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복합부위통증 심해도 비용 부담에 약 그만주세요"
통증 전문가들 "CRPS환자 마약성진통제 하루 용량 상한선 증가 필요"
황병우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8-12-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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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자인 A씨(50대 남)는 최근 진료를 받으면서 보험이 되지 않는 약 처방을 그만하겠다고 말했다.

고통이 심했지만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매 달 30만 원 이상 들어가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

현재 CRPS질환은 희귀난치병에 포함되기 때문에 건강보험의 경우 본인부담금 10%만 부담하면 된다.

가령 CRPS환자가 마약성진통제를 처방 받아 한 달 약값이 20만원이 들게 되면 건보적용 시 환자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2만원이 되는 것이다. 사실상 건강보험 상에서는 환자 개인의 부담은 적다.

문제는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영역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CRPS환자의 경우 비 암성 통증이다 보니 마약성진통제의 양이 한정돼 있고 이를 넘어가면 전부 본인이 부담하게 돼 보험이 안 될 경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CRPS환자는 병이 완치가 되지 않고 평생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 고통이 심해도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해 보험이 되는 약으로만 버티지만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학과 문호식 교수는 "마약성진통제인 경우 CRPS환자들의 통증 강도에 비해 보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좁다"며 "CRPS의 치료를 위한 약제사용에 제한이 많다"고 말했다.

또 문 교수는 "CRPS의 주 치료제인 항우울제 및 항경련제의 경우도 보험의 적용범위가 좁기 때문에 치료하는데 애로가 많다"며 "CRPS의 진단에 사용되는 적외선체열진단, 정량적땀분비검사 등의 검사가 건강보험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CRPS환자가 겪는 어려움의 해소를 위해 약의 스펙트럼이나 적응증 확대와 더불어 마약성진통제의 하루용량 상한선이 늘어나야한다는 게 문 교수의 의견이다.
가톨릭대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학과 문호식 교수

이와 관련해 CRPS 환우회 이용우 회장은 "CRPS환자들이 심한 경우는 제한 된 약에서 고통을 참다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어려운 환자들도 있다"며 "많은 CRPS환자들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마약성진통제 하루용량 상한선 증가는 간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은 마약성진통제 하루용량 상한선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환자들에 대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 회장은 "마약성진통제 하루용량 상한선 증가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반대로 악용에 대한 부작용도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마약성진통제를 거래하거나 중독자를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가나 학회차원에서 충분한 교육 이후에 처방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 교수 또한 "당연히 국가에서는 마약성진통제 상한선을 늘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학회 내에서 중독자를 양산하지 않는 양을 고민하고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CRPS환자 어려움 궁극적으론 장애 판정 이뤄져야"

한편, 대한통증학회는 최근 추계학술대회 자리에서 CRPS환자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장애등급 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바 있다.

실질적으로 CRPS환자들이 심한 통증으로 인해 팔과 다리 등을 상용 못하는 장애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장애 인정을 받기 어렵다는 것.

현재 장애인복지법상 통증 자체는 장애로 인정되지 않으며 통증으로 인한 파생 장애가 인정되지만 그 경우가 매우 드물어 CRPS 환자는 장애등급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장애등급을 평가하는 맥브라이드, AMA, 국내법 등을 복합적으로 보지만 장애등급을 내릴 때에는 얼마나 부었는지, 관절이 강직이 됐는지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죽을 만큼 통증이 있더라도 실질적 장애인정을 받기는 어렵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문호식 교수는 "CRPS환자는 대부분 외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아 자동차보험이나 산재와 관련이 돼있다"며 "하지만 똑같은 세계통증학회 기준을 가지고도 해석방법이 다르고 까다롭기 때문에 환자들이 보장을 받기까지는 험난하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CRPS가 희귀난치병에 포함된 질환이라서 건강보험 내에서는 많은 혜택을 보더라도 병의 특징상 직장생활 등을 정상적으로 영위하기 힘들다"며 "특히 젊은 나이에 외상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이고 난치병이라 오랜 기간 치료할 만한 경제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통증 장애 의료계 의견 갈려…"CRPS 진단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CRPS환자에 대해서는 '꾀병'에 대한 지적이나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의료계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 문 교수는 많은 CRPS환자를 위해선 CRPS병 진단 자체가 너무 남발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증을 체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꾀병도 있고 그래서 장애평가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반대로 진짜 환자라면 제대로 혜택을 못 받고 있는 것"이라며 "자칫하면 모럴헤저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CRPS환자 진단을 내리는 것을 보다 엄격히 하고 학회차원에서 가이드라인 제시와 진단 교육을 통해 환자진단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fMRI를 이용해 뇌 인지기능을 보고 통증을 느끼는 것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통증환자가 실제하고 있는 만큼 이런 연구들을 통해 통증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환자들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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