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불패 신화 옛 말…출시된 약물 60%만 살아남았다
황병우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01-2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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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2015 출시 신약 40%가 매출 기대치 크게 미달
  • |회사 규모 및 전략 따라 시장 안착 희비 엇갈리기도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신약 불패 신화. 수십년간 제약계에서 통용되던 공식이다. 하지만 지금도 이같은 공식이 유효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신약 블록버스터에 대한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출시된 신약의 절반 가량은 당초 예상한 매출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최근 L.E.K 컨설팅은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15년 동안 출시한 450개 이상 신약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L.E.K 컨설팅은 지난 2004년부터 2019년까지 15년 동안 출시한 450개 이상 신약을 대상으로 매출 등을 통한 시장 진출 경향을 분석하고 20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지난 15년 간 나온 신약의 40% 정도가 출시 직전의 예측과 비교해 20% 가까이 낮은 매출을 보였다.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미국에 출시된 제품의 최고 매출 지수(L.E.K컨설팅 보고서 메디칼타임즈 재구성)
구체적으로 보면 출시된 신약의 24%가 10억 달러(Billon, 한화 약 1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속칭 대박을 거뒀다. 특히 이중에서도 5%만이 30억 달러(Billon, 한화 약 3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나머지 신약의 31%가 2억5000만에서 9억9000만 달러(Millon, 약 2500억~9999억) 매출의 분포를 보였다. 그 외 4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속한 신약은 2억5000억 달러보다 낮은 매출을 기록해 실망을 안겼다.

이를 신약의 최고 매출 확대 기간으로 구분했을 때는 ▲1년 20% ▲2년 41% ▲3년 52%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신약이 3년 내에 최대 매출의 50%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결국 이 같은 결과를 비춰봤을 때 신약의 초기 판매량이 궁극적으로 최대 매출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LEK 컨설팅은 신약의 조기 시장 진출이 시장 안착과 매출에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미국 출시 신약의 최고 매출 확대 기간. 1-3년 후 최고점에 달했다(L.E.K컨설팅 보고서 메디칼타임즈 재구성)
그렇다면 이처럼 기대에 못미치는 약제는 무슨 이유가 있는 걸까. LEK컨설팅은 최초 치료 대상 환자 환자를 지나치게 높게 잡거나 시장 전략 혹은 새로운 경쟁 제품의 출시 시기를 오판할 경우를 꼽았다.

치료 분야 별로 살펴보면 출시 1~3년 동안 매출이 기대의 80%에도 미치지 못한 비율은 심혈관과 면역학이 50%로 가장 높았고 이어 감염질환 48%, 종양학 38%, 중추신경계와 위장관 및 대사가 부문이 각각 34%, 혈액학 부문이 25%의 순으로 파악됐다.

이중 종양학 분야의 경우 2년 내 최대 매출의 50%까지 도달하는 경우도 있어 조기 출시를 통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신약 분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LEK컨설팅은 환자군이 크고 분산된 제품은 표적 항암제 등 초점이 분명한 제품에 비해 매출 성과가 낮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혈관 분야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큰 주목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위와 같은 이유로 매출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가령 PCSK9 억제제인 암젠의 레파타의 경우 사노피의 프랄루엔트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 인하를 경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당시 레파타는 약 처방이 두 자리 수 증가를 기록했음에도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리 수에 머물렀다.
L.E.K컨설팅 보고서 일부 발췌

이밖에 주목할 만한 내용은 회사 규모에 따른 신약의 시장 안착 가능성이다.

실제로 신약 출시 당시 시총 50억 달러 미만의 작은 회사는 혁신 신약의 50% 이상을 내는 등 개발 분야에 대해서는 더 큰 장점을 보였다.

하지만 상업화나 제품 주기 관리에 있어서는 시총 400억 달러 이상 대형 제약사들이 유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 제약사가 출시한 신약의 경우 소형 제약사보다 상업화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러한 차이는 일차 진료, 즉 클리닉에 대한 마케팅 영역에서 갈렸다.

대형 제약사가 매출 전망이 높은 신약을 인수하는 경향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가 좋은 신약을 보유했더라도 사업화 전략 등 출시 준비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LEK 컨설팅은 "소규모 제약사는 결국 제한적인 자원과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파트너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첫 승인을 받기 36개월 전까지 출시 계획을 고민하고 성공적 출시를 위한 요건들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매출로 연결되기 힘들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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