대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담도암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할 수 있다.

담도암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쓸개즙)이 십이지장까지 가는 경로인 담도에서 암세포들이 형성하는 종괴다. 간과 위의 위쪽에 담낭이 보이고, 담낭의 큰 부분을 밑으로 잇다 보면 매우 가는 관이 보이는데, 이 부분에 종괴가 형성되는 것이 담도암이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해동안 발생한 24만개 이상의 암 발생률 중, 담도암은 담낭암과 함께 7179건이 발생하며 전체의 약 2.9%를 차지해 드문 편이다. 하지만 생존율은 약 28%에 불과해 적극적인 진단 및 정확한 치료가 중요시 된다.

담도암은 50~70대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조기 발견 및 진단이 어려워 대부분의 환자가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췌담도 질환의 진단 및 치료 방법들은?

진단을 위한 영상 검사에는 CT,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초음파내시경(EUS), 자기공명 담췌관조영술(MRCP) 등이 있다.

췌장 및 담도의 담석 혹은 암을 발견하는 일반적인 시술은 ERCP를 활용한다. 내시경을 담도와 췌관의 입구인 십이지장 유두부까지 진입한 다음 담관 및 췌관 내부에 조영제를 주입해 방사선 촬영을 한다. 여기서 얻은 엑스레이 이미지로 간 내부의 간관을 포함한 담도와 췌관 내 악성 종양, 담관 협착, 낭성 병변 및 담췌관석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ERCP는 결석, 암 등의 진단 및 치료를 개복 없이 내시경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병변을 흑백의 엑스레이 이미지를 보며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에 한계가 있다. 특히 2차원의 평면적인 화면을 통한 시술 방법의 한계로 담도 내의 종양 의심 병변의 정확한 조직 채취에 어려움이 따른다.

비침습적인 MRI도 사용할 수 있다. 조영제 없이 MRI실에서 촬영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고통이 없지만 15~20분간 좁은 공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폐쇄공포증 있는 분들에겐 힘들 수 있다. 또 고령의 치매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도 MRI 촬영이 어려울 수 있다.

▲병변을 실제 눈으로 보는 스파이글래스가 상용화됐다. 어떤 기술인가?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의 스파이글래스는 일회용 담도췌장경으로 넓은 의미로는 ERCP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스파이글래스는 간관을 포함한 췌담관계를 직접 화상으로 촬영, 실시간 디지털 신호를 모니터로 전송해 병변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위 내시경을 예로 들면 위에 내시경이 직접 들어가 염증이나 용종 여부를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바로 할 수 있다. 췌담도 영역에서도 이런 방식을 시도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췌관이 굉장히 가늘어서 내시경이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접적인 방법으로 조영제를 사용해서 엑스레이 이미지를 사용한 것이다. ERCP는 직경이 13mm에 달하는 반면 스파이글래스는 3.3mm에 불과하다.

물론 전에도 췌장을 직접 볼 수 있는 내시경이 있었는데 직경이 6mm 안팎이라 고도의 숙련자만 운용이 가능했다. 6mm 내시경을 바늘 구멍같은 틈속으로 소위 쑤셔 넣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고통이 만만치 않았다. 사실상 지금까지 췌장을 직접 볼 수 있는 내시경은 없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가늘고 긴 스파이글래스의 출시는 실질적 의미에서 최초의 췌담도 내시경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의료진들이 췌담도 질환을 직접 보는 게 꿈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상황이라 스파이글래스 출시로 임상 현장도 많이 바뀌었다. 국내에서 1~2년 사이에 스파이글래스 사용이 무척 활성화됐다.

직접 눈으로 보면서 진단하고 시술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숙련된 의사들의 ERCP를 활용한 시술 대비 사용 편의성 및 정확한 시술 환경 제공으로 보다 안정된 예후를 기대하게 한다.

▲직접 육안으로 병변을 확인, 치료하는 것이 어떻게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지?

담도 안에 큰 종괴가 있었을 때 ERCP로 조직검사가 가능했는데 스파이글래스는 작은 종괴를 (직접 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ERCP로 조직검사 부위 선정이 실패한 경우, 스파이글래스를 사용하면 조직검사 부위를 정확히 타게팅할 수 있다.

MRI나 CT를 사용해도 담도 병변 범위를 정하는게 어려운데 스파이글래스는 좌우로 돌려볼 수 있어서 병변 위치를 찾는데 더 정확하다. 병변은 색깔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조영제를 쓴 엑스레이 영상은 흑백인데 스파이글래스는 컬러이기 때문에 병변 확인에 유용하다.

조직학적으로 종양인지 어떤 병변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는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스파이글래스를 통해 이제 이런 부분을 감이 아닌 실제로 확인, 확신을 갖고 시술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아무리 최신 기술이라도 비용 투입 대비 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7월부터 '도관기반의 담(췌)관경 검사'가 신설되고, 내시경하 담췌관 카테터가 선별급여됐다. 기존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및 역행성 담췌관 내시경 수술로 검사 및 치료에 실패한 경우 내시경하 담췌관 카테터인 스파이글래스로 시술하면 급여가 된다. 이때 본인 부담률은 80%가 적용된다.

물론 비용-효과성을 무시하긴 힘들다. MRCP는 급여적용 범위가 넓어 25만원 정도 부담하면 된다. 조영제를 사용할 때는 45만원 정도다. 스파이글래스를 사용했을 때는 200만원 정도의 의료비가 발생하고 환자본인부담금 80%를 적용하면 180만원 정도 자비 부담을 해야 한다.

비용 투자 대비 비싸다고 보일 수 있지만 진단이나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는 스파이글래스가 더 효과적이다. 적어도 오진 및 재수술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췌담도 질환을 볼 때 전체 환자중 진단이 어렵거나 난치성 담석증 환자의 비율이 약 20% 정도된다. 이들에게는 스파이글래스 사용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협착이 있는 환자나 협착의 원인이 불확실한 경우, 담석이 큰 경우 스파이글래스 활용이 적절하다.

▲임상 현장에서의 스파이글래스 활용도는?

앞으로 스파이글래스 활용이 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많은 의료진들이 담도/췌장을 직접 내시경으로 보는 게 꿈이었다. 더 정확한 진단 가능하고 거대 담석 등 기존 방법으로는 시술이 어려웠던 부분도 이제 가능해 졌다.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에서 ERCP 방식은 1990년도에서 시작돼서 2000년도에 꽃을 피웠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내시경 초음파가 새로운 길이 됐다. 이제는 2021년이다. 담도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진단, 치료하는 담도내시경 시대가 열렸다.

담도암의 예후가 나쁘다는 점에서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초기에 진단해서 병변을 없애야 하는데 흑백 2D라는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3D로 실제 컬러로 병변을 확인하고 조기 발견하는 스파이글래스가 대중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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