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존재하는 '응급입원' '외래치료명령제' 무용지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보고서, 정신건강복지법 재개정안 제시
이지현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9-01-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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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고 임세원 교수를 잃은 대한신경정신과학회가 최우선 과제로 응급입원과 외래치료명령제를 꼽으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어떤 제도이고 학회의 의견을 반영하려면 지난 2016년 개정한 현행법을 어떻게 손질해야할까.

그 해답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발주한 '인권존중과 탈수용화를 위한 정신건강복지법 재개정'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이 연구보고서는 문헌조사와 전문가 의견 청취를 병행, 현재 정신보건법의 국제적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최적의 대안을 모색해 법안의 형태로 도출했다. 또 그 결과를 다시 두차례 전문가 자문회의와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구해 정리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정신건강복지법 개선방향으로 독립적 심사절차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보호의무자 제도와 입원적합성 심사를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또 2인 의료진에 의한 진단도 기대효과에 비해 비용이 과도하게 많이 든다는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특히 입원의 요건을 입원의 요건을 자타해 위험과 치료의 필요성을 선택적으로 규정하되, 치료의 필요성에 '자기결정능력의 결여 또는 부족'을 추가하고 정신질환자(로 의심되는자)를 정신의료기관까지 적법하게 호송할 수 있는 '응급입원'과 '응급호송'의 보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외래치료명령제는 비자의입원 절차와 그 요건에 통합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봤다.

■ 이용 저조한 응급입원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응급입원이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자가 자신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이 있을 때 상황이 급박하여 다른 입원절차를 거칠 수 없을 때 의사와 경찰관의 공의를 얻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을 의뢰할 수 있는 시스템.

이때 응급입원에 동의한 경찰관은 정신의료기관까지 해당 환자를 호송하며 정신의료기관장은 72시간 내에 응급입원 시킬 수 있다.

이후 개정을 통해 호송주체를 구급대원까지 확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변화없이 유지해왔다.

응급입원을 동의한 경찰관에게 행정상 즉시강제권을 부여해 그 요건이 갖춰지면 강제력이 있지만 실제 이용건수는 연간 수십건에 그친다.

왜 일까. 통상 비자의입원보다 요건이 엄격하고 절차적으로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요구해 자타해 위험이 명백하지 않으면 응급입원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개선방안으로 응급입원을 '입원'과 '호송'으로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응급호송은 규율의 공백이 있었던 영역으로 '일반 사인'의 경우 엄격한 요건, 즉 자·타해 위험이 있는지 급박한 경우 경찰관 또는 119구급대원에서 호송을 요청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또 자·타해 위험에도 급박성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에는 (독립심사기구의) 비자의입원절차에 따른 수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경찰관이 직접 발견하고 자·타해 위험이 현저한 때에는 급박성 요건 없이 직접 또는 119 구급대원의 응원하에 호송을 허용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제시했다.

■ 적용범위 제한적인 외래치료명령제 대안은?

외래치료명령제는 비자의입원을 한 환자 중 정신병적 증상으로 자해 또는 타해를 한 자에 대해 보호의무자의 동의를 받아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1년 이내의 외래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또 외래치료명령을 했음에도 해당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 자·타해 위험성을 평가해 국공립의료기관에서 평가를 받도록 명할 수 있는 제도.

하지만 현행법상 집행절차와 현신적인 집행지원 미비로 이를 강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타해로 입원한 이력이 있어야 하고 진료비용 부담 여부가 확인이 되고 보호의무자의 동의까지 받아야하기 때문에 그 적용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자의입원 요건과 절차를 통합해 비자의입원 대신 외래치료명령으로 자·타해 위험이나 치료의 필요성을 충족하는 경우 외래치료명령을 대안으로 시도할 수 있다고 봤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래치료명령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는 것을 법에 명시, 재정적 지원에서 비자의입원과의 차이를 줄여 외래치료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꾀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2016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은 정신질환자 호송의 공백은 그대로 둔 채로 입원의 장기화와 지지부진한 탈수용화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균형적인 규제로 보호입원과 입원 남용은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대신 자의입원 특히 동의입원이 증가해 오히려 실질적인 치료와 인권보장 모두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소는 또 "헌법재판소와 국제연합의 MI Principle이 요구하는 적법절차 요청의 핵심인 고지와 청문 및 절차보조인의 지원은 결여되고 대신 정당성이 없는 보호의무자 제도는 유지하면서 계속입원을 위한 2인 진단과 입원적합성 심사 등이 옥상옥으로 규정돼 있다"고 현행법의 한계를 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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