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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서 의사 구하러 서울 간다…불균형이 문제"

발행날짜: 2017-09-29 05:00:59

메디칼타임즈-경기도병원회 토론회 "총량보다 지역별·종별 수급 해법 찾아야"

"2개월을 서울에 살다시피 하며 백방으로 의사인력 구하기에 나서지만 실패할 때가 많다. 가까스로 의사를 구해도 다시 서울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어촌 등 소외지역에서 의사 구하기는 정부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어려움을 갖고 있다."

전라남도 영광에서 200여병상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영광기독병원 이만재 원장의 토로다. 그는 매년 1월, 2월이 되면 서울을 찾는다. 의사 인력을 구하기 위해서다.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는 의사인력 과잉, 공급 문제를 이제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량'의 문제가 아니라 '불균형'의 문제로 보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

경기도병원회와 메디칼타임즈는 28일 코엑스에서 열린 K-HOSPITAL FAIR에서 '의사인력, 부족인가 과잉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의사의 과잉과 부족 문제는 양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지역, 종별 불균형 문제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뤘다.

목포한국병원 류재광 원장은 "지방에서는 병원 운영에서 가장 힘든 게 의사와 간호사 구하기"라며 "비용이 문제가 아니다. 지방을 기피하는 게 문제"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의사 수보다도 지역 간 수급불균형이 문제"라며 "대도시에 사나, 섬에 사나 같은 세금을 내고 의료보험료를 내는데도 환자들은 차이나는 대우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했다.

류 원장은 '수가'에서 해답을 찾았다.

그는 "도서산간에도 의사나 간호사가 갈 수 있게 하려면 대도시에서 수가와 지방에서 수가가 달라야 한다"며 "의료취약지에 의료자원 공급을 확립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지방의료수가 할증제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제주의대를 예로 들면 학생의 약 90%가 제주도 출신이 아니다. 의사면허를 따면 다시 대도시로 와버린다"며 "농어촌 특례자 중심의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방법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고향에서 무조건 근무하도록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즉, 농어촌 특례자 중심으로 응급의, 예방의, 해당 지역 풍토병을 공부하게 하고 의사로서 자격을 갖추면 출신 지역에 가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학비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식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조영대 사무총장(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역시 양적으로 의사 숫자만 늘인다고 지역 또는 종별 의사 수급 불균형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조 사무총장은 "활동하고 있는 의사 90%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보건의료 인력 사이 업무영역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PA라는 새로운 직군을 만들기보다 의사가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가 넘칠 것 같은 대형병원도 의사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

분당서울대병원 설석환 사무국장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가 100병상 당 4.5~5.2명 정도인데 현실적으로 전공의를 먼저 확보한 병원이 전공의 숫자를 재조정 당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후발로 들어가는 수련병원은 전공의 배정에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PA가 등장하고 역할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숫자에 지역 간 격차도 있지만 대학병원도 앞으로를 보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의사의 총량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진현 보건의료위원장(서울대 간호대)은 "인력 과부족 판단을 위한 국제적 지표를 봤을 때 현재 상황은 의사가 부족하다는 게 사실일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부족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약간 여유가 있을 때 발생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며 "의사는 대체 수단이 없기 때문에 부족할 때 국민에게 돌아가는 사회적 비용은 굉장히 크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단기간에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고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면 그때부터 조정을 해나가야 한다"며 "취약지를 위해서도, 의료산업 발전 측면에서도 총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취약지 출신이 의대에 입학하면 국가가 지정한 공공의료기관에서 일정 기간 근무토록 하거나 공공의료 인력 양성 대학 도입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복지부 "다양한 대응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정책을 만들어야 할 복지부는 다양한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의료자원정책과 권근용 사무관은 "병원은 의사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하는데 대도시 지역 개원가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전반적으로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다. 수가체계도 연장선에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된다는 단순한 대안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총량보다는 지역, 종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며 "모든 부분에서 종합적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의료취약지 의료자원 수급 문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권 사무관은 "인구 밀도가 적어도 학교, 우체국, 병원 같은 필수 기관은 있어야 하는데 병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공무원 조직"이라며 "필수임에도 민간조직으로 돼 있는 게 의료분야다"고 말했다.

그는 "장학 제도, 공공의대 신설 등의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좌장을 맡은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은 수십년 동안 같은 논쟁을 반복해 오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의료 관련 문제는 그물망처럼 얽혀 있어서 하나의 문제를 얘기해도 결국에는 모든 부분을 다 꺼내게 된다"며 "의대 정원 문제는 정부가 혼자 결정해서는 안되고 의학 교육계와 긴밀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부는 의료 원가에 대해 투자를 한 바가 없다"며 "의료 자원 불균형 문제도 고민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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