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국내 전이성 유방암 분포, 최적 대응방안은?
|기획|HR+/HER2- 국내 분포 59.3%, 폐경 전 발생 비율 50% 넘겨
원종혁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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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석아 교수 "서양과 달리 폐경 전 유방암 분포 높아, 국내 상황 고려 필요"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60%에 육박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

그 가운데 국내에는, 폐경 전 비교적 젊은 여성에서 발병률이 크게 올라가며 표적 치료전략에도 새로운 의학적 요구가 따르고 있다.

폐경 후 유방암에 비해 공격적이고 전이가 빨리 이뤄지는 만큼, 약물 치료전략에도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가암정보센터 조사자료를 보면, 연령군별 암발생률에 따라 15~34세까지는 갑상선암 발병률이 높으나 중년층에 해당하는 35~64세에서는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내는 40대와 50대가 주요 발병 연령군으로, 60~70대에 발병하는 미국 등 해외지역에 비해 젊은 환자 발생률이 높다는 유병 특징을 가진다.

관건은 폐경 시기를 기점으로 나뉜다. 서구권 여성은 폐경 후 전이성 유방암 발생이 70~85%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는 약 53%가 폐경 전 시기인 젊은 여성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외국은 대개 유방암 환자들의 연령대가 높다. 가장 많은 연령(peak age)대 분포를 보게되면, 보통 미국이나 영국은 70대 정도로 나타난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젊은 40대말에서 50대에서 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분포가 15~20% 정도를 차지하는 것과 달리 오히려 국내에서는 45세에서 55세까지 폐경 전 여성 비율이 살짝 높은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주목할 점은 폐경 전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이 생물학적으로 공격적으로 암이 진행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똑같이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유방암이라고 해도 고령에 비해 젊은 연령에서는 성장인자도 더 많이 나오고, 공격적인 동시에 전이가 빨리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유방암 재발의 주요 예후인자 중 하나가 40세 이전의 젊은 연령이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발병 연령이 어릴수록 종양이 크고 공격적인 전이성 유방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따라서 학계 전문가들은 "젊은 유방암 환자는 폐경 후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암의 진행속도가 빠른 경향을 보여 재발 및 전이의 위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데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행 유방암 치료 전략에 따르면, 암이 진행된 정도와 발생 부위, 크기 등에 따라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항호르몬요법을 적절히 조합하여 치료하게 된다.

수술 후에도 암이 재발하는 경우 항호르몬제와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 등을 시행하지만 대부분의 재발성 유방암은 약에 내성이 생겨서 3차, 4차 투여 이후에는 갈수록 반응률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커지는 한계가 따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1차 치료가 실패하면 후속약제의 치료 반응률이 이전 약제 대비 절반까지 감소하며, 항암화학요법이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해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폐경 전 유방암 치료 문제점은?

여기서 CDK 4/6 억제제 최초 계열약제인 입랜스(팔보시클립)는, 2016년 8월 국내 허가된 호르몬 수용체 양성(HR+)/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2년 이상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입증한 약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전체 유방암 중 환자 수는 가장 많지만 치료옵션이 비교적 적은 HR+/HER2- 유방암 분야(59.3%)에서 기존 단독요법 대비 개선된 병용 효과를 입증하며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현재 허가 적응증을 보면, 입랜스는 폐경 후 환자뿐 아니라 폐경 전의 젊은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병용 급여에 있어서는 온도차를 보인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연령대가 비교적 젊음에도, 입랜스 허가 사항 중 폐경 후 여성의 1차 치료에서만 급여가 허가됐기 때문이다.

폐경 후 여성의 1차 내분비요법으로서 '레트로졸(letrozole)'과의 병용 급여는 적용됐지만, 폐경 전 환자를 포함한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와의 병용요법은 보험급여에서 벗어나 있는 것.

따라서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유방암 환자들이 많은 국내에서는, 팔보시클립과 풀베스트란트 병용 치료가 필요한 폐경 전 환자들의 경우 국민청원, 환우회 게시글 등을 통해 비급여로 인한 월 수백만원의 치료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심평원의 항암제 급여기준에 따르면, 폐경 전 젊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내분비요법 옵션은 '고세렐린'에 '타목시펜'을 가감하거나 고세렐린에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를 애드온 하는 전략 뿐이며 이 외에는 항암화학요법이라는 제한된 선택지를 가지는 것이다.

지난해 원개발사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입랜스(팔보시클립)-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 신청을 냈지만,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이 급여 미등재인 사유로 급여 검토 자체가 불발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4월 26일, 풀베스트란트가 11년만에 단독요법으로 급여를 인정받으면서 입랜스와의 병용 급여 등재 가능성에도 어느정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간 급여 혜택에서 소외됐던 폐경 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팔보시클립 병용 폐경 전 임상근거, 학회 "국내 유병 상황 고려 논의"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은 최근 10여년 사이 월등히 개선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해당 암종에 표적 신약들이 진입하면서 생존 혜택에서 치료 성과가 좋아졌다"면서도 "신약 옵션 다수가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얘기인 즉슨, 폐경 전 여성 가운데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들의 경우 난소 기능을 억제해야만 폐경 후 여성과 비슷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라 치료전략을 짤 때에도 이러한 신약의 사용에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재 국내 폐경 전 젊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 옵션에 있어 효과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에 의견을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학회 가이드라인의 권고와 현실적인 급여 부분은 차이가 많이 난다"며 "학회의 원칙론적인 입장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 억제제와 최근에 나온 세포주기 억제제 중에서 '팔보시클립'과 같은 CDK 4/6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당 약제는 폐경 후 여성에서 레트로졸과의 병용에서만 1차로 허가가 돼 있다"며 "폐경 전 여성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양쪽 난소를 억제하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서 가능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런데 최근 나온 임상근거들을 보면, 난소기능억제제를 매달 맞으면서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분해시키는 '풀베스트란트'에 CDK 4/6 억제제 팔보시클립을 추가하는 데이터들이 보고되고 있다.

PALOMA-3 임상 결과가 대표적 임상 사례다. 임상에 등록된 환자들은 폐경 전과 후 유방암 환자들로, 내분비요법을 받았지만 질병이 진행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입랜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과 위약과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입랜스 병용군에서 11.2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군 4.6개월보다 약 2배 이상 길게 나타났다. 다시말해, 호르몬 단독 요법에 비해 항암화학요법의 도입 시기를 약 2배 늦출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해진 것.

현재 암 진료지침의 주요 참고 기준인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입랜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 받아 폐경 전 및 후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서 'category 1 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다.

PALOMA-3 임상에 참여한 임 교수는 "전체 20% 정도의 폐경 전 유방암 환자가 포함된 해당 글로벌 임상에는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환자 데이터도 포함됐다"며 "학회에서는 이러한 국내 유병 상황을 고려해 오랜시간 회사측과 논의 후 폐경 전 여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난소기능억제제를 사용해 폐경 후 여성과 같은 상태를 만들고 동일 임상에 등록하는 의견을 관철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임상을 통해서는 팔보시클립을 추가한 환자군에서 분명한 이득을 확인했다"며 "실제로 과거 수술을 하고 보조 항암치료와 호르몬치료를 받는 재발 환자에서는 해당 임상을 통해 폐경 전 여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호르몬 수용체 억제제와 함께 팔보시클립 등의 CDK 4/6 억제제의 사용에 근거를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의 경우 젊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는 현실적인 급여의 장벽으로 인해 모든 환자들에 혜택이 돌아가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러한 임상적 근거를 통해 폐경 후 여성에서 도움이 되는 여러 약제들이 난소기능 억제제와 함께 폐경 전 여성들도 혜택을 누릴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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