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걱정하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대안은?
|급기야|전문가들 "가이드라인 '재발 고위험군' 따로 분류, 비용 부담 커"
원종혁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10-1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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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여 옵션 다양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과 명암 갈려, 선택지 늘려야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을 진단 받고 치료 중인 A씨(43, 여)는 "암 환자는 내려놓는 법을 먼저 배운다"고 말한다. 현재 A씨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진단 이후 표적 치료제를 통해 수술 전 보조요법 치료를 받고 수술까지 마친 상황이다.

문제는 수술 전 보조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술 조직에 암이 남아있는 소위 '재발 고위험군'이란 결과를 듣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A씨처럼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는 있지만, 아직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컸다. 올해 갓 중학교에 입학한 딸을 생각하며 며칠을 고심했다는 A씨는 결국 급여가 가능한 다른 치료제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A씨는 "암 환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며 "지금 치료 과정도 힘들지만 대시 재발할 위험이 높다는게 가장 큰 걱정이다. 하지만 돈이라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니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건 그저 내 삶을 위한 욕심일 뿐"이라고 전했다. 현재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재발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떨치기 어렵다는 A씨. HER2 양성 유방암 재발 고위험군에서 재발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치료제는, 여전히 국내 급여 혜택에서 소외된 상황이다.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치료 예후 불량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4명 중 1명 재발 경험"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18년 유방암백서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암 세포의 성장 촉진 신호를 전달하는 HER2 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된 유방암이다.

이렇게 HER2 수용체가 과발현된 경우, 재발이 빠르고 생존기간이 짧아 치료 예후가 불량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실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4명 중 1명은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을 경험하는 것이다.

올해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제8차 유방암 진료권고안에서도,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가운데 림프절 전이가 있거나 혹은 수술 전 보조요법 이후 완전관해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재발 위험이 보다 높은 재발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유방암 환자 관리전략에서 재발과 전이 예방을 강조하는 이유가 그렇다. 흔히 유방암은 치료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재발하거나 전이가 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격전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8.9%에 불과한 반면, 바로 직전 병기인 국소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1.5%까지 치솟는다.

또한 유방암이 재발할 확률은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의 2배에서 많게는 5배에 달한다. '유방암 경험자의 관리'를 주제로 대한의학회지에 실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히 이런 재발 위험은 유방암으로 처음 진단 받은 이후 30년까지도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한 것이다.

이로 인해 유방암 환자는 치료 이후에도 재발과 전이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이유다(Journal of the Korean Medical Association, 59(4), 266-275). 유방암은 치료 후 10~20년이 지난 후에 재발하는 경우도 종종 보고되기 때문이다.

"재발 고위험군 분류 환자, 새 치료 전략 조속한 검토 필요해"

지난 8월 수술 전 보조요법 이후 수술 조직에 암이 남아있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엠탄신)'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수술 전부터 표적 치료제를 통한 수술 전 보조요법 시행 이후에도 완전관해를 보이지 않은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서 재발 위험을 50%까지 낮출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해당 치료제는 글로벌 3상임상시험을 통해 수술 전 보조요법 이후에도 수술 조직에서 침습성 잔존암이 있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즉 재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 그리고 기존 표준 치료 대비 재발 위험을 50%까지 낮췄다는데 의미를 갖는다. 문제는, 아직 급여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는 점이다.

유방암은 치료 예후, 즉 생존율이 높고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존율이 높은 것은 조기 유방암일 경우이며, 재발 혹은 전이가 되면 생존율이 급감한다.

또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의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급여가 적용되는 표적 치료제는 현재 허셉틴이 유일한 상황이다. 이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영역에서 허셉틴, 퍼제타, 캐싸일라가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대비된다.

A씨와 같이 재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발 혹은 전이가 된 말기 암의 경우,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 및 완화를 목적으로 치료가 이뤄지게 된다. 이미 암 투병을 경험한 환자가 다시 한 번 항암 치료 과정을 거쳐야 하는 '환자의 고통'도 문제이나, 추가 치료로 인해 발행하는 사회∙경제적 비용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말기 암 환자의 완화 치료를 위한 요양기관 대상 정부 지원금이 2005년 대비 2014년 1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기도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정준 교수는 "유방암의 경우, 10년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만약 재발이나 전이가 됐을 경우 치료 예후가 불량하고 생존율 또한 급감한다"라며 "따라서 조기 유방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재발 위험을 낮추고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설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수술 전 보조요법 후 수술 조직에 암이 남아있는 경우, 재발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유일하게 해당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을 통해 재발 위험을 50%까지 낮출 수 있는 캐싸일라가 최근 국내 허가를 받았으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큰 상황이라 조속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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