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정책  
건보종합계획 놓고 복지부 불협화음...장차관 인사설 대두
|정책분석|노인 외래정액제 대상 65세서 70세 상향 청와대도 몰라
이창진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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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 "질책에도 무덤덤..긴장감 풀렸다" 분석...청와대 결정장애도 커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보건복지부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정부 3년차, 복지부와 여당 및 청와대 사이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

촛불정국으로 탄생한 문 정부 초기, 복지부 내부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인사와 예산을 모두 쥐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의 한 마디에 실국장은 물론 과장까지 간부 공무원들의 명운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오랜 학습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청 내부에서는 복지부 안일한 정책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7년 5월 출근하는 박능후 장관 후보자를 보좌하는 실장들 모습.
하지만, 문정부 2년차 어느 순간부터 세종청사 분위기는 달라졌다.

가장 큰 이유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보건복지 관련 산하기관장 대부분이 여전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과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 등 일부를 제외하고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녹을 먹는 기관장이 차고 넘쳤다.

대표적으로 보건의료연구원 이영성 원장(충북대병원 교수)과 심사평가원 김승택 원장(충북대병원 내과 교수), 보건산업진흥원 이영찬 원장(복지부 전 차관) 등 보건의료 핵심 산하기관장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모두 3년 임기를 모두 유지하는 중이며, 일부는 현정부 인사 지연으로 1년 가까운 연장 임기 혜택을 누리고 있다.

정권 교체마다 인사의 칼바람을 경험한 공무원들 입장에서 문정부는 만만한 존재로 평가절하 된 셈이다.

복지부 한 공무원은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주요 기관장 임기를 보장하고, 오히려 연장시킨 정권이 어디 있느냐. 문정부 초기 인사에 촉각을 세운 간부진들의 긴장감은 거의 사라졌다"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문정부는 과거 정부와 유사하게 매달 1~2회 보건복지 분야 당정청 실무 정례회의를 국회에서 개최한다.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와 핵심 국회위원들, 복지부 실국장과 과장 그리고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 등이 복지 및 보건의료 주요 정책과 현안을 논의하고 방향을 결정한다.

복지부는 매월 국회에서 당정청 회의를 열고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여당 국회의원들 모습.
사실상 여당과 청와대가 복지부에 정책 지침을 내려 정책 강도와 수위를 조절하는 정책 실무 협의체이다. 복지부가 청와대와 여당 모르게 정책을 추진하거나, 다른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상상조차 힘들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조차 깜짝 놀라는 일이 실제 발생했다.

지난 4월 당정청 실무회의는 건강보험 종합계획(안)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했다.

법률에 따른 첫 종합계획인 만큼 복지부는 물론 여당도 청와대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문제는 복지부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발생했다.

노인 외래정액제 적용 대상을 현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 상향시킨 방안을 강행한 것이다.

복지부는 앞선 당정청 회의에서 노인 외래정액제 관련, "건강보험 소요 재정과 지속 가능성을 감안할 때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총론적 문구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과 청와대는 발칵 뒤집혔다.

복지부가 보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도 괘씸하지만, 노인 외래정액제 연령기준 70세 상향은 수 백 만명에 달하는 노인들의 반발을 불러와 청와대는 물론 내년도 총선까지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외래정책제 당초안과 건정심 서면심의로 변경된 안.
복지부는 당정청 회의 문건에 구체적 연령기준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예상치 못한 회의 내용 공개에 따른 파장을 고려한 것이며, 실무자의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한 관계자는 "복지부 행태가 너무 황당했다. 노인들의 비용부담을 늘리는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를 리 없는 복지부가 보고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당과 청와대 모두 복지부 간부들에게 강한 질책을 했다"고 말했다.

노인 외래정액제 연령기준 상향 건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도 가입자 단체와 공익위원의 반발을 불러와 연령 상향조정 문구를 제외시키고 개선한다는 문구로 조정됐다.

여당 다른 관계자는 "복지부 상당수 간부들 나사가 풀린 것 같다. 여당과 청와대가 질책을 해도 그때 뿐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없다"면서 "대통령 발령인 실국장 대부분 어떤 경고 조치나 보직 변경없이 그대로 가면서 복지부 전체가 안심 모드로 바뀐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기에는 청와대 결정 장애가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복지부 장차관 교체설이 지속적으로 회자됐다.

여당 내부에서는 뒤늦게 발탁 임명된 복지학자인 박능후 장관 임기가 1년 반 이상 지속되는 것은 정책적 성과라기보다 다른 중앙부처의 연일 사건사고가 비해 복지부가 상대적으로 무난하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이어졌다.

권덕철 차관 역시 마찬가지다.

보건의료정책관과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그리고 차관 임명 등 승승장구한 권 차관은 오는 6월 임기 2년을 맞는다. 후배 공무원들은 선비 스타일인 권덕철 차관에 대한 애정을 표하고 있다.

박능후 장관은 오는 7월, 권덕철 차관은 오는 6월 임기 2년의 최장수 장차관을 앞두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복지부 차관 교체를 시작으로 장관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의 결정 장애가 복지부 매너리즘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의사 출신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좌(과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우)
정가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3월부터 복지부 차기 장차관 인사 검증을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차기 장관의 경우, 인사 청문회에 대비해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이나 복지부 차관 출신 등을 검토 중이며, 차관은 내부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돌발 변수는 경제부처 차관급의 복지부 장차관 임명이다.

문정부의 보건산업 활성화를 위한 원격의료 개념의 샌드박스 조건부 허용 등 규제 완화 움직임과 내년 총선을 대비해 경제부처 차관급의 복지부 장차관 기용설이 흘러나오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의사 출신 이진석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 지난 1월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이동하고,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이 사회정책비서관에 임명된 이후 복지부 과속이 지속됐다는 평가이다.

복지부가 문정부 순장조인 이진석 비서관의 추진력과 기획력에 부담감을 느꼈다면, 광주 광산구청장 출신으로 내년 총선 유력 주자인 민형배 비서관은 잠시 스쳐가는 바람으로 무게감이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잠시 동안만 청와대 비서관 입맛을 맞추면 된다는 인식과 함께 청와대발 장차관 인사설은 말 뿐인 상황이 반복되면서 복지부 내부의 매너리즘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정가 능통한 한 관계자는 "촛불정국으로 탄생한 문정부 입장에서 전임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중앙부처는 물론 산하기관장에 대한 과감한 인사를 못했다"면서 "복지부 간부들 역시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며, 어느 라인에 설지 눈치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가에서는 복지부 차관을 시작으로 장관 교체가 빠른 시일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회 상임위 복지부 장차관 좌석 모습.
그는 이어 "복지부가 안일한 사고를 지속한다면 경제부처에서 장차관으로 오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도 경제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하고 "복지부 차관 교체를 시작으로 여름 전후 장관 인사가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복지부 세종청사는 어느 때보다 고요하다.

보건의료 정책 분야는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을 제외하곤 의료전달체계와 의료일원화, 일차의료 활성화 등 묵은 과제 모두 답보 상태다.

복지부 입사 7년차 공무원은 "보건의료 등 각 부서는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다만, 성과 없이 같은 업무를 반복하면서 지쳐가고 있다"면서 "정권 교체로 기대했던 새로운 변화와 과감한 시도는 사라진 채 간부진은 승진에만, 사무관과 주무관은 업무 과부하에 길들여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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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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