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특위가 남긴 1년의 발자취 ‘성과와 과제’
체외진단기기 등 규제혁신…자문기구 한계성·사회적 합의 도출 부재
정희석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8-11-2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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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정희석 기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 산하 ‘헬스케어특별위원회’(이하 헬스케어특위)가 22일 1기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헬스케어특위는 박웅양 성균관의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산학연 전문가 16명·4차위 위원 5명과 함께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부 위원으로 참여해 헬스케어분야 4차 산업혁명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7년 12월 19일 첫 회의를 가진 헬스케어특위는 4차위가 수립한 12대 지능화혁신 프로젝트 가운데 의료분야 혁신방안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1년간 수행했다.

헬스케어특위 1기 활동에 대한 의료기기업계 평가는 엇갈린다.

질적인 측면에서 진일보한 의료기기 규제혁신과 융·복합 혁신의료기기 상용화 기틀을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총량적·세부적으로는 그 범위와 효과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새롭게 출범할 2기 헬스케어특위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헬스케어분야 성공적인 민관협력 모델이자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1기 활동에서 도출된 성과와 과제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헬스케어특위의 대표적인 성과를 살펴보면, 지난 7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의료기기분야 규제완화를 견인한 점이다.

당시 대통령은 안전성 우려가 적은 체외진단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지 않고 시장에 신속히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발표했다.

체외진단기기 ‘선시장진입-후평가’는 그간 업계가 꾸준히 요청해왔던 사안으로 헬스케어특위가 정부에 제안한 주요 안건 중 하나로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융·복합 의료기기의 인허가·유통 등 ‘규제 그레이스존’을 해소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헬스케어특위는 ‘제4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끝장토론)을 통해 국내 출시가 불가능했던 당뇨렌즈와 같은 융·복합 의료기기 관련 규정과 전주기적 관리체계를 마련해 제품 상용화와 유통을 가능케 했다.

뿐만 아니라 융·복합 의료기기의 신속한 품목분류·인허가·사후관리를 담당하는 별도 전담기구를 식약처 내 마련하는 방안도 이끌어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9월 4일과 5일 양일간 대전광역시 소재 KT 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4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 의제 중 하나로 ‘융·복합 의료제품 규제 그레이존 해소’를 선정하고 토론을 벌였다.
헬스케어특위 1기 위원으로 활동한 이진휴 동방의료기 이사는 “헬스케어특위는 4차위 산하 특별위원회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혁신의료기기의 신속한 인허가와 시장진입이 가능하도록 규제혁신을 통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 실행이 되도록 예산타당성 작업까지 주도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뇨렌즈와 같은 융·복합 의료기기를 발굴해 규제혁신을 통한 전주기적 관리체계를 마련해 시장유통이 가능하도록 상용화를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대통령이 직접 의료기기 규제혁신안을 발표해 사회 전반의 규제혁신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한 점은 헬스케어특위의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1기 헬스케어특위는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풀어야할 숙제도 남겼다.

물론 여기에는 4차위의 태생적 한계성도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령에 따라 5년 일몰 조직으로 출범한 4차위는 정책 자문기구로 역할 자체가 상당부분 국한돼 각 부처에 관련 정책을 제안할 순 있지만 강제성과 결정권이 없다.

이는 헬스케어특위도 마찬가지다.

가령 의료기기 규제혁신을 위한 정책 제안을 했을 때 부처 간 첨예한 이견으로 답보상태에 빠질 경우 이를 설득·조정·주도할 수 있는 결정권이 없다보니 논의 자체가 공회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진휴 위원은 “부처 간 해석이 엇갈리고 이해관계가 얽혀있을 때 정책 협의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던 건 사실”이라고 토로한 뒤 “결국은 아무런 진전도, 결론도 내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2기 헬스케어특위는 정책에 대한 자문·평가는 물론 조정·결정이 가능한 권한을 부여해줘야 더욱 효율적인 활동과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헬스케어특위 민간위원들 간 정책 이해도와 눈높이 차이도 보완해야 할 과제다.

민간위원들은 그야말로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다.

헬스케어특별위원회가 지난 21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제10차 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타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뿐더러 정책 이해도와 눈높이 또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토론 과정에서의 이해충돌이 생기고 정부 위원과의 정책 협의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헬스케어특위 2기에서는 민간위원들이 모여 교육과 토론을 통해 정부 정책과 타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충분히 높이는 선행과정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헬스케어특위 1기 활동에서 가장 큰 아쉬움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창구역할이 부재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대통령이 체외진단기기 등 의료기기 규제혁신안을 발표했을 당시 일부 시민단체들은 환자 생명과 국민 안전보다 의료산업 육성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는 물론 헬스케어특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규제혁신을 하겠다는데 박근혜 정부 시절 투자활성화를 위한 의료산업 규제완화와 다를 바 없다는 비난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의료와 마찬가지로 의료기기 또한 의사(의료기관)·정부·의료기기업체·환자(소비자) 등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히고설켜있다.

훌륭한 규제혁신안이라도 공론의 장 없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행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2기 헬스케어특위 내 구성이 어렵다면 4차위 차원에서 시민단체·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시민위원회’ 등 전담조직을 꾸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진휴 헬스케어특위 위원은 “헬스케어특위가 1년간 활동을 마무리하고 2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며 “1기 활동을 통해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의료기기업계에서는 규제혁신에 따른 변화를 크게 체감할 수 없다는 일부 목소리도 있다”며 “하지만 업계 요구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체외진단기기 선진입·후평가는 헬스케어특위의 노력과 대통령의 의지로 결실을 맺은 규제완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헬스케어특위 2기가 체외진단기기를 첫걸음으로 삼아 의료기기 규제개선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의료기기업계의 정책 지원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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