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학회  
"젊은 당뇨병 증가세 단계별 접근은 선택 아닌 필수"
윤건호 교수 "치료제 계열별 특성 및 효과 다각적 분석 필요"
원종혁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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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곧 나올 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도 국내 상황 반영 예고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대한당뇨병학회의 개정 가이드라인이 오는 11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내용을 품고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TZD(글리타존) 등의 기존 치료 옵션에 더해 주요 동반질환으로 꼽히는 심혈관 및 신장질환에 치료 혜택을 검증해가는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 의 권고등급을 상향조정을 한 상황.

이에 맞춰 국내 당뇨병 진료지침의 경우도, 한 발 앞서 업데이트를 단행한 미국 및 유럽 가이드라인들과 비슷한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를 비롯한 유럽당뇨병학회(EASD)의 제2형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는 명확한 입장을 고수했다.

치료제가 가진 부가적인 혜택을 고려해 환자별 증상과 동반 질환, 개개인이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핀 후 당뇨병약을 선택하자는데 목표를 잡아 놓은 것이다.

과거처럼 당뇨병을 치료할 때 단순 '당화혈색소(HbA1c)' 감소 기준만을 보지 않고, 심혈관계 위험성 등의 부가적인 치료 이점을 따져봐야한다는데 학계 의견을 모아가는 이유다.

따라서 올해 대한당뇨병학회의 가이드라인 개정도 이러한 트렌드가 적극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가톨릭의대 내분비학과 윤건호 교수(서울성모병원)는 "경주에서 열리는 춘계 학술대회에서 최신 진료 지침이 발표될 예정으로, 전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맞춰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 전략의 큰 틀은 다르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가이드라인에 따른 치료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변화에 따른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만큼 학회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강조했다.

이와 관련, 관건이 되는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 등의 신규 치료 옵션의 권고수준 변화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앞서 공개된 미국 및 유럽 제2형 당뇨병 통합 가이드라인을 보면, 해당 두 가지 치료제가 심혈관계 및 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에는 우선 권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비슷한 수준으로 반영되겠지만 한국과 서양 환자들의 특성이 다르다는 것은 염두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당뇨병 유병률은 한국과 다른 국가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젊은 연령층을 비교하면 한국의 당뇨병 유병률은 5배 가까이 높아진다"고 짚었다.

서양의 경우 50세 이전 당뇨병 유병률이 1%에 불과하지만, 국내는 5~6%로 비교적 높게 보고되는 것이다.

윤 교수는 "50대 이후에 발생하는 당뇨병은 다른 합병증이 오기 전에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서양의 당뇨병 환자 70%는 심혈관계 질환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한다"며 "그러나 아시아 지역은 심혈관계 질환 못지 않게 신장질환과 암 발생 합병증에 따른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당뇨병을 보다 복합적으로 접근하여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치료제 계열마다의 특성과 치료효과, 환자 개별 맞춤화된 치료적 혜택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야 할 것"이라며 "치료제의 심혈관계 혜택이나 신장 보호 혜택을 추가적으로 고려해 선택해야 하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개정판은 국내 상황을 반영한 방향으로 정립될 것"으로 기대했다.

젊어지는 당뇨병 조기 치료…"단계별 접근 고민 필요 시점"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과 관련한 치료 전략의 수립이 필요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들이 나온다.

윤건호 교수는 "젊은 당뇨병 환자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고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기대 수명 또한 매우 길어졌다"며 "일례로 기대 수명이 60살이던 시절에는 40살에 당뇨병에 걸렸다고 가정했을 때 20년만 치료하면 됐지만 현재는 백세 인생에서 60년 가까이 당뇨를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치료의 개념으로 봤을 때, 단계별 접근법(Step-wise approach)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물론 "초기부터 집중적인 치료를 진행해 치료 효과를 유지하는 것이 적합할 지에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저혈당 발생의 위험이 낮고 강력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를 초기부터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을 고려했을 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의료비 사용 내용을 살펴보면, 중증 질환으로 10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들은 전체 환자의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해당 인원이 사용하는 의료비가 총 의료비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위 5%의 환자가 50%의 의료비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를 대입해보면 초기에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를 사용하여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의료비를 절약하는 길일 수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다만 초기 적극적인 접근법을 놓고는 세부 임상자료가 많지 않기에, 앞으로 당뇨병을 조기에 집중적으로 관리했을 때 얻어지는 치료 혜택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윤 교수는 "국내 당뇨병 환자를 비롯한 아시아 환자들과 서양 환자의 당뇨병 양상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를 통해 아시아인 중 마른 당뇨병 환자들이 베타세포의 양도 적고 기능도 저하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며 "베타세포를 측정해보면 이미 당뇨병 전 단계에서 정상인에 비해 30~40%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 경우가 흔한데 우리가 말하는 조기가 어느 시점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뇨병 합병증 오해와 진실 "주사제 인식 개선은 과제"

토마스 포스트(Thomas Forst) 교수.
신규 치료제들과 관련, 경구제와 달리 주사제 옵션으로 진입한 GLP-1 유사체의 역할도 재평가됐다.

윤건호 교수는 "10여 년 전 주사제를 기피하는 요인에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단순히 주사제가 아파서 기피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인슐린을 주사하게 되면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는 당뇨병의 종착점, 즉 갈 데까지 갔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자괴감이 주사제 기피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눈, 심장, 간이 나빠지는 이유는 주사제가 원인이 아닌 혈당 조절 실패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인데, 정작 환자들은 이를 인슐린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주사제를 맞는다는 사실만으로 '이제 끝났구나,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오해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주사제에 편견을 갖지 않도록 환자들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환기시켜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사제 사용에 전반적인 인식 개선을 놓고는 해외 학계에서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올해 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연자로 방한한 독일 마인츠대학의 내분비학과 토마스 포스트(Thomas Forst) 교수는 "일반적으로 많은 환자들이 복잡하고 아프다는 이유로 주사제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통증에 대해서는 세침 바늘이 출시되어 비교적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은 '당뇨 주사제=인슐린'이란 공식을 떠올리고 있고, 인슐린은 체중이 증가하고 저혈당 발생, 실명 등의 안저질환 및 신장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뇨병의 합병증 증상을 인슐린 주사제의 이상반응으로 오해하는 것인데, 이러한 관점들이 주사제 전체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GLP-1 유사체는 계열의 특성 상 체중 감소의 이점을 가졌고 저혈당의 위험성이 비교적 적어 생활 습관을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윤 교수는 "저혈당 위험성이 있는 약제는 최대한 나중으로 미루고 저혈당을 비교적 적게 유발하는 약제의 조합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 약제가 바로 GLP-1 유사체일 수 있다"며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 사용 시에는 비만, 저혈당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환자들의 규칙적인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요 진료지침 "인슐린 치료전 우선 권고 패러다임 방향 설정"

처음 소개된 GLP-1 유사체는 속효성(short acting) 기전으로 하루에 2회 주사해야 하고 이상반응 보고가 늘면서 급여 조건도 굉장히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이후 주1회 주사하는 장기 지속형(long acting) 옵션의 진입과 함께,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체질량지수(BMI) 기준 등이 개선되면서 GLP-1 유사체 옵션의 선호도가 늘고 있는 분위기로 전했다.

윤 교수는 "위장 장애 등 이상반응 발생 비율을 보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상반응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면서 "환자 개개인에 따라 이상반응의 발현 역시 큰 차이를 보이는데 GLP-1 유사체의 위장 장애 이상반응은 대부분 극복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속효성 제제에서는 위장 장애 이상반응이 발현되는 경향이 있지만, 주 1회 작용하는 장기 지속형 제제들은 약동학적으로 천천히 혈중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위장 장애의 이상반응 발생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포스트 교수는 "GLP-1 유사체는 동물 유래 성분의 Exendin-4 기반 계열과 재조합 인형(human) 기반의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약효의 지속 시간에 차이가 있는데 보통 약효의 지속 시간이 긴 경우를 혈당 조절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보고, 심혈관계 혜택에 있어서도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슐린과 비교해보자면, 과거에는 인슐린 치료를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현재는 GLP-1 유사체를 인슐린보다 먼저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데 의견을 잡아간다"며 "물론 일부 환자들에서는 사용이 추천되지만 인슐린은 체중 증가와 저혈당 위험성이 있고 심혈관계 혜택에 근거가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GLP-1 유사체는 저혈당 위험이 비교적 적고 심혈관계 혜택에 임상 근거들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에 GLP-1 유사체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면서 "최근 미국 및 유럽당뇨병학회에서도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GLP-1 유사체의 사용을 먼저 고려할 것을 권고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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