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안구건조증 신약 임상 실패...위기인가 기회인가
박상준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01-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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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이드라도 세번의 연구끝에 허가...시행착오 겪겠지만 도전 의사
  • |최종 목표설정까지 많은 임상 추진하는 건 큰 부담으로 작용할 듯
안구건조증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신약(HL036)의 3상연구가 실패로 끝났다. 회사 측은 21일 VEOLS-1 연구의 탑라인을 언론에 공개하고 최종적으로 연구가 실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통상 제약사들은 신약개발 마지막 관문인 3상임상이 실패하면 '계속 개발'과 '중단' 중 하나를 결정하게 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계속 개발을 선택했다. 이 회사 박승국 대표이사는 "새로운 임상기준을 설정해서 다음 임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추가임상을 할 경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그런데도 추가 임상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서 개발된 신약도 여러번 임상 도전을 통해 허가를 받았다. 여기서 용기를 얻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 안구건조증 신약 자이드라의 임상도 순탄지 않았다. 참고로 자이드라는 미국 샤이어사가 개발한 안구건조증 신약으로 지난해 1월 승인됐다. 현재로서는 가장 핫한 약물이다.

자이드라의 첫번째 임상은 OPUS-1 연구인데, 보란듯이 실패로 끝났다. 600여명의 안구건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두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했지만 절반의 성공만 얻었다.

첫번째로 평가한 객관적지표(Inferior Corneal Fluorescein Staining, ICFS)에서는 통계적 유의한 효과를 확인했지만, 주관적 지표(Visual-Related Subscale of the Symptom Functional Scale Score)에서는 실패했다.

이런 이유로 샤이어사는 OPUS-2라는 두번째 임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반대로 객관적 지표(ICFS) 달성에 실패했고 주관적 지표(Eye Dryness Score)만 성공을 거두면서 혼란과 좌절을 맞봤다.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샤이어는 다시 OPUS-3 연구를 추진했다. OPUS-3 연구의 특이점은 이전 1과 2 연구와 달리, 완전 새롭게 1차종료점을 설정했다는데 있다.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주관적 지표(EDS)로만 설정했고 시점만 달리했고, 결국 성공으로 이끌며 미FDA허가를 견인했다.

타사 사례에서 보듯 한올바이오파마의 계속 개발 결정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신중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VELOS-1 연구는 총 8주 연구이다. 두가지 목표인 객관적 지표(Inferior Corneal and Conjunctival Staining)와 주관적 지표(Ocular Discomfort Scale)를 설정했다는 것은 같지만 모두 실패했다는 점이 OPUS 연구와 다르다. 최소한 어느 한쪽에서는 분명한 효과가 나타나야 높은 가능성을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이드라의 경우 3번의 임상을 하는 동안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의 성공과 실패의 혼선을 겪으며 최종적으로 주관적 지표로만 검증했다. 따라서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약이 어떤 지표를 설정하느냐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이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 한올바이오파마는 객관적 지표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1차에서는 하부 각막손상정도(ICSS)만 봤고, 2차 평가에서 모든 각막손상정보(TCSSS)를 평가했는데 유의성 있는 정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각막 상부, 중부, 하부를 모두 평가하는 TCSS가 유의하게 차이를 보였다. 이는 ICSS에 비해 임상적으로 더 의미있는 지표인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아직 어떤 기준을 마련할지는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이드라와 같이 주관적 지표로만 임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는데 이 경우 임상 연구 기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VELOS 연구는 8주, OPUS 연구는 12주 연구인데, 안구건조증이라는 질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주관적 평가가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이드라의 경우 허가의 결정적 근거는 장기간 투약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뚜렷한 개선을 보고한 것인 만큼 이를 능가해야하는 것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본지와 만난 한 대학병원 안과 교수는 "HL036의 연구가 국내서 진행되지 않아 솔직히 잘모르지만 미국안과학회에서 발표된다고 하니 관심이 커질 것"이라면서 "다만 자이드라의 임상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은 사실이다. 치밀한 분석을 통해 최종 목표를 설정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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