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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노트|상안검 수술과 비절개 수술

박성우
발행날짜: 2017-12-05 12:00:46

우리가 몰랐던 성형외과의 세계…박성우의 '성형외과노트'[8]

상안검 수술과 비절개 수술

순수 미용 목적으로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있다. 다른 과에서 고혈압이나 관절염으로 진료받던 분들이 같은 건물 안에 있다는 접근성 때문에 찾는 경우도 있다.

혹은 개에게 물리거나 화상 상처로 치료를 받고 그 인연이 미용 수술로 이어지기도 한다. 개인병원보다 종합병원이 안전하고 믿음직하다며 엄마 손에 이끌려 찾아오는 여고생들도 있었다.

노인들의 상안검 수술은 종종 있던 미용 수술이었다. 70세 할머니께서 딸과 함께 내원했는데 눈꺼풀이 계속 쳐져서 앞이 잘 안 보여 고개를 들어야 보이고, 그로 인해 목도 아프다고 하셨다.

하지만 단순히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만 보고 수술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피부만 늘어진 것인지 눈꺼풀을 끌어올리는 근육도 노화 때문에 늘어진 것인지를 감별해야 한다.

눈꺼풀쳐짐증, 혹은 안검하수증은 노화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고 선천적일 수도 있다. 눈꺼풀에 부착된 근육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늘어진 경우도 있어서 아이들 중에 지나치게 졸린 눈을 하고 있거나 과도하게 이마 근육을 쓰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눈꺼풀을 올리는 근육이 시원찮으니 이마 근육을 과도하게 이용해서 눈을 뜨기 때문에 이마 주름도 빨리 생길 수 있다.

진찰 결과 할머니는 눈꺼풀 근육과 피부도 같이 늘어져 있었다. 그래서 늘어진 피부는 잘라내고 늘어진 눈꺼풀 근육은 좀 더 팽팽하게 교정하기로 했다.

보통 눈 수술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국소마취로 진행한다. 좌우 균형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수술 도중에도 환자에게 눈을 편하게 떠보고 감아보라고 지시하면서 대칭을 보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술을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수술 전에 정확히 디자인하는 것이다.

우리가 눈을 맞으면 쉽게 퉁퉁 부어오르듯 눈꺼풀에 마취제를 주사하면 수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부어오른다. 부어오른 상태에서 좌우 대칭을 맞춘다면 이미 부은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비대칭이 남는다.

그래서 수술 전에 필요한 피부 절제량을 미리 디자인해서 정하고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은 오래 걸리지 않으면 1~2시간 이내로 마무리 된다.

상안검 수술도 종류가 여러 가지다. 늘어진 눈꺼풀 근육을 원하는 만큼 잘라내고 봉합해서 단축할 수 있고 늘어진 만큼 접어서 고정하여 단축할 수도 있다. 이마 근육을 일부 분리하여 눈꺼풀 근육에 부착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수술이 길어진다.

수술 전 디자인대로 눈꺼풀 피부를 절제한다. 잘라낸 틈새로 박리하면 얇은 종잇장 같은 눈꺼풀 근육이 보인다. 그 근육을 적당량 접어서 실로 고정한 상태로 환자에게 눈을 떠보라고 한다. 거의 즉각적으로 교정이 되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눈 뜨기가 편하고 잘 보인다고 말씀하신다.

환자에 따라 좀 더 많이 접어서 고정할지 덜 접어서 고정할지 환자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조정할 수 있다.

너무 단축하여 고정하는 경우 눈을 감아도 흰 눈동자가 보인다. 그럴 경우 눈꺼풀 올림근을 고정하고 다시 피부를 잘 덮어서 봉합한다. 봉합하기 전에도 3~4땀 정도만 고정하고 최종적으로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정작 눈은 잘 떠지는데 양쪽 모양이 다르면 환자나 의사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

이 수술은 다행히 잘 끝났다. 할머니는 수술을 안 해도 되는데 딸 때문에 했다고 투덜거리셨다. 눈꺼풀의 실밥은 빠르면 3일, 적어도 5일 이내에 제거하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다. 할머니에게 눈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실밥을 풀고 연고 잘 바르시고 세수할 때 너무 문지르지 마시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이후 실밥을 다 뽑고나니 할머니가 거울을 유심히 쳐다보며 말씀하셨다. "에구머니나! 눈이 왜 이렇게 부리부리하오?"

자녀 손에 이끌려 수술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투덜거리실 때가 많다. 아무래도 예전에 비해 인상이 너무 뚜렷하고 강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수술하고 한두 달은 진하게 자리 잡은 쌍꺼풀 때문에 눈매가 부리부리하다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쌍꺼풀이 자리 잡고 나면 예전에 비해 눈이 쉽게 잘 떠져 만족하신다.

하루는 전문의 선생님 지인으로 여고생이 찾아왔다. 쌍꺼풀 수술을 원했는데 추후 재수술을 고려해서 비절개법으로 간단히 하기로 했다. 여고생인지라 나중에 변덕 때문에 쌍꺼풀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용 수술의 경우 환자가 원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기대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

쌍꺼풀이 진하고 깊은 것을 선호하는 환자도 있고 반대로 자연스럽게 한 듯 안 한 듯한 쌍꺼풀을 선호하는 환자도 있다.

비절개법은 절개법에 비해 간단하고 수술 시간도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수술 전 얇은 철사처럼 생긴 기구를 이용하여 예상되는 쌍꺼풀을 임시로 잡아보고 그 위치가 마음에 들면 표기하고 수술에 들어간다.

조그만 절개창을 따라 실을 피부에서 결막을 왔다 갔다 통과하면서 꿰맨다. 비절개법 역시 절개창의 숫자와 어느 순서로 들어가는지 방향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성형수술 = 쌍꺼풀 수술'이라는 인식 때문일까.

처음 마주했을 때는 유리피판 수술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에이. 저 정도는 나도 금방 하겠다.' 비절개 쌍꺼풀 수술을 처음으로 보고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가소로운 생각 이었는지 쌍꺼풀에 대한 심오한 강의를 듣고 난 뒤 180도 바뀌었다. '강남에서 뼈가 굵은' 원장선생님의 강의였는데 쌍꺼풀 수술에 대한 허튼
속단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는 기회였다.

개인마다 눈두덩이가 두툼하거나 반대로 얇은 사람도 있고 눈꺼풀 올림근이 강한 사람도 약한 사람도 있다. 그런 섬세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쌍꺼풀을 만들면 원하지 않는 결과들이 생긴다. 단순히 앞뒤를 꿰매서 쌍꺼풀 주름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수준이 아니었다.

쌍꺼풀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런 기능도 고려해야 한다. 쌍꺼풀 앞쪽 주름이 내안각과 이루는 형태도 중요했다. 내안각은 소위 앞트임을 하는 눈의 안쪽 구석을 지칭한다.

비절개법의 경우 수술 시간이 짧기 때문에 수술 후 눈의 붓기도 심하지 않다. 이 여고생도 수술 직후 연신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며 거울을 보고 만족스러워하며 퇴원을 했다.


※본문에 나오는 의학 용어들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에이티피컬 병원에서 사용되는 외래어 발음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 글은 박성우 의사의 동의를 통해 그의 저서 '성형외과 노트'에서 발췌했으며 해당 도서에서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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