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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그 개선 방향에 대해

김태겸
발행날짜: 2020-04-09 05:45:50

김태겸 차의과대학 학생(본과 3년)



|차의과대학 본과 3학년 김태겸| 첫 코로나 확진자가 국내에 나온 지 80여일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은 시름시름 앓고 있다. 수많은 사망자가 나왔고 많은 국민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금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요즘, 오히려 코로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최전선에 서있는 의료진들이 있다. 대구/경북 지역을 포함한 의료지원이 필요한 어느 곳이든 자처해서 걸음을 옮긴 많은 영웅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의료진에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국내 첫 의료진 사망이라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대구 60대 내과 의사분이 진료 중 코로나 환자 접촉으로 인하여 돌아가셨다.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 있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선배님들의 모습은 나의 미래 의사상에 대한 생각에 많은 의미를 던져주었다.

하지만 비단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만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 때도 영웅들은 같은 자리에 묵묵히 서있었다.

나는 한 가지 물음을 던져보고자 한다. 이러한 의료진들의 묵묵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과연 국민의 의사에 대한 신뢰도, 사회적 인식이 과연 현재에 나아졌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평소 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의사에 대한 불신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현저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편이다.

2015년 메르스 당시 의료진들의 헌신이 있었던 이후에도, 2016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우리나라 국민의 공중보건 위험 인식 조사와 정책 활용 방안에 대한 기반연구' 보고서를 보면 보건의료직군 중 의료과실, 사고에 대해 신뢰도는 의사가 가장 낮다.

이에 반해 유럽의 경우, 의사를 향한 신뢰 수준이 불신하는 정도의 두 배가 넘는, 우리나라와의 정 반대의 경향을 보이는 것을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앞선 메르스, 신종플루의 사례에서 보았듯,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코로나 사태 진정 국면 이후에도 그것이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의사에 대한 신뢰 수준 향상, 그것은 환자와 의사간의 관계에 있어서 꼭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환자의 적은 질병이다. 의사의 적도 질병이다. 같은 적을 두고 손을 잡고 싸워야 하는 의사-환자 관계가 불신으로 얼룩져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로, 의료진과 환자가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캠페인 등 적극적인 사회문화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비슷한 사례로, 일전에 음식점, 카페 등 아르바이트생을 향한 일부 사람들의 이른바 '갑질'은 사회적으로 많은 자성의 목소리와 비판이 나옴으로써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흔한 의사- 환자관계에서 나오는 갈등 또한, 또 다른 자성의 목소리로 변화를 꾀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단체 차원에서 의사와 환자 집단이 서로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구체적인 채널을 마련하여 소통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제도적 개선이 앞서 말한 개선방안과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의사를 폭행하거나 멱살을 잡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게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곤 한다. 이런 폭행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2019년 관련법 개정이 이뤄졌으나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가해자가 벌을 면하는 반의사불벌규정'은 아직 남아있다. 이 조항은 사법당국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보다는 양자 간 합의에 집중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는 조항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한 제도적인 개선이 뒤따라야 안전환 환경에서 건강한 진료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환자를 진료하다 돌아가신 내과 의사분의 죽음과 지금도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의 땀방울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사회문화적,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환자와 의사가 두 손을 꼭 잡고 질병에 맞서 싸우는, 건강한 의료문화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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