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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1조원까지 키웠지만…제로섬게임 패한 의협의 최후

발행날짜: 2019-06-03 06:00:58

초점협상일 넘겨 오전까지 고군분투 했지만 2년 연속 건정심행
강청희 공단 급여이사 "가입자 불신 골 깊어 격차 줄이기 힘들어"

6월 1일 오전 8시 30분. 2020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시간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상 협상 마감시간이 5월 31일이라는 명문화돼 있음에도 ‘협상이 진행 중이면 관련 없다’라는 유권해석에 따른 결과물로, 공급자 협상단은 소위 '끝가지 간다'라는 협상전략을 세우고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면서 애초부터 협상결렬을 염두 하지 않은 채 이번 협상에 임했다.

병원협회와 의사협회 협상단 모습이다. 5월 31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가 넘어서까지 각 유형들은 눈치싸움을 벌이면서 수가인상 협상을 벌였다.
공급자 협상단의 버티기 식 협상전략은 추가재정소요분으로 불리는 '밴딩' 키우기가 주목적. 지난 몇 년간 끝까지 합의하지 않고 '버티면' 전체적인 밴딩의 판을 키울 수 있다는 데에서 나온 협상전략이다. 더구나 재정운영 소위는 협상 초반서부터 밴딩 범위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면서 공급자 협상단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공급자 협상단은 오전 8시 수가협상 결과를 보고하는 재정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시간을 넘어서까지 합의하지 않고 의사협회와 약사회 협상단은 건보공단으로부터 0.1%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인상률 수치는 2.29%로 전년도보다 오히려 줄었지만 총 밴딩 규모가 1조 478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초로 밴딩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1조원이 넘는 밴딩임에도 불구하고 희비가 엇갈린 공급자 단체가 존재했다. 바로 유형 중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병원과 의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종 공개한 수가협상 결과.
우선 병원을 대표하는 병원협회는 공급자 협상단 중 가정 먼저 건보공단과 수가인상안에 합의했다. 최종 합의된 수가인상률은 1.7%다. 애초 상급종합병원의 급증한 진료비로 인해 1.5% 받기도 힘들 것이라는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얻어냈다는 평가다.

이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파트너'라는 프레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한 달 간 협상과정에서 건보공단도 이례적으로 병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병원협회 달래기에 집중한 가운데 31일 새벽 다른 단체와는 7차 협상 할 때 병원협회와는 10차 협상까지 진행하면서 병원 유형 합의를 위해 노력했다.

이에 따라 1일 새벽 5시경 가장 먼저 수가인상안에 도장을 찍었다.

병원협회가 '가장 늦게 협상안에 도장을 찍는다'는 그간의 전략과는 다르게 모두 유형 중에 가장 먼저 수가인상에 합의하자 바빠진 것은 의원을 대표하는 의사협회.

한정된 재정을 두고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수가협상의 특성 상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병원이 합의하면서 의원이 가져갈 파이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가협상 결과에 따른 유형별 조정률 및 재정소요액 점유율이다.
여기에 연구용역 상 순위도 의원을 대표한 의사협회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연구용역 상 의사협회의 인상률 순위가 약국, 치과, 한방에 이어 4순위였던 것이다.

즉 병원협회가 예상보다 높은 1.7%라는 인상률을 이끌어내 총 1조 478억 원 중 4349억 원을 챙겨가면서 의사협회는 자신들 보다 연구용역 순위가 앞선 유형들과 인상률 눈치싸움을 벌일 수 없게 됐다. '새벽까지 애써 판을 키워놨더니 병원협회가 이를 다 챙겨갔다'는 자조 섞인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던 결과다.

더구나 오전 8시 경 자신보다 순위가 한 단계 앞서 있던 한방이 3.0% 인상률에 도장을 찍으면서 의사협회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한방이 3.0%에 합의하면서 의사협회는 그나마 기대했던 3% 수준의 인상률조차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최종 받아든 수가 인상률은 2.9%. 건보공단도 연구용역 상 유형별 순위는 지켜야 했기에 한방이 3.0%에 도장을 찍은 상황에서 의원 유형을 최대한 배려한 인상률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관례상 결렬을 선언한 유형은 최종 제시한 수치에서 0.1%를 줄였던 것을 생각하면 2.9% 최종제시안을 그대로 발표한 것은 건보공단이 의원 유형을 최대한 배려했다고 볼 수 있다.

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은 마지막까지 수가인상에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필수 단장이 건보공단에 결렬을 선언한 후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는 모습이다.
'실리와 명분 모두 잡겠다'던 의사협회는 수가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허망함으로 변했고, 협상장 바로 옆 재정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지연되고 있던 8시 30분 경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2년 연속으로 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로 향한 것이다.

의사협회 이필수 협상단장은 "처음에 1.3%라는 상당히 낮은 수치로 협상을 시작해서 2.9%까지 협상하면서 인상시켰는데 협상단장으로부터 회원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며 "정부가 노력했다는 부분은 알고 있지만 회원의 기대감을 반영했을 때 2.9%라는 수치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제시안을 받고 의료계 지도자들과 많이 상의했다"며 "전체 회원의 정서를 고려해서 결국 결렬하기로 결정했다. 결렬 선언이 의정 간 대화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이를 계기로 서로 이해하고 상생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의 협상을 책임진 강청희 급여이사는 "유형 결렬이 된 의사협회의 경우 가입자들의 불신과 감정의 골이 깊어 상호간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매우 안타깝다"며 "하지만 정부와 건보공단에 대한 의료계의 신뢰도를 높이고 의정 간 협조의 여지를 남겨 뒀다. 발전적 관계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1조 성과의 의미는 협상타결이 아니라 보장성 정책 수행을 위한 가입자의 허락을 받은 건보공단의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협상 종료 직후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한 2019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는 오는 5일 개최되는 복지부 산하 건정심에 보고될 예정이다. 건정심에서는 결렬된 의원의 환산지수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중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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