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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 다가온 대리처방 금지법…환자 민원 후폭풍 예고

발행날짜: 2020-02-12 12:00:59

현장 의사들 "행정 부담 늘고 환자 민원도 감당해야"
병·의원, 일찌감치 '대리처방 불법' 포스터 게시하며 홍보

대리처방 기준을 명문화한 법 시행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의료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대리처방 기준이 명문화됐지만 실제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대리처방 금지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진료 현장은 걱정이 한가득이다. 행정업무 부담이 늘어남과 동시에 환자 설명 등의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민원을 의료기관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법 17조에서는 대리처방을 금지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 유권해석 등을 통해 대리처방이 공공연하게 이뤄져오고 있던 게 현실이었다. 실제 대리처방을 했을 때는 재진 진찰료의 50%를 산정한다는 수가도 있다.

국회는 법과 현실이 다르게 돌아가는 것을 지적하며 대리처방이 가능한 예외 규정을 법률로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법을 개정했다.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넘어 대리처방을 하면 의사를 비롯해 보호자까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1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분 등을 받게 된다.

대리처방 기준 관련해 신설된 의료법 조항
개정된 의료법 및 의료법 시행령, 시행규칙에 따르면 환자 의식이 없거나 환자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같은 상병에 대해 장기간 같은 처방이 이뤄질 때 대리처방이 가능하다.

환자를 대신해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환자의 직계존속 및 비속, 환자의 배우자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형제자매, 환자의 직계비속의 배우자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 배우자 및 ▲환자의 계속 진료를 위해 필요한 경우로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 ▲환자의 주 보호자 등이다.

여기서 환자의 주 보호자는 시설 직원, 방문간호사, 요양보호사, 간병인, 친척, 이웃, 지인 등으로 환자 건강 상태를 잘 알고 평소 진료 시에도 동행해 주치의가 대리 상담해 처방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대리처방을 받으려면 대리자의 신분증과 확인서 등을 병·의원에 제출해야 하고 이를 받은 의료기관장은 관련 서류를 1년간 보존해야 한다.

대리처방 기준이 명문화되면서 대리처방을 공공연하게 해오던 의료기관들은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경기도 A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사실 대형병원은 장기처방 환자가 많다 보니 대리처방이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다"라며 "기준이 엄격해진 만큼 대리처방을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리처방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 자격에 대해 설명을 직접적으로 담당해야 할 외래진료 간호사들이 환자 민원에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N의원 원장도 "대리처방했을 때 진료비가 더 싸니까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거부할 것인가도 걱정"이라며 "접수 데스크에서 일일이 설명하고 심하면 언쟁도 벌어질 수 있으니 생각만 해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일선 의료기관들은 대리처방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홍보물을 제작해 병원 곳곳에 배치하고 있다.
병의원들은 환자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곳곳에 '대리처방은 불법입니다'라고 쓰인 포스터 등을 게시하며 대리처방의 한계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부산시 K내과 원장은 "대리처방을 받으러 온 대리인은 확인서와 함께 신분증 사본,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내야 하는데 병의원이 현실적으로 다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리자가 관련 서류를 다 갖고 오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다. 결국 대리자와 환자를 상대해야 하는 것은 현장에 있는 의사와 직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법 본격 시행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계도 기간을 둬야 한다"라며 "국민에게도 정부가 나서서 적극 홍보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라북도 전주시 K내과 원장도 "의원의 대리처방 건수는 한 달에 10건도 채 되지 않는다. 환자요구로 대리처방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구체적인 기준이 법으로 만들어져서 부담이 따르는 것"이라며 "회색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법 시행 후 현장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리처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의원협회는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법의 허점을 지적하며 대리처방 시 환자 본인부담금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의원협회 송한승 회장은 "환자 입장에서 저렴한 본인부담금을 적용받기 위해 보호자 대리처방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라며 "실제 포털사이트에는 본인부담금 줄이는 법이라며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리처방 시 진찰료가 50% 낮아지는 현행 수가는 대리처방을 악용할 인센티브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본인부담률을 환자에게 부담이 가도록 올리는 등의 조치가 이어져야 만연하고 있던 대리처방이 없어지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대리처방 금지법이 시작된다고 해도 거동 불편 환자가 많아지고 있는 고령화 시대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라며 "대리처방 시 동일한 반복 처방 이외 추가 약물 대리 처방은 불허하고, 의사가 환자 없이 보호자를 만나서 상담하는 경우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리처방 요건 및 구비서류 안내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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