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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편견이 불신 부채질…집단면역 걸림돌될까

발행날짜: 2021-04-02 05:45:50

최선 의약학술팀 기자

"소리를 눈으로 듣는다." 엉뚱하게 들리지만, 이 말은 오디오 청취 매니아에서 줄곧 통용되는 말이다. 고가이면서 화려한 스펙의 장비를 인식한 상태에서는 오디오 자체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평가하기 어렵게 된다. 실제 듣는 소리는 생각보다 더 그럴싸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뇌의 인식 체계는 인간의 오감 체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의 완성은 브랜드라는 말도 같은 맥락. 내로라하는 소믈리에마저도 블라인드 테스트에선 종종 쓴맛을 본다.

약의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은 이중맹검으로 설계된다. 약을 투약받는 대상자도, 약을 시험하는 의료진도 누가 실제 약을 받았는지, 위약을 받았는지 모르게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말했듯 인간의 오감 체계는 인식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물약(위약)을 받고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었다는, 혹은 부작용에 시달렸다는 증언들은 '잘 속는' 뇌의 장난으로 완성된다.

효과 및 증상을 느끼는 주체는 주관적인 편향 함정에 빠지기 쉽다. 특히 한번 편견이 생기면 주관적인 증상 해석에는 편견의 망상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백신도 예외는 아니다.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발열 및 두통 등은 체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준비 과정. 이 부분을 중증 부작용으로, 혹은 일상적인 이상반응의 범주로 평가하느냐는 개인별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수많은 부작용 이슈들이 꼬리를 물면서 사람들의 편견을 부채질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든다. 1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 수는 87만 6573명이다. 이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는 81만 5769명, 화이자 백신은 6만 804명이다. 접종자의 93.1%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다.

현재까지 이상반응 의심사례는 총 1만 698명으로 전체 접종자의 1.2%에서 증상을 보고했다. 문제는 백신을 선택할 수 없는 입장에서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전에 '인지'한채로 접종을 한다는 점이다.

WHO, 유럽의약품청 등 다양한 기관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관련된 사례들을 종합해 혈전 부작용과 백신 투약간 인과성이 없다고 결론내렸지만, 이미 노이즈를 접한 일반 대중들은 '아스트라제네카=위험한 백신' 인식 체계에서 자유롭긴 힘들다. 그런 인식은 증상의 과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700만명의 유럽의 접종 인구에서 37건의 혈전 발생을 보고한 바 있다. 이같은 건수는 백신 접종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평균 혈전 발생 수보다도 낮은 수치다. 하지만 사람들의 뇌리엔 혈전증 발생 부작용이 각인된다. 보통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하는 점은 이같은 인식이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신 및 접종률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주변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라면 접종하지 않겠다는 말을 심심찮게 한다. 어쩌면 향후 집단면역 달성의 걸림돌은 백신 수급이 아니라 대중들의 그릇된 편견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선택지는 대부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대다수 이상반응의 발생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몰려있는 건 백신이 위험해서라기 보단 맞은 백신 대다수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백신의 접종의 혜택은 위험을 초과한다. 이따금 잘 속는 뇌에겐 이성과 논리라는 채찍질이 필요하다.

최근 백신 전문가에게 접종 후 이상반응과 정상(면역)반응을 어떻게 구분하냐는 질문을 했다. 돌아온 대답은 다음과 같다. "사람마다 주관적이기 때문에 부작용 인식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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