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않는 필러 존재…고순도 써야하는 이유죠"
김광호 노벨의원 원장
최선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05-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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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알루론산(HA) 필러는 녹일 수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불순물 함유량 등 고순도 여부, 그리고 필러에 적합한 용해 시술이 이뤄졌는지에 따라 필러는 체내에 남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적절한 시술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금상첨화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술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뜻밖의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필러를 녹이는 시술이 필요하다.

필러의 진가가 드러나는 건 바로 이 지점. 균질한 필러일수록 녹이기가 쉽지만 정제되지 않고 불순물의 함량이 많은 저가 필러는 손 쓰기 어려운 '골치덩이'로 돌변한다.

눈에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어 흔히 간과하기 쉽지만 필러의 안전성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요한 요소로 다가온다. 안전성을 중심으로 한 필러의 선택 기준에 대해 노벨의원 김광호 원장의 의견을 들었다.

노벨의원 김광호 원장
▲최근 녹지 않는 HA필러가 이슈화됐다.

녹이는 성분의 주사를 놓아도 제거가 쉽지 않은 필러가 있다는 내용이 유튜브로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성형외과 의사가 이런 문제를 제기했는데 물리적인 방법을 사용할 정도로 제거가 쉽지 않은 만큼 차라리 보형물로 수술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비슷한 논란은 과거부터 있었다. 전문과목별로 해석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점에 따라서 해당 영상에 언급된 논문의 필러가 체내에서 조직과 융합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아마 이슈를 만들고 싶어서 그런 영상을 만들었다고 이해가 되는데, 문제는 녹지 않는 필러의 대안으로 보형물을 거론한 부분이다. 팔자주름은 근육, 피부의 이동과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보형물 넣는 게 좋은 답이라 하기 어렵다. 오히려 팔자 주름에 넣은 보형물이 이동해서 다시 필러로 재 시술을 하는 환자를 많이 봤다.

단단한 고체와 푸딩 젤리에 동일한 힘을 줬을 때, 어떤 것이 더 많이 이동할까를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흔히들 HA 필러는 녹이기 쉽다고 생각한다. 이런 논란이 나온 이유는?

칼슘 필러 등 원래 잘 녹지 않는 필러가 있는 반면 HA필러는 녹이는 주사로 용해할 수 있다. HA필러의 주성분인 히알루론산은 체내에 들어가면 세포와 융화된다. 필러만 딱 채워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필러가 흡수되면서 새로운 조직이 생기고 그런 과정에서 볼륨이 꺼진 곳을 메꾼다.

아마 새로운 조직이 형성된 것을 보고 필러가 녹지 않는다고 표현했을 수 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본질적으로 저가형 제품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크다. 불순물 제거 및 순도가 떨어지는 저가 제품일수록 면역 반응 등을 유도하여 과도한 조직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순도가 떨어지고 불순물이 많은 제품이 몸 속에 있으면 몸은 이를 이물질로 판단해 반응한다. 그 과정에서 면역반응을 통해 염증, 붓기가 발생하고 반복되어 과도한 조직을 생성할 수 있다. 일정 기간 후 체내에서 잘 흡수되어 정상 조직을 만들고 사라지는 고순도 제품과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생성된 조직이 문제가 되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중국산 필러들이 있다. 중국 환자들이 이런 필러를 맞고 상담하러 온다. 유럽이나 국산 제품을 맞으신 분들은 안전성이나 용해 관련 문제 사례가 별로 없다. 반면 중국산 사용자에서 과도한 조직 생성 케이스를 많이 본다.

체내에서 조직이 생성되거나 유착되는 여부는 필러 불순물, 순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시술 시 테크닉적인 요인도 작용하지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필러의 순도다. 여러 저가형 제품을 맞은 경우 조직이 불안정하게 생성되거나 균질하지 못해 표면이 울퉁불퉁해 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필러를 통해 볼륨을 채워주는 미용성형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유럽은 필러를 소량 넣어서 조직 생성을 촉진하거나 유발하는 쪽으로 많이 활용한다. 필러 자체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러가 유발하는 재생의 힘을 사용한다. 필러 자체의 효과를 사용하는 우리와는 접근법이 좀 다르다.

잘만 사용하면 유럽처럼 조직 재생의 방안으로 필러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불순물이 많은 필러의 경우 불규칙하고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조직이 재생되거나 과도하게 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HA필러를 녹일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필러를 놓은 곳에 무작정 용해 주사를 놓는다고 다 녹지 않는다. 필러도 단단한 것부터 부드러운 것까지 성질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시술해야 한다. 실제로 시술 후 필러가 녹지 않는다는 타 의료진들의 전화를 종종 받는다. 형태를 유지하려는 힘이 좋은 필러는 중심부에 용해 주사를 놓아야 잘 녹는다. 반면 잼처럼 넓게 퍼지는 성질의 필러는 넓게 퍼뜨려서 주사를 놓아야 한다.

필러의 성질을 미리 알고 이에 맞춰 주사법과 희석 비율, 용량을 선택해야 한다. 녹이는 것도 경험치가 있어야 잘 녹인다. 잘 안 녹는다는 필러 제품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경험해 보지는 못했다. 중고가 라인이면 특정 제품이 더 잘 녹고, 안 녹고 그런 편차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임상 시술에서 불순물이 많은 필러는 주사를 놓아도 변화가 없는 경우를 꽤 봤다. 녹이는 효소가 들어가면 바로 녹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순도가 높은 필러는 보통 분해 주사를 주입하는 순간 30~40%가 바로 녹는다. 일주일이면 거의 완전히 녹는다고 보면 된다.

인터넷에서 필러 시술과 관련한 피부 괴사, 실명 이런 이야기들이 떠돈다. 필러는 비교적 안전한 시술이지만 100%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부작용 발생시 가급적 최대한 빨리 용해시켜서 혈액 압박을 풀고 문제 소지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 녹이려고 하는데 녹지 않을 때는 문제가 된다.

요즘은 필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고, 환자들도 가격 위주로 선호도가 엇갈리는 것을 느낀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느낄 수 없지만 안전성이라는 측면은 주의깊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야 고순도 고품질 필러가 왜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저가를 무조건 배척하는 게 아니다. 무턱대고 싼 필러, 중국산 저가 필러와 같이 '가격'만을 필러의 선택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뜻이다.

▲수입산과 국산의 순도 및 안전성 차이는?

차이는 분명히 있다. 국산의 품질이 상향평준화됐다고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국산 제품이 난립하고 있어서 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실제로 써보면 국산 제품중에도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 꽤 있다. 신제품이 나오면 각 업체에서 테스트 해달라고 가져오는데 주입감부터 형편없는 제품들이 있다.

국산만 놓고 보면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의 리쥬비엘이 순도 및 안전성에서 수입산과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본다. 아마 원료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리쥬비엘의 국산제품임에도 수입필러 제품과 동일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필러 선택에서 어떤 원료를 쓰는 지 반드시 봐야 한다. 원료 자체가 필러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세계 1, 2위를 다투는 대형 업체들이 아직도 히알루론산 원료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그런 이유인 것 같다. 오랜 연구를 통해서 살아남는 제품이 각 나라에 수입되고 베스트셀러가 된다.

원료는 보통 프랑스, 국산, 일본, 중국산이 있는데 중국산은 주입감부터 너무 떨어진다. 국산은 유지력에서 부족한 느낌이 있다. 훨씬 안정적인 것은 유럽 쪽이다. 일반 환자 입장에서는 원료를 확인하기 어렵다. 의료진만이라도 원료 베이스를 꼭 확인해 달라고 당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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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바이오협회를 기반으로 국내제약사와 학술 분야를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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