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의사가 말하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이지현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06-0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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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촬영현장 자문 맡은 김준환 교수 "디테일까지 챙겼죠"
  • |임상 의사 입장에서도 극중 환자 진료 장면 보며 배워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병원의 일상. 그 속에 의사들의 생활을 그려내는 드라마. 의사와 환자간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신뢰관계를 보여주는 드라마.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의학자문을 흔쾌히 맡은 이유다.

김 교수는 드라마 촬영 전, 신원호 PD를 만나 드라마의 촬영 현장 의학자문을 부탁받았다. 평소 드라마는 잘 모르지만 한편의 드라마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던 터. 잠시 고민했지만 기존과는 다른 의사의 일상을 다룬다는 얘기에 수락했다.

김준환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로 '오프' 일정을 조율할 수는 있지만 평소 일정이 빠듯한 탓에 혼자는 무리라고 판단해 각 분야 전문가로 의학자문팀을 구성했다.

김준환 교수
"병동에 대한 의학자문은 자신있지만 응급실, 수술장 촬영은 아무래도 해당 분야 전문의가 현장감을 살릴 수 있겠다 싶었죠."

이렇게해서 촬영현장 의학자문팀이 구성됐고, 이들은 약 6개월간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드라마 현장으로 달려갔다.

의학자문은 크게 2가지 분야로 나뉜다. 극본 작성 단계에서의 자문과 또 한가지는 촬영 현장에서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 김준환 교수는 이중 촬영 자문의사 역할을 맡았다.

김준환 교수는 환자 수술이나 치료 장면에서 배우들의 손동작부터 앰부백(수동식 인공호흡기)를 짜는 방법 등을 자문했다.

"신원호 PD는 평소 '디테일'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만큼 환자 촬영신은 특히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것처럼 준비했어요. 하나못해 수액도 극중 환자의 질활에 맞춰서 준비했죠."

디테일을 챙기려다보니 인공호흡기부터 에크모, 내시경, 기관삽관 도구 등 모두 실제 의료장비를 빌려서 촬영했다.

최근 고화질 TV가 많다보니 혹여 옥의 티가 없도록 병동 환자의 차트에 적힌 환자 이름부터 질환명, IO섭취량, 배설량까지 대충 넘긴 게 없었다고.

특히 심폐소생술 장면을 세심하게 챙겼다. 드라마 첫회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장면도 혹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까 싶은 생각에 마치 실제 상황처럼 촬영했다. 일명 '수술상 차리기'도 리얼리티를 위해 이 부분은 수술방 간호사가 촬영 자문을 맡았다.

이같은 노력 끝에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실제 임상 현장의 의료진들이 손에 꼽는 의학드라마로 우뚝 올라섰다.

"자문의사도 의사-환자 관계 극중 장면보고 배워요"

김준환 교수가 꼽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명장면은 뭘까.

여러 장면이 있지만 그는 신경외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머리를 삭발한 인턴의 잘못에 대해 극중 채송화 교수가 환자 보호자에게 솔직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꼽았다.

"의료진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털어놓는 장면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환자는 오히려 괜찮다고 인턴을 혼내지말라고 하는 모습도 좋았어요."

김준환 교수
그는 의료현장에서 접하는 의사-환자간 적대적인 모습보다는 서로 신뢰하고 고마운 관계가 더 많다고 봤다.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의사와 환자 관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지만 사실은 환자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을 때 멱살잡이 하는 보호자보다는 감사를 표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김 교수에게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실제 의사생활을 하는데 자양분이 됐다. "극중 이익준 교수가 외래 진료실에서 환자를 대하는 자세나 설명해주는 방법을 보면서 '저렇게 해봐야겠다' 싶어라고요. 극중에 교수가 전공의를 지도 교육하는 모습도 도움이 됐어요."

이렇게 평소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 김 교수에게 최애 드라마가 됐다.

다른 의학드라마와 달리 병원 내 간호사, 환자 이송기사, 간호조무사 등 다양한 직역의 소중함도 함께 버무려진 점도 그를 사로 잡았다.

"소아외과 전문의가 그만두면 소아외과를 닫아야 한다는 등의 정책적인 문제도 드라마 중간 중간 자연스럽게 녹아든 점도 좋았어요."

꼬박 6개월 촬영에 후작업까지 7개월에 거쳐 긴 시간이었지만 시즌2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는 1주일에 하루 쉬는 시간을 쪼개어가며 의학자문 역할을 함께 맡아준 자문의료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부터는 심리적으로 쫒겨가며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정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극중처럼 교수와 전공의 커플이 종종 있는지 물었다.

"글쎄요. 교수와 전공의, 전임의 커플은 없진 않겠지만 그보다는 교수-교수간, 전공의-전공의간 커플이 많죠. 병원 밖을 나갈 수 없다보니 원내에서 생과사를 겪으며 전우애가 쌓여 커플이 되는 경우는 종종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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