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률  
수술동의서 보호자 서명만 받으면 설명의무 위반
수원지법 "보호자 승낙이 환자 당사자 승낙에 갈음할 수 없다"
박양명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7-1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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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환자 당사자가 성인이고 의사 결정 능력이 있음에도 보호자한테만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받으면 설명의무 위반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한성수)는 최근 뇌 수술을 받은 후 장해를 얻은 환자와 그 가족이 경기도 A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뇌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고, 설명의무도 위반했다고 봤다. A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은 30%로 제한하고 손해배상액은 1억7809만원이라고 했다. A병원과 환자 측은 법원 결과를 받아들이고 항소를 하지 않았다.

전방교통동맥에 크기 약 4mm의 비파역성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60대 환자 B씨는 A병원에서 개두술 및 전방교통동맥 뇌동맥류 결찰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B씨의 의식이 회복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며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고 의료진은 수술 다음날 뇌CT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왼쪽 전두엽에 저음영 병변을 발견했다. 약 4시간 후 의료진은 다시 뇌CT 검사를 했고, 왼쪽 내실 내 출혈 및 뇌부종 발생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결국 뇌출혈, 뇌부종 등으로 뇌가 우측으로 밀리면서 상승된 뇌압 감소를 위해 두개골 절제술 및 뇌실외배액관 삽입술을 했다.

2차 수술 후에도 B씨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뇌부종 및 출혈성 변형 증가가 관찰돼 혈종과 뇌의 부분적인 절체를 통한 뇌압 감소를 위해 전두엽 절제술을 시행했다.

B씨는 현재 뇌 손상으로 우측 상하지 부전, 인지기능장애 등으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불가능한 상태다.

환자 측은 의료진인 뇌혈관을 손상시키는 바람에 장해를 얻게 됐고, 수술 후 합병증 등에 관해 구체적인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의료진이 뇌동맥류 수술 과정에서 전두엽을 과다하게 견인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동맥류 치료를 위한 개두술 시 동맥류가 위치한 곳에 접근하기 위해 견인기를 이용해 전두엽을 당기고 수술을 진행하는데 이 때 과도한 뇌 견인으로 뇌 손상이 생길 수 있다"며 "뇌병변 부위는 좌측 전두엽으로 수술을 위해 동맥류에 접근을 시도한 부위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설명의 의무도 위반했다고 봤다. A병원은 수술 후 합병증 등에 관한 설명 후 동의서에 서명을 B씨 아내에게만 받았다.

재판부는 "B씨 아내가 의사에게 수술 때문에 야기될 수 있는 합병증, 후유증이나 환자 특이체질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사고 등에 설명을 들었다는 취지의 수술동의서를 작성했다"면서도 "아내의 승낙이 환자 당사자 승낙에 갈음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B씨는 아내와 함께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동의서상 서명만 아내가 하도록 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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