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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부인과는 지금 죽어가고 있다

원영석
발행날짜: 2019-07-10 06:00:50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원영석 총무이사

2년 전 인천의 한 산부인과병원에서 분만 중 태아사망사건으로 의사가 금고형을 받았으나,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끈질긴 투쟁으로 금고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경상북도 안동의 산부인과 의사가 분만 중 산모 사망사건으로 또 감옥에 가게 되었다. 과거에는 과실이 있다면 이에 대해 민사상의 책임만 졌으나, 이제는 형사상 책임까지 지게 되었다는 의미다.

이번 의료사고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접하지는 않았지만 1심 판결 내용을 보면 자궁 내 태아조기박리로 인해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한 걸로 보인다. 이 질환은 산부인과 의사가 제일 무서워하는 응급상황으로 태반박리가 심하지 않으면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산부인과 의사인 나로서도 과거에 자궁 내 태반조기박리를 수차례 경험 했었는데, 바로 진단이 되어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가도 엄청난 출혈로 결국 수혈을 하면서 수술을 진행한다. 그러나 진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이 늦어지고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어느 의사도 환자를 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의사는 선한 목적으로 진료행위에 임한다. 그리고 의료사고가 나면 가장 괴로워하는 사람은 의사다. 실제로 내가 아시는 분들 중에는 분만사고로 아예 분만을 포기하고 부인과 진료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환자 보호자들이 병원 앞에서 시위를 하고 진료를 방해하면서 그 지역에 안 좋은 소문이 나게 되면 결국 병원 문까지 닫게 만든다. 이런 고통스러운 의료사고를 일부러 내는 의사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각자 자기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위해 노력하지만 마음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사업이 본인 마음대로 잘 안되기도 하고 경찰은 범인을 잡으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사업이 잘 못 되서 회사가 망해서 직원들이 거리에 나 앉는다면 사장을 잡아가는가? 경찰이 범인을 놓치면 그리고 그 범인이 연쇄살인범이었다면 그래서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했다면 구속되는가?

특히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진료행위를 할 때 더욱더 예민해지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잘못되었다고 잡아간다면 어느 의사도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다루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산부인과는 지금 죽어가고 있다. 이런 뉴스가 터져 나오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붙어있던 숨을 틀어막는 꼴이다. 그렇지 않아도 산부인과 지원율이 턱없이 낮은데 그리고 산과로 개업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예 산부인과를 고사시키려고 작정하지 않는 한 이번 판결은 백번 잘 못된 것이다.

만약 대법원에서 이 판결을 인용하게 된다면 앞으로는 판사가 죄 없는 자를 무기수로 만들었을 때 그 판사는 당연히 구속되어야할 것이다. 그것이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법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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