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완전관해' 막는 묘한 급여기준
학계 공고요법 대상 극소수, 이식 불가 환자에 필수불가결
원종혁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04-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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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관해 이룬 환자들에게 블린사이토 급여 확대 해야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A씨(34세, 남)는 올해로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 투병 3년차를 맞았다. 그간 ALL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치료를 여럿 시도해 봤지만 벌써 재발만 두 번을 경험했다.

다행히 최근 진행한 항암치료에서 종양세포가 모두 사라지는 '완전관해' 상태에 도달했다는 검사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러한 관해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신속한 조혈모세포이식술뿐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난관에 가로막혔다. 힘들게 조혈모세포 공여자를 찾았지만, 공여자의 사정 때문에 당장 이식이 어려워졌기 때문. 어렵게 도달한 관해상태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생각에 A씨는 다시 막막함을 느꼈다.

재발 잦은 ALL, 완전관해 유지 우선과제

현재 재발 불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은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꼽히지만, 관해유도요법을 통해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이하 CR)에 도달하면 조혈모세포이식(HSCT)을 통한 완치까지 내다보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완전관해에 도달하기까지가 굉장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한 번 이상의 재발을 겪은 재발 불응성 ALL의 경우 급격하게 환자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질환의 특성상 재발을 거듭할수록 치료를 통한 완전관해 도달률이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임상에 따르면, 첫 번째 재발 이후 1차 구제요법(salvage treatment) 치료를 받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성인 전구 B세포 재발 불응성 ALL 환자들의 완전관해율은 40%인 반면, 2차 또는 3차 이상 구제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완전관해율은 각각 21%와 11%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Haematologica, 2016;101(12):1524-1533).

여기서 관해 '유도요법'과 관해 도달 환자에서 이식 전까지 '공고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는 '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가 유일하다.

해당 약물은 성인 및 소아 재발 불응성 전구 B세포 ALL 환자의 치료제로, 2015년 11월 성인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을 보인 해당 질환을 적응증으로 국내 식약처에 첫 허가를 받았다.

실제 성인과 소아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에서도, 기존 표준항암화학요법 대비 완전관해 도달률을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까지 개선시켰다.

이를테면 TOWER 연구 결과, 블린사이토는 성인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재발 불응성 ALL 환자들을 대상으로 44%의 완전관해 도달률을 나타내 대조군인 항암화학요법(22%)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205 임상에서는 블린사이토 치료를 받은 소아 재발 불응성 ALL 환자 70명 중 39%(27명)가 치료 2주기만에 완전관해에 도달했으며, 이 중 74%(20명)는 치료 1주기만에 완전관해에 도달했다.

관해유도-공고요법 "별개 치료 구분 어려워"

이러한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블린사이토는 현재 성인 및 소아 재발 불응성 ALL 환자의 관해유도요법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는 있다.

또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라 블린사이토 관해유도요법을 통해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 가운데 즉각적인 이식을 받을 수 없는 환자들의 경우 이식 전까지 블린사이토를 최대 3주기까지 추가 투여하는 공고요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관해 유도요법과 공고요법을 따로 구분해 적용하면서 조혈모세포이식까지의 공백을 메우는 가교치료에 환자 부담이 전가되는 상황인 것이다.

공고요법과 관련한 해외 급여 상황도 이러한 점에서 비교가 된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블린사이토가 처방권에 진입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허가사항과 동일하게 유도요법과 공고요법을 구분없이 전체 5주기 투여에 급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식 공여자가 부족하다거나 병원의 이식 진행 불가 등 드문 요인으로 인해 당장 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려운 환자에 진행하는 해당 공고요법을, 관해 유지치료 과정으로 한데 묶어서 보고있기 때문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각 임상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우선 블린사이토 관해유도 치료를 2주기 동안 받고, 이후 관해율을 모니터링해 최대 3주기까지 공고요법을 받는 것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관해 유도요법과 공고요법의 임상적 유용성이 모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학계 의견서 제출 "극소수 공고요법 대상, 실질적 치료 필요해"

도영록 위원장.
최근 대한혈액학회 성인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연구회는 이러한 의견을 취합해 실제 치료 현장에서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기반한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의 급여화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올해 심평원에서 검토할 항암제 기준비급여 항목에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연구회 도영록 위원장(계명대 동산의료원)은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질환 자체가 재발이 잦고 완치가 어렵다"며 "실제 국내 임상현장에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바로 이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고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의 수는 매우 적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도 위원장은 "학회에서도 임상현장에서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의 신속한 급여 적용을 정부에 직접 요청한 만큼 연내 급여화가 조속히 이뤄져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한 완치만을 목표로 힘든 치료를 견디고 있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조혈모세포이식 현황을 고려하면 임상현장에서 공고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는 매우 적으며, 모든 환자들이 블린사이토 치료를 3주기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고요법 중 이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3주기 치료가 완료되기 전 언제라도 이식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석 교수는 "재발 불응성 ALL 환자들은 블린사이토와 같은 항암치료를 통해 완전관해에 도달하더라도 조혈모세포이식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완전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국내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성공률도 높지만, 연간 한 자리 수 수준으로 아주 드물게 이식을 바로 시행할 수 없는 환자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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