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안 나오는 '임상정보 확대 제도'…1년 평가는?
최선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11-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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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도 시행 1년, 제도 성과 두고 엇갈린 평가
    • |식약처 "내년 중반부터 본궤도…제도 오해 많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기존 임상에서는 이상반응 사례, 안전성 결과를 접할 수 없어 환자들이 임상 참여를 두고 마루타 알바라고 오해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환자의 알권리 강화 및 임상참여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임상정보 공개 확대 제도는 과연 안착했을까.

    제도 확대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종료된 임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을 뿐더러 코드명으로 진행된 임상은 여전히 어떤 성분인지 알 수 없는 '묻지마 임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같은 지적들은 임상 진행사항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시선도 나온다. 제도 성과는 내년부터 본격화된다는 게 보건당국의 입장. 제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1년간 진행 및 종료된 임상 사례를 통해 향후 개선 방향과 제도 안착 여부를 짚었다.

    ▲미국 클리니컬트라이얼 벤치마킹, 결과는?

    식약처는 미국을 벤치마킹했다.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gov)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임상시험 정보 등록·공개의 '보고'로 불린다. 모집 환자 대상군부터 약물 정보, 실시기관, 임상 연구 디자인까지 자세하게 공개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클리니컬트라이얼을 참고해 임상시험 계획, 실시 상황, 임상시험 결과 요약 등의 정보를 알리는 '임상 정보 공개제도'를 10월 26일부터 본격 시행했다.

    과거 임상정보가 임상시험 제목 및 실시 병원 등 단순 정보에 불과한 점을 개선, 임상시험 실시 병원 연락처, 참여자 모집 기준과 진행 현황 등 환자 및 환자 권리까지 세부 정보를 알리겠다는 게 당초 계획.

    확대‧공개된 정보의 주요 내용은 ▲임상시험 제목 및 목적 ▲임상시험 실시 병원 ▲문의처(병원 전화번호 등) ▲임상시험 참여 기준 ▲진행 현황 ▲상세한 대상 질환 등이다.

    임상이 종료된 이후엔 참여 대상자 수부터 약물 이상반응, 유효성·안전성 평가변수까지 공개해 환자들의 알권리를 충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 개편된 '의약품안전나라(nedurg.mfds.go.kr)'에 접속해 보면 임상시험계획 섹션은 개요/임상시험용 의약품/연구설계/수행 및 평가방법/선정기준/제외기준/시험책임자까지 세분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임상시험 결과 섹션 역시 임상시험결과 요약/시험대상자/유효성 평가 결과까지 파트를 나눠 놓았다.

    이외 임상시험 의뢰자부터 원개발사, 최근 승인 수정일자, 임상시험 목적/용도, 대상 질환, 적응증까지 공개한다는 점에서 형식적인 기준에선 미국의 클리니컬트라이얼 이상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년 기다리세요" '백지 수표'된 임상 정보

    의약품안전나라에 등록된 임상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총 임상은 1245건이 진행됐다.

    이중 임상 종료는 259건, 승인완료는 641건, 모집중 245건, 모집 완료 100건이다.

    종료 임상 중 일부. 시험 결과는 정보 검검이 완료되는대로 공개할 예정이라는 문구가 뜰 뿐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
    이들 임상에 대한 정보 획득은 과연 원활할까. 이달 19일 한국얀센은 코드명 JNJ-61186372에 대한 임상은 승인받았다. 내용은 진행성 고형 악성종양의 치료에서 사람 이중 특이성 EGFR 및 cMet 항체인 아미반타맙(Amivantamab) 피하 전달의 안전성 및 약동학을 평가하기 위한 다기관, 용량 증량 제1b상 임상시험이다.

    문제는 이같은 정보외에 구체적인 정보 획득까지는 시차가 발생한는 점이다. 해당 임상 정보 페이지에 들어가면 "임상시험 정보 검검이 완료되는대로 공개할 예정입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보통 정보가 올라간 후 세부 내역이 업데이트되기까지 한달이 소요된다. 10월 19일에 승인완료된 임상 정보는 여전히 정보 점검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19일 이전 승인된 임상에서만 임상시험계획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임상 승인이 완료된 이후 약 한달의 시간까지 기다려야 실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뜻. 한달 동안은 사실상 '죽은 정보'만 환자들에게 노출된다는 말이다.

    임상 종료 이후에도 기다림의 연속이다. 종료된 이후 내역을 종합해 부작용 및 이상사례 공개가 원칙이지만 1년동안 이와 관련해 실제 공개된 임상 정보는 없었다.

    예를 들어 현재 시점에서 1년 전인 2019년 11월 20일 승인받아 임상이 종료된 유영제약의 YYC506 임상은 '시험 계획'만 공개됐을 뿐 결과는 확인할 수 없다. 임상시험결과란에 접속하면 "정보 점검이 완료되는 대로 공개하겠다"는 메세지만 뜬다. 왜 그럴까?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 승인일과 종료일은 엄격히 다르다"며 "2019년 11월 6일 승인받은 국제약품 임상을 예로 들면 임상 종료일은 올해 1월 18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 시험 결과에 필요한 정보의 취합 및 공개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며 "법적으로는 관찰 종료일로부터 1년 이내에 공개하기로 돼 있다"고 밝혔다.

    1월 18일 종료된 국제약품 임상은 내년 1월 18일 이전까지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식약처 관계자는 "오리지날과 제네릭을 비교하는 생동성시험의 경우 정보 공개가 더 빠를 수 있지만 일반적인 복합제, 신약 임상은 정보들을 취합하는데 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특히 이런 정보는 임상수탁기관 등을 거쳐 정보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작용 및 이상반응 사례 역시 의약품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제도 시행 후 종료된 임상이 올해 초중반에 몰려있기 때문에 해당 결과들은 내년 초, 중반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여전히 어려운 코드명 임상…지속 이유는?

    환자들은 제약사 주도의 임상이 주로 코드명으로 진행된다는 데 불만을 터뜨린다.

    대웅제약의 경우 임상 성분 노출 대신 'DW'+숫자 조합의 코드를 사용한다. 이와 유사하게 종근당은 CKD, 유영제약은 YYC, 화이자는 PF,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GSK, 대원제약은 DW, 국제약품은 KJD 등에 숫자를 조합한다.

    이달 17일 대웅제약은 DWP16001 A와 DWP16001 B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 평가하기 위한 1상(DWP16001)을 승인받았다.

    코드명으로 진행되는 임상의 경우 불친절한 설명으로 인해 참여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같은 날 대화제약은 DHP2805와 DHP2805R의 생물학적 동등성평가를 위한 건강한 성인 시험대상자에서의 공개, 무작위배정, 2군, 4기, 공복, 단회, 경구, 교차 시험을 승인받았지만 실제 어떤 성분으로 임상이 진행되는지 알 길이 없다.

    환자단체 관계자는 "희귀질환자나 환자가 많은 질환을 대상으로 커뮤니티나 환자단체가 형성된다"며 "이들은 보통 담당 주치의나 커뮤니티에서 임상 정보를 획득하지 코드명을 보고 접근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환자들이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렀다면 지금 환자들은 능동적인 역할을 자처한다"며 "성분을 알면 해외 사이트에서 논문을 검색해 볼 정도로 스마트해졌는데 왜 성분 대신 코드명을 고집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상시험 모집정보를 제공하는 올리브헬스케어 이정희 대표는 "코드명으로 진행될 경우 환자들이 답답할 수 있다"며 "회사 내에 임상전문간호사가 있어 이런 부분에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친절한 정보 제공 때문에 임상 참여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에 임상 관련 문의가 쇄도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작용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논란도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식약처의 입장.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 임상을 진행중인 제넥신을 예로 들면 GX-19라는 코드명을 사용한다"며 "구체적인 성분명은 개발에 성공하기 전까지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알려진 성분을 조합한 임상의 경우는 코드명 뒤에 성분을 공개한다"며 "하지만 신약 및 개량신약은 실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기 전까지 제약사도 성분명을 확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그는 "게다가 개량신약은 성분 조합 자체가 영업기밀에 해당할 수 있어 공개를 꺼린다"며 "제약사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할 경우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위에서 언급한 특이한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는 성분을 공개하고 있다"며 "제도 시행 1년이 지났고 내년 초중반부터 정보 공개 확대를 체감할 수 있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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