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PA 시범사업인가
박상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부의장(신경외과 전문의)
기사입력 : 2021-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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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중심 의료혁신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가 현행 의료법 상 의료인 면허범위에 적합한 진료지원인력(PA) 관련 지침 마련과 시범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진료지원인력 활용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과 편익 등에 대한 평가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등의 양성화를 전제로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추진하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9월 중 열리는 이용자중심 의료혁신협의체,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연석회의에서 공청회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복지부가 추진하려는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 정책을 접하고서 의사로서 큰 충격과 놀라움 그리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기 힘들다.
 
의료를 이용자 중심으로 편향하도록 왜곡하고, 의료 행위 주체가 아닌 제3자의 의료혁신 주장이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의료 공급자를 배제하고 이용자라 참칭하는 단체의 일방적인 목소리에 즉각적으로 화답하는 복지부의 행정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정부가 현행 의료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를 시범사업을 이용해 용인하고 아예 합법화를 추진하려는 방침이 황당할 뿐이다. 국민 건강 증진과 생명보호에 앞장서야 할 주무부처가 현행 법률을 어기면서까지 정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특정 직종의 압력에 굴복하고 시민단체의 눈치 보기라면, 국민 건강권을 내주고 아첨하는 꼴이다.

이용자 중심이라는 헛구호로 의료법을 노략질하고 국민의 법 준수를 방해하는 행동으로 직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시민단체 눈치 보기에 급급한 복지부가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포기하고 오히려 법 준수를 역행하고 있다. 의료 가치와 질의 하락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문영역이 아닌 아무 곳에나 참견을 일삼아 사회 분열을 야기하는 시민단체의 행동과 이에 동조하는 정부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의료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면허가 없는 자에게 무리하게 역할 분담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고민하고 따져본 다음 의사단체와 충분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를 시민단체의 한마디에 시범사업을 계획하는 처사는 국민과 전문가는 안중에도 없는 복지부의 황당한 행정 전형을 보여주는 듯 해 매우 안타깝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국가 역량을 최대한 한곳으로 결집해 국난 극복에 앞장서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의료기관에서 예방백신 접종사업을 통해 국민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작당하여 엉뚱한 정책 추진에 나선 복지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국민의 생명 보호와 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의 역할은 어떤 가치보다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복지부는 의료 현장에서 원칙과 법이 지켜지도록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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