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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간 보형물 사태 후속조치 한계론 "전수조사 필요"

발행날짜: 2020-04-14 05:45:59

부작용 추적 관리 사실상 구멍…환자도 제품 정보 몰라
데이터 전향적 수집 필요성 제기…"초음파 도입 필요"

발암 가능성이 제기된 엘러간(Allergan)의 인공 유방 보형물이 퇴출된지 수개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추적 조사 등 후속 조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과 같은 후속 조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 당국이 즉시 칼을 뽑아야 한다는 것. 또한 환자들조차 자신이 시술받은 제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일선 임상 현장에서 초음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상 환자들을 걸러 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끝나지 않은 엘러간 사태…부작용 후속 조치 한계론

13일 의료계와 의학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큰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엘러간 인공유방 보형물 발암 논란이 여전한 난제로 후속 조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엘러간 인공 유방 사건 이후 후속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와 대한성형외과학회 등 의학계가 나서 보형물 부작용에 대해 추적 관찰을 도모하고 있지만 환자와 의사, 병원, 제조사 등으로 이어지는 추적 관리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엘러간이 자사 인공 유방 보형물이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을 일으킨다는 논란이 지속되자 전향적 리콜을 결정한 바 있다.

인공 유방 보형물 분야에서 점유율이 상당했던 제조사인 만큼 환자들의 불안감도 상당했던 것이 사실. 식약처와 학회까지 나서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적 조사와 후속조치는 절실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당초 추적 조사를 공언했던 식약처는 실태 파악에 어려움을 겪자 성형외과학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러한 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힌 것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이해 관계의 충돌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실태 조사에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는 제조사와 의사의 이해 관계가 환자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유방암학회 소속 A대학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이러한 추적 조사는 결국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며 "리콜의 책임이 있는 제조사와 이를 가지고 시술한 의사에게 환자를 찾아내고 부작용을 수집하라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니냐"고 되물었다.

당장 리콜에 책임을 져야 하는 제조사와 환자들의 민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의사가 환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대한 리콜 과정을 적극적으로 수집하겠느냐는 반문이다.

하지만 성형외과의사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엘러간 사태로 인해서 인공유방 보형물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성형외과학회 관계자는 "문제가 된 제품은 보형물 중 일부인데(거친 표면) 인공 유방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져 사실 우리도 답답하다"며 "더욱이 규모가 있는 기관들은 이미 후속 조치가 다 이뤄지고 있는데 문제는 우리도 파악하지 못하는 유통 물량이 상당하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유방암 전문가들 전수 조사 필요성 제기…"초음파 동원해야"

이같은 문제점은 유방암 전문가들이 진행한 엘러간 사태에 대한 연구에서도 절실히 드러난다.

13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된 '인공 유방 보형물 사태의 새로운 위기'라는 연구(doi.org/10.3346/jkms.2020.35.e103)에 따르면 실제 문제가 된 보형물을 부착한 환자들이 이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연구진에 따르면 인공 유방 시술 환자 중 36.8%가 이미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이 인공 유방 보형물 시술을 받고 이대목동병원 유방암센터, 가천대 길병원 유방암센터 등 다기관에 방문한 여성 1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초음파와 환자들의 인지에 큰 차이가 있었다.

엘러간의 보고서에 따르면 문제가 된 거친 질감의 보형물(textured breast implants)이 한국에서만 22만 2470개가 유통되고 11만 4365개가 엘러간의 제품이었지만 제대로 추적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배경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환자 중 38.6%가 이 발암 논란 인공 유방 보형물을 시술한지 6년에서 15년의 시간이 지나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이 발병할 수 있는 기점에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은 실제로 자신이 이러한 문제가 있는 보형물을 착용하고 있는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78.95%가 혹시나 하는 의심을 제기하는 정도였던 것.

하지만 실제 의료진이 초음파로 인공 유방 보형물을 확인하자 무려 85.9%의 환자들이 문제가 있는 제품을 쓰고 있었다. 단순 수치로만 7%p 넘게 차이가 있는 셈이다.

연구진은 "한국도 더 이상 유방 보형물과 관련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부작용의 위험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며 "하지만 보형물 제조업체와 성형외과의사 사이의 무언가의 관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연구진이 다기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인공 유방 시술 후 부작용 사례
미국에서만 봐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문제가 된 인공 유방 보형물의 취약성이 보고됐지만 일부 성형외과의사가 제조사, 즉 엘러간과의 관계로 환자와 동료 의사들을 잘못 인도했다는 비판이다.

2018년 발표된 '성형 수술과 가능한 치료법에 대한 이해 상충에 대한 토론' 연구만 봐도 주 저자들은 문제가된 거친 표면 보형물의 합병중이 0.3%이고 재수술율이 1% 미만이라고 보고한 뒤 제조사와 이해 관계가 없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논문 출판 이후 곧바로 제조사 의료 고문으로 채용됐다는 것.

따라서 연구진은 하루라도 빨리 규제 당국이 직접 나서 초음파 등을 활용해 환자 데이터를 전향적으로 수집하고 추적 관찰 등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이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부작용에는 제조사와 의사, 환자 모두가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규제 당국이 나서 환자들의 데이터를 전향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제조사와 의사 등 이해 관계자들은 적극적으로 이러한 규제 당국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초음파 검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다학제적 합병증 조기 발견을 위한 접근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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