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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환자 생각안했나 오히려 불편해진 서울대병원

발행날짜: 2019-04-01 06:00:58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대한외래 진료 개시 1개월…무엇이 바뀌었나
영어·숫자조합 진료번호 적응못한 고령환자들…대기시간 불만 여전

"A4042환자 들어오세요. A4042환자, A4042환자?! 김OO환자 안 계세요?"

서울대병원이 환자 이름없는 진료를 선언, 대한외래가 문을 연지 한달이 훌쩍 지났지만 의료현장을 완전히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노인 환자 상당수가 진료번호에 적응하지 못해 환자 진료번호와 환자의 이름이 혼재했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한외래 진료 시작 한달 째인 지난 3월 25일 오전 10시경 진료 현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당초 서울대병원 측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동명이인 환자의 혼란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환자 이름 대신 환자별 진료번호를 부여하는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병원 경영진은 야심차게 미래 병원의 모습을 제시했지만 병원을 이용하는 상당수가 노인 환자인 만큼 당장 의료현장에 녹아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대한외래 내과 외래진료실. 대기환자로 북적인다.
대한외래 내과 외래 진료실 앞에서는 A4042라는 번호를 수차례 불렀지만 응답이 없었다. 간호사가 수차례 이름을 호명하고 나서야 한 노인 환자가 "여기요"라며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70대 초반의 여성 환자였다. 함께 온 보호자도 70대 중반의 남성으로 간호사의 안내로 외래진료실로 향했다.

간호사들도 환자들이 진료번호를 불러도 대답이 없다보니 번호와 이름을 번갈아가며 불렀다. 마음이 바빠진 간호사들은 바로 진료번호에 뒤 이어 환자 이름을 호명했다.

안과 외래에 내원한 50대 중반의 남성 환자는 "이름 대신 진료번호를 호명하는 것은 솔직히 나도 적응이 안된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상관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 환자들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들이 적응을 못하니 간호사들도 번호와 이름 두가지 모두 호명하고 있다"며 "환자도 간호사도 적응이 안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외래. 노인환자들은 키오스크 장비 장비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다.
또한 혈압, 키, 몸무게 등 신체계측 결과를 즉각 외래진료실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도 노인환자에게는 어려워보였다.

기자가 찾아간 당일, 60대 중반의 한 여성환자는 외래진료실 옆에 자리한 신체계측 장비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그는 "도대체 몇번째야. 얘가 또 왜이래? 아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며 수차례 신체계측을 시도해 다섯번째 만에 성공했다.

측정결과를 바로 진료실로 보내주는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는지 물어보니 환자는 "난 모르겠다. 제대로 측정이 안되서 고생했다"고 답했다.

환자들 길 찾느라 분주…대기시간 불만 여전한 반면 대기공간은 숨통

"호흡기내과는 어디로 가나요?" "신경과는 왜 없나요?"

대한외래 곳곳에 자리한 자원봉사자들은 쏟아지는 환자들의 질문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대한외래로 온 환자들은 본관에 남아있는 진료과를 찾느라 분주했다. 일부 진료과만 대한외래로 이전했다는 점을 공지했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본원 1층에 내과 중에서 순환기, 호흡기, 류마티스 등은 본관에 남고 재활, 정형, 산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을 남겼다. 또 본관 지하 1층에는 신경과, 신경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그대로 남았다.

반면, 대한외래 지하 2층에는 내과 일부(감염, 내분비, 소화가, 알레르기, 혈액종양, 일반 등)와 신장비뇨의학센터(신장내과, 비뇨의학과), 외과, 정신건강의학센터를 옮겼으며 지하 3층에는 안과, 피부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등을 이전했다.

서울대병원 본원 내과 외래 진료실. 여전히 북적이지만 일부 환자는 이전보다는 나아진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대한외래 개원 이후 본원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과거 비좁았던 공간은 개선됐을까.

기자가 찾아간 외래 진료실 공간과 채혈실은 여전히 북적였다. 환자들은 "언제 진료받는 거야"라며 대기시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병원을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환자나 근무하는 직원들은 이전보다는 개선된 것이라고 봤다.

본원 내과에 내원한 50대 남성은 "지금도 복잡하긴 하지만 과거에는 복도에 걸어다닐 공간도 협소했던 걸 생각하면 숨통은 튼 셈"이라고 말했다.

본원 내과 앞에 자원봉사자도 "대한외래에도 채혈실을 만들면서 환자가 분산된 덕분인지 검사 대기실이 여유가 생긴 게 이 정도"라고 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외래로 향하는 복도. 과거에 비해 한산해졌다.
특히 대한외래를 이용하는 환자들은 휴게공간 대해 만족감을 보였다.

대한외래 곳곳에 설치된 벤치에는 환자들이 간식을 즐기거나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50대 중반의 남성 환자는 "바뀌고 나서는 처음 와 봤는데 대기시간이 긴 것은 여전하다"면서도 "휴게공간에서 대기할 수 있으니 심리적으로는 많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대한외래 복도. 휴게공간으로 쾌적하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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