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경영 칼럼|병원 조직문화와 유통기한
고주형의 병원경영의 시선[5]
기사입력 : 2017-10-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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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조직문화와 유통기한

상소 분위기로 본 병원인사와 조직문화

조선시대 상소의 주제는 다양했습니다. 정치, 경제, 국방에서 풍속까지 국정 현안에 이릅니다. 순기능도 있었고 개인 폭로로 악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론적으로 누구나 올릴 수 있었으나, 조정의 치부를 드러내고 왕의 심기를 거스를 경우 서울 성균관이건 지방 향교 유생이건 뒷감당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공론화 과정은 민주적이라도 결과는 그렇지 않으니, 상소의 소통방식은 투박합니다.

병원의 소통문화를 짐작하는 방법 중 하나는 보직자 회의 분위기를 보는 것입니다. 판단 기준은 기관장이 경영회의를 의견을 '구하는 곳'으로 여기는지, 아니면 본인 의견을 '전달하는 프로세스'로 여기는지로 나뉩니다.

외형(의료수익, 임직원 수) 기준 국내 30위권 종합병원 사례입니다. A병원장은 전자인 의견을 '구하는 곳'으로 보직자회의를 적극 활용합니다. 엄하기로 소문한 A병원장의 회의 분위기는 대단히 엄숙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병원장의 중재 없이도 참석자들의 의견이 자유롭게 오갑니다. 각 직종간 특이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며 의견이 한 곳으로 모입니다. 파행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A병원장은 임기 초기 색깔이 불분명한 보직자를 구성했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강한 성격에 다양한 노선의 보직자가 혼재하여 병원장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것이라 예상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개인적 충성(忠誠)은 없어도 됩니다. 조직에 대한 충언(忠言)이 있는 구성원을 바랍니다"는 A병원장의 희망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습니다.

본인 의견을 '전달하는 프로세스'의 장으로 활용하는 B원장의 회의입니다. 부서별 중간관리자의 시선이 A병원과 다릅니다. 원장만 바라봅니다. B원장이 호명하며 의견을 묻지만, 보직자들은 B원장의 의중대로 답변합니다.

B병원은 대규모 시설 유치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실정입니다. 병원 현원은 정원을 한참 넘어서지만 채용은 계속 이루어집니다. 계층구조가 비정상적인 것도 모자라 유사 규모 병원과 비교해도 인력은 비대합니다. 공개된 자료만 봐도 조직문화가 어떨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리로 돌아간 보직자들의 회의 분위기는 경영회의와 유사할 것입니다. B병원 조직문화에 회의란 없습니다.

조직문화는 유지하는 노력을 요구

조직문화를 정의하는 데 국공립과 민간의 구분은 없습니다. 임기가 정해진 기관장과 평생 소유주인 민간 경영인도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유지하는 유통기한은 있습니다. 군주론의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다수를 설득하기 쉬우나 그들을 설득한 상태로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에 대응할 창의인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외부에서라도 수혈해 조직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합니다. 필자는 '창의인재 육성과 조직활성화'를 이렇게 해석합니다.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과정 속에 바꾸고, 잊어버리고, 포기하고, 뒤집는 숙고의 조직문화가 쌓였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만나 창의인재로 육성되는 것입니다.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목표지점을 잡더라도 실행 주체인 구성원이 창발적으로 통합하는 시각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조직문화 유통기한의 기준은 인사

병원은 다직종 조직입니다. 전투기 조종사 빼고 다 있다고들 합니다. 그만큼 관심을 가져야 할 집단이 많고, 힘의 우위에서 밀려난 직종일수록 피해의식은 큽니다. 보직자의 작은 언행이 오해를 부르기도 합니다.

직종별로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같은 직종 내에서도 부서(진료과), 직급, 지역에 따라 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경영자의 의무입니다. 비를 대신 맞아주는 기관장, 때로는 특정 직종을 대변하는 보직자의 진심이 인재경영의 일부이어야 합니다.

인사는 조직 내부 경영 성공의 잣대입니다. 인사 실패는 조직문화의 병목을 일으키고 전략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인사는 제도의 문제와 운영의 품격이 동시에 검토될 때 성공 가능성을 높입니다.

성추행으로 기관장이 물러나는 이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낮은 급여에 과도한 업무로 고통받는 직종이 존재하는 병원의 병폐는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될 것입니다.
개선 이슈가 명확할 때 내외부 조언을 구하고, 적절한 사람을 치우치지 않게 배치하고, 정직하게 평가하고 윤리적으로 포상할 때 조직문화는 움직입니다.

리더십의 방향성을 정성껏 정의하고, 권한을 배분하고, 실행결과를 점검하는 과정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 이것이 병원인사와 조직문화 활성화전략입니다.

적절한 인사로 조직문화의 유통기한이 정의됩니다. 조직 구성원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순수하다는 가정이 필요합니다. 조직문화 활성화 성패는 기관장 의지와 구성원 대응이 빠르게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병원의 기반은 인사입니다.(캡스톤브릿지 고주형 대표)


고주형 대표는 국내외 병원, 연구소를 비롯한 바이오 헬스케어 기관의 성장전략과 실용화 방안 자문을 업으로 삼고 있다. 코넬대학교(미국 뉴욕), 대학원에서 보건의료정책·의료경영학 석사(M.H.A.)를 취득했으며, 美공인회계사이다.

삼일회계법인과 미국 FTI Consulting Inc.의 FTI Healthcare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헬스케어 경영컨설팅회사 캡스톤브릿지의 대표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의대 본과생에게(What they didn't teach you in med school, 2015, 고주형)'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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