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협회장에 대한 고찰
전병찬 길메리재활요양병원 대표원장
전병찬 (news@mgnews.co.kr)
기사입력 : 2021-03-0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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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출발했다. 우편투표는 3월 2일부터, 전자투표는 3월 17일부터 시작된다.

전병찬 대표원장.
2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신고 회원 수 12만 9811명, 선거인 수 5만6468명으로 약 43.5%가 등록했다.

울산광역시가 약 77.5%로 가장 높고, 경기도가 31.08%로 가장 낮으며 이어 서울이 32.81%로 낮다. 반면에 해외거주자 등 기타 67%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선거와 코로나 정국에 파묻혀 지금쯤 열기가 활활 타올라야 할 의사회장 선거가 아직도 불을 지피고 있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등록된 선거인수의 비율이 50%를 넘기지 못한 걸 보면 관심이 아애 없거나 냉소적인 회원들이 많다.

그 이유를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역대 회장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잘 해 왔지만 여전히 민초회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국가고시나 전문의 취득을 목전에 둔 의대생, 전공의가 대대적으로 참여한 파업, 즉 대한민국 의료계 역사상 최초의 그리고 최고로 강력한 의지가 실현되기도 전에 한순간에 무너진 것을 목격한수 많은 회원들에게 실망감과 좌절을 안겨 주었다.

그 동안 당한 수모를 단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절대 절명의 기회를 놓쳤다고 탄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뒷짐만 지고 있을 수가 없는 것은 암울한 현실이 우리 회원들의 목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인 면허취소 법률개정안이 수정 없이 입법화되면 의료인 사기가 추락할 뿐만 아니라 결국은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환자를 포함한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간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들이 당면한 가운데 어떤 분이 회장이 되어야 할 것인가?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첫째, 편향된 정치적 성향을 포기해야 한다. 과거에 일부 지역에서 특정 정권에 줄을 섰다가 버림받은 교훈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입맛대로 해 줄 정권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차피 의사보다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협조하면서 타협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분이 되어야 한다.

둘째, 내유외강 하되 실리를 취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초강경 대응으로 강력한 이미지가 전달은 되겠지만 대부분 소득 없이 끝나거나 도리어 손해만 보는 경우가 많다. 설사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마무리를 잘 해야 할 것이다.러시아 외교관이 '레일 바이크' 식 수레를 타고 북한탈출을 보듯이 임기도 마치기 전에 무책임하게 혼자 달아나서는 안 된다. ‘필마단기(匹馬單騎)’ 하더라도 지혜로워야 할 것이다.

셋째, 사리사욕을 포기해야 한다. 회장의 명예는 더 없이 크고 높다. 임기를 성공적으로 잘 마치고 다음 선거에서 선거인수가 과반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차별화된 공약도 중요하지만 ‘나는 왜 회장이 되어야 하는가’ 는 대명제를 두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회장의 명예 하나만으로도 만족하고 섬기는 철학을 지녀야 할 것이다.

넷째,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분이 좋겠다. 비록 임기가 3년이지만 막중한 과제들이 산적해있는 현실에서 임기 중 적절한 시점에 중간평가를 받으면 좋겠다. 그래야 추진 동력을 높일 수 있다. 찬반 의견이 대립할 수 있으나 회원들이 단합하고 참여율을 높이는데 일조하지 않을까 한다.

다섯째, ‘이청득심(以聽得心)’ 해야 할 것이다. 비록 회장단에서의 논하여 대국민 성명을 내놨지만 ‘백신 접종에 협조하지 않겠다’가 도리어 국민들에게 상처만 안겨 줬다. 발표 전에 법률 전문가, 사회심리학자, 특히 보건의료계 기자단의 의견과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른 현안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협회와도 대화를 가져야 한다. 심사숙고하고 시의적절한 판단이 요구된다.

여섯째, ‘투 트랙’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집단파업 후 금고형을 받으면 면허박탈은 자명한 현실이다. 누가 되더라도 병원단체 등 각 단체 간 입장이 다르기도 하여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민주노총 산하에 보건의료노조가 있어 그 파워는 막강하다. 그들의 대응전략과 경쟁력은 뛰어나다. 논리 정연한 의사들이라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모 병원에서 민주노총 산하에 공공의료노조에 가입하고 활동하자 법률적 지원 등 막강한(?) 지원이 뒤따랐고 근무환경에 안정성이 확보되는 현장을 목격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안목과 식견을 갖춘 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이 즐겨하는 위장전입으로 주택을 구입해도, 실수로 교통사고를 내도, 형편이 어려워 임금이나 퇴직금을 제 때 못 줘도, 응급실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보호자를 마구 막아도 이젠 면허가 박탈된다. 의사들이 똑똑하지만 부유하고 이기적이라 적폐세력으로 간주하는 위정자들이 입법을 하기 때문이다.

당면한 면허박탈을 막기 위해 위정자들을 설득하고 달래는 전술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굳어진 각종 현안들을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이길 수가 없다.

환자와 국민은 마지막 남은 우리 편이 될 수가 있다. 가슴에 와 닳는 방법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타이틀 좋고 학벌 좋은 의사들끼리 단합하여 회장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거칠고 난폭한 이미지로는 더 이상 해결책이 될 수가 없다. 사심 없이 은근과 끈기로 활동하며, 차분하고 지혜로운 분이 제41대 회장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투표에 더 많이 참여해야 내가 살고 그리고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이 칼럼은 메디칼타임즈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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