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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위험성 알았으니 이제 정부도 투자하겠죠”

발행날짜: 2020-03-09 05:45:50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최영준 조교수
[메타 초대석]신종플루, 코로나 위험성 대비 방역대책 변화해야

신종감염병의 출현으로 민간 주도의 감염병 대응이라는 비판이 되풀이되고 있다. 사스와 메르스, 신종 플루를 겪으면서 제기됐던 다양한 해결책들이 구호에 그쳤을 뿐 실제 적용은 미진했다는 것. 의료계 전문가들이 주장한 방역 대책도 보건당국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최근 대한감염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예방의학회, 한국역학회 등 11개 학회가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구성, '지역사회 건강피해 최소화'를 위한 긴급 호소문을 배포한 것도 학계로부터 나온 위기 의식의 발로.

6일 기준 확진자 6천명을 넘어서며 이제는 책임 소재를 따지기에 앞서 제도 및 시스템 정비로 향후 나타날 신종 감염병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을 역임한 소아감염 전문의인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최영준 교수를 만나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해 들었다.

▲과거 경험한 감염병 사태와 현재의 변화는?

한국역학회 최영준 총무이사
질병관리본부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역학조사관으로 일했다. 신종 플루가 터졌을 때는 레지던트 4년차였다. 지금은 학교로 돌아왔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보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거 같다는 느낌이다. 정부에 있을 때 바라봤던 현장이나, 현장에 있으면서 바라봤던 중앙은 항상 너무 멀다고 느껴졌다. 중앙에서 가이드라인을 내리면, 현장에서의 피드백은 미미하고, 현장에서의 외침은 공허하기만 했다.

10년 사이에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가 부족했다. 신종플루, 메르스, 이번까지 10년새 세 번 감염병이 돌았는데 근본적인 개선을 말하라고 하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2003년 사스를 계기로 기존의 국립보건원을 질병관리본부로 확대 개편한 뒤로 몇번의 조직변화는 있어왔지만 근본적으로 현장으로 뻗을 수 있는 팔과 다리는 제한적이다.

감염병전문병원은 5년 전에 여야가 합의하고 올렸는데도 아직도 도입되지 않았다. 예산 문제라고 들었다. 재정 파트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 안전은 사실 돈이다. 여러가지 굵직한 사회적 재난을 겪었는데도 아직도 목숨 값을 너무 낮게 매기는 것이 아닌가하는 그런 우려도 든다.

적어도 국가가 안전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시스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일이 터지면 국민들도 힘들어지고 경제적인 약자들은 더욱 큰 타격을 입는다. 예방을 위한 투자하는 것을 과연 비용으로만 볼지,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전체 사회의 편익을 따져볼 때다. 어차피 시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공공재가 아니던가.

▲신종 감염병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은?

2015년도 메르스에도 똑같은 얘기 계속나왔다. 신종 감염병은 계속 나온다. 정부가 조직을 개편한다고 하는 것에 큰 틀에선 동의하지만 한가지 의견을 더한다면 근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조가 짜여야 한다

보건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 제안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져야 한다. 제대로 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스리딩(misleading)할 수 있다. 근거 중심의 보건의료 정책 구조가 확립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역학조사관으로 일하면서 공중보건 위기에 대해 경험했다.

역학조사관은 일상적 감염병 감시활동을 하기도 하고 유행병이 터지면 현장 나가기도 하는데 이때의 주된 일은 감염병의 특성을 파악하고 원인을 규명해서 유행을 차단하는 일련의 일들의 중심에 있다고 보면 된다.

기본적인 사회적 역할은 소방관이나 경찰관과 같다. 보통은 유행병이 없으면 "그럼 놀고 있는 것 아냐?"라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소방관들은 항상 다음 출동을 준비하고 있고, 우려하던 사건은 반드시 생긴다. 방역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그 위중한 역할에 비해 조직이 작고 활동할 수 있는 행정적 범위가 협소하다. 검찰, 소방 조직은 광역이나 기초단위까지 조직되어 있고 국가적 재난사태에 일사불란하게 작동할 수 있는 체계가 있다. 반면 보건은 중앙과 현장이 분절되어 있다. 중앙에서 현장까지의 거리가 멀다고 느껴진 이유다.

방역 관련 전문가도 더 양성해야 한다. 보건소당 방역 전문가는 소수다. 공무원 순환제도에 따라 얼마 뒤 다른 데로 발령이 나 역량을 쌓기 어렵다. 안전은 돈이라는 인식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 터지고 나서 윽박지르는 형태로 해봤자 바뀌는 건 없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그에 상응하는 투자가 있어야 한다. 신종 감염병은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투자가 곧 미래를 바꾸기 위한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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