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전공의 4인이 경험한 '2차병원' 파견수련
이지현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11-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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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기획②|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수련 통해 일차의료 역량 쌓아
  • 3차병원과는 열악한 의료환경·낮은 중증도 환자 경험이 자신감 키워
가정의학회-메디칼타임즈 공동기획
<가정의학과 수련 현장을 가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동네의원 주치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우수한 일차의료 주치의를 양성하려면 어떤 수련 시스템이 필요할까. 대한가정의학회와 메디칼타임즈는 공동기획을 통해 우수한 가정의학과 수련병원을 통해 그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①대형 상급종합병원 수련이 필요한 이유_서울아산병원 편
②대학병원-2차병원 파견 수련이 필요한 이유_세브란스병원 편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가정의학과 정선영 전공의(2년차): "3년차되면 복부초음파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게 강점이죠. 개원하려면 초음파는 필수인데 솔직히 3차병원에서는 빠듯한 스케줄에 배울 기회가 없거든요."

가정의학과 곽지원 전공의(1년차): "신경과 과장님이 늘 당부하는 게 있어요. 처음부터 쓰러져서 오는 환자보다 멀쩡한 상태로 오는 환자 중 중증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감별해야 한다고요. 2차병원에서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어요."

가정의학과 신희정 전공의(2년차): "3차병원은 의료인력도 예산도 풍족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제가 개원하거나 봉직의로 근무할 때의 상황과는 크게 다르죠. 그런 점에서 2차병원은 일차의료 의사로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아요."

가정의학과 김남희 전공의(1년차): "3차병원에선 중증위주의 환자만 경험하다가 경증환자가 어떻게 진단-치료-퇴원하는지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서 도움이 돼요."

메디칼타임즈는 경기의료원 산하 파주병원에서 파견 수련 중인 연세의료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4명을 직접 만나 파견수련이 전문의 역량을 갖추는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들어봤다.

좌측부터 곽지원(1년차), 김남희(1년차), 신희정(2년차), 정선영(2년차) 전공의.
이들은 '가정의학과'라는 특성상 일차진료 수련은 필수인 만큼 2차병원에서의 수련을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파주병원 파견 수련 중에는 내과(호흡기/소화기), 신경과, 영상의학과 등을 거친다.

호흡기내과 수련을 맡은 박병훈 내과장은 오전 회진부터 전공의와 함께 호흡하며 병동 환자 케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호흡기내과에 왔으면 내과 전공의라고 생각하고 수련받을 것을 늘 강조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지시내리는 것 이외에 전공의에게 직접 환자치료 플랜을 세워보라고 하죠."

특히 중환자 경우에는 오전, 오후로 상태를 확인하고 저녁까지 어떻게 치료할지 공부하고 매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중환자실 환자케어를 경험하도록 한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늘 3차병원과는 다른 환자군 진료를 통해 경험치를 쌓을 것을 강조한다고.

그렇다면 파견수련 받는 전공의들은 2차병원을 내원하는 환자군의 차이를 체감하고 있을까.

"3차에 있을 때보다 확실히 중증도가 낮아요. 3차병원에 있을 때 이미 전문과목별로 분화된 환자에게 전문적인 처치를 하는데 집중하죠. 하지만 2차에선 경증환자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후 퇴원하는 것까지 직접 경험하니까 좋더라고요. 제가 개원했을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셈이죠."(정선영 전공의)

3차병원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폐렴, 신우신염 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를 2차에선 직접 치료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파주병원은 파주라는 지리적 특성상 뱀에 물린 환자, 최근 빈도가 낮아지고 있는 화상환자도 있고 군사경계선 인근에 있다보니 교과서에서나 접해본 말라리아 환자도 종종 접한다고.

박병훈 내과장이 가정의학과 전공의들에게 중환자 상태를 확인하며 치료계획 회의를 하는 모습.
또한 이들은 중증도 이외에도 환자들의 경제력 등 사회적 요인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파주병원으로 파견수련하면서 도심 한복판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수련받을 때와는 새삼 다른 환자군을 접하면서 진료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게 파견수련의 또 다른 묘미.

"파주병원은 도립 의료원이라는 특성상 보호자가 없는 연고자 환자도 많고 고엽제 환자도 많아요. 3차병원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보호자가 없는 경우는 없지만 이곳은 달라요. 그래서 환자의 질병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환자의 경제력 수준, 간병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하죠."(신희정 전공의)

가령, 경제적 형편을 고려해 저렴한 검사법을 권하거나 수급권자 대상의 정부 지원 정책을 제시하는 등 말 그대로 전인적인 역할을 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정선영 전공의는 3차병원과 달리 진단검사를 수탁기관에 의뢰해서 결과를 받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만큼 필수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노하우를 쌓고 있단다.

시설, 인력, 장비 모든 게 갖춰져 있는 3차병원과 달리 열악한 조건에서의 수련이 강호에 뛰어들었을 때를 대비해 내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게 그의 설명.

"실제로 주말에 투석도 안되는 상황에서 급성 신부전환자가 내원했을 때 당황스럽죠. 3차병원이라면 즉각 해결하겠지만 2차에선 달라요. 환자의 상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전원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등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역할을 배우는거죠. 사실 일차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죠."(정선영 전공의)

파주병원은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등을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파견수련을 맡고 있다. 사진은 전공의에게 설명하는 모습.
수혈도 마찬가지. 2차병원은 혈액공급이 늦어지다 보니 당장 혈액이 필요한 환자를 어떻게 매니지먼트할 것인지를 배우는 것도 3차병원에만 있었으면 경험하지 못할 부분이다.

또한 파주병원이 가정간호, 재택의료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있는 의료기관이다 보니 가정간호의 과정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도 있는 것은 덤이다.

또한 대형화되고 빠르게 돌아가는 3차병원에 비해 2차병원은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세심한 수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더불어 의과대학 교수님에게서 연구하는 자세를 배운다면 2차병원에선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신경과 과장님을 통해 소견서 쓰는 법부터 약 처방 내는 법, EMR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등 소소한 것까지 배웠어요. 사실 전공의 선배들에게 배우는 부분인데 직접 챙기면서 의사로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지표까지 제시해주니 감사할 따름이죠."(곽지원 전공의)

"호흡기내과, 신경과 등 가정의학과 의사가 아닌데도 일차의료의 역할을 하는 과장님을 보면서 앞으로 어떤 일차의료 의사가 돼야하는지, 내 환자를 어떻게 챙겨야하는지 곁에서 배우고 있어요."(김남희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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