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만 존재해선 안되는 PA, 이대로 둘건가?
의약학술팀 이인복 기자
이인복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10-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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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PA(Physician Assistant). 단어 그대로 진료의사를 보조하는 인력을 뜻하는 단어다.

미국에서 건너온 말이지만 우리나라에서 PA는 전혀 다른 개념이 되어 있는 듯 하다. 99% 간호사로 이뤄진 이 특수한 직종들은 의사 면허를 가진 전공의를 넘어 사실상 집도 의사의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고 의사를 대신해 초음파 검사를 맡기도 한다.

병동에서 의사의 위임을 받아 처방을 내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불문율이 되었고 일부 건강검진 기관에서는 아예 판독 업무까지 맡는 것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모든 분야에서 모든 직종을 넘나드는 이 특수한 존재들은 이제 사실상 대형병원을 지탱하는 대들보가 된지 오래다.

80시간을 근무하면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전공의들과 달리 이들은 3교대로 든든하게 병원을 지키는데다 4년이 혹은 2년이 지나면 짐을 싸는 전공의나 전임의들과 달리 이들은 5년, 10년이 지난 후에도 더 숙련도를 높인 베테랑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 전천후 인력의 병원내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 밖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의사 단체들은 연이어 PA문제를 해결하라며 복지부를 압박하고 있고 심지어 간호 단체들도 간호사들을 사지로 몰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 PA문제를 해결하라고 소리치고 있는 의사 단체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불법, 편법적 행위들을 멈추라고 소리치면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도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

그들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이렇다.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PA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를 제도화하고 합법화 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전형적 모순이다.

물론 세세히 안을 들여다보면 매우 다양한 이유들이 공존한다. 저수가, 환자 쏠림, 의사 채용의 어려움, 전공의 특별법 등등.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이 그 모순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그저 그 모순을 덮기 위한 구실에 더 가까워 있다.

이러한 모순으로 PA에 대한 논의가 한발짝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지금도 전국의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불법과 편법의 경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형병원의 탄생과 맞물린 의료제도의 사생아들이 또 다시 배출되는 순간이다.

그들 중 누구도 의사를 대신해 처방을 내고 수술에 참여하며 초음파를 쥐길 원했던 간호사는 없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PA들은 모두 자신의 일에 불안해하고 있었고 하루 빨리 그 일을 그만두고 싶어 했다.

누가 그들을 이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있을까. PA의 불법 행위들을 막아달라고 소리치면서도 PA업무의 근절도 제도화도 안된다고 소리치는 그들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방치하고 있는 정부의 과오도 적지 않다.

최근 경찰이 부산 지역 대학병원을 압수수색해 PA들의 초음파 검사를 조사중이라고 한다. 아마도 최악의 순간에 그 구렁텅이에 빠져있던 PA들은 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 구렁텅이에 빠진 죄로 말이다.

결자해지라했다. 대형병원이 끊임없이 몸집을 불리기 위해 만들어낸 의료제도의 사생아들은 지금도 불안에 떨며 의사를 대신하고 있다. PA업무의 전면적 폐지냐 제도화냐, 선택지는 양자 택일 뿐이다. 더 이상의 모순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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