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젊은교수 사직 왜? 10년째 전공의 신세 자괴감
임상교수 발령 받고도 성과·비전도 없이 선배의사 수술·진료보조에 답답
이지현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7-09-04 05:00
0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최근 충북대병원 임상교수 A씨가 선배 교수 B씨와의 불협화음으로 사직한 사건이 해당 병원 및 동문 의료진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전임교원 신분을 얻기 힘든 국립대병원 특성상 젊은 임상교수의 사직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동료 의료진 사이에서 거듭 거론되는 이유는 선배 B교수의 갑질 논란 때문.

최근 복수의 제보자는 펠로우 신분을 벗어났지만 현실은 전공의 보다 못한 현실에 '교수'로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신을 충북대병원 외과 수련 출신이라고 밝힌 제보자들은 "외과는 병원 내에서도 폐쇄적인 영역으로 선배 의사의 갑질 문화가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복수의 제보에 따르면 이번에 사직한 젊은 교수 A씨는 충북의대 출신으로 충북대병원에서 외과 레지던트와 펠로우 시절을 지냈다.

그가 외과 레지던트를 지원했을 당시 외과 전공의는 연차별로 1~2명에 그치던 시절. 그나마 그가 펠로우가 된 이후로는 외과 레지던트 지원율은 0%로 수년 째 전공의 없이 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그는 충북대병원 외과 전공의 마지막 세대. 전공의 4년차 당시에도 후배도 없이 365일 주·야간으로 병원을 지켜왔다.

그렇게 힘겹게 수련을 마치고 펠로우에 진료교수를 거쳐 임상교수 명함을 받고, 어느새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지 7년여 시간이 흘렀지만 B교수는 그에게 독립적인 외래진료를 허용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시니어 교수의 외래와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맞춰 옆방에서 진료를 실시했다. 환자 수가 적다보니 선배 교수 환자의 세포검사를 도맡았다.

이에 대해 선배 교수는 "환자가 없는 후배 교수를 위해 검사 실적이라도 만들어 주기 위한 배려였다"고 했지만 타 대학병원 한 외과 교수는 "세포검사는 내과, 영상의학과 전공의도 가능하고 몇개월씩 교대로 하는 수준의 업무로 펠로우를 마친 임상교수에게 이 업무를 시키는 것은 선뜻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외래를 통해 자기 환자를 늘려가면서 연구 실적을 쌓고 싶어했던 젊은 교수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수술장에서도 젊은 외과 교수는 전공의 시절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몇년 째 외과 전공의가 전무한 충북대병원의 현실상 시니어 교수의 수술보조는 물론 수술전 환자 관리 및 검사는 모두 임상교수의 몫이었다.

그는 선배 교수의 갑상선 수술 어시스트를 하기로 했다가 소아외과 환자가 급히 내원해 응급수술을 실시하게 된 것을 두고도 눈치를 봤다.

그렇게 오전 오후로 수술장과 응급실을 뛰어다녔지만 병원 내에서는 '자기 환자'는 물론 이렇다할 성과도 내지 못하는 의사가 되어갔다.

이에 대해 선배 교수는 "독립적으로 진료를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외과 전공의가 없다보니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외래진료 시간대가 동일한 것도 개인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 일인데 생각이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외래를 따로 열고 싶으면 금요일 오후 외래를 열 것을 제안했는데 다음날 사표를 낸 것"이라면서 "외부에서 볼 때 후배 교수를 오해할 수 있지만 그건 내부 사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선배 교수에 따르면 임상교수는 당초 소아외과를 원했다. 하지만 막상 환자가 많지 않아 선배인 그의 갑상선 진료를 함께하기 시작했고, 점차 젊은 교수가 갑상선 분야 진료를 확대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어엿한 교수로 성장하고 싶었던 젊은 교수와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애정이 강했던 시니어 교수 사이에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현재 외과 실세인 선배 교수의 벽을 넘기 어렵다고 판단한 젊은 교수는 결국 병원을 그만뒀다.

한 제보자는 "그가 전공의도 없이 국립대병원 교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10여년을 버텼을텐데 임상교수가 된 이후로도 전공의 시절과 다를 바 없는 자신의 현실에 자괴감이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늘 바쁘게 일하면서도 환자는 물론 병원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답답했을 것"이라면서 "시간이 흘러도 자기 환자도 없이 잡무만 해서는 교수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메디칼타임즈는 독자의 제보에 응답합니다.
    • 이 기사를 쓴

      이지현 기자

    • 대학병원, 중소병원 등 병원계를 중심으로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 기사 관련 궁금증이나 제보할 내용이 있으면 지금 이지현 기자에게 연락주세요.
      메디칼타임즈는 여러분의 제보에 응답합니다.
    • 사실관계 확인 후 기사화된 제보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건당 5만원)을 지급해드립니다.
      ※프로필을 클릭하면 기사 제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독자의견
    0
    익명의견 쓰기 | 실명의견쓰기 운영규칙
    닫기

    댓글 운영방식은

    댓글은익명게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익명은 필명으로 등록 가능하며, 대댓글은 익명으로 등록 가능합니다.

    댓글의 삭제 기준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제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상용 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 근거 없는 비방·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

      특정 이용자 및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적인 내용의 글 및 직접적인 욕설이 사용된 경우

      특정 지역 및 종교간의 감정대립을 조장하는 내용

      사실 확인이 안된 소문을 유포 시키는 경우

      욕설과 비어, 속어를 담은 내용

      정당법 및 공직선거법, 관계 법령에 저촉되는 경우(선관위 요청 시 즉시 삭제)

      특정 지역이나 단체를 비하하는 경우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해당인이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

      특정인의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전화, 상세주소 등)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경우

      타인의 ID 혹은 닉네임을 도용하는 경우

    • 게시판 특성상 제한되는 내용

      서비스 주제와 맞지 않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경우

      동일 내용의 연속 게재 및 여러 기사에 중복 게재한 경우

      부분적으로 변경하여 반복 게재하는 경우도 포함

      제목과 관련 없는 내용의 게시물, 제목과 본문이 무관한 경우

      돈벌기 및 직·간접 상업적 목적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

      게시물 읽기 유도 등을 위해 내용과 무관한 제목을 사용한 경우

    •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 기타사항

      각 서비스의 필요성에 따라 미리 공지한 경우

      기타 법률에 저촉되는 정보 게재를 목적으로 할 경우

      기타 원만한 운영을 위해 운영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

    • 사실 관계 확인 후 삭제

      저작권자로부터 허락받지 않은 내용을 무단 게재, 복제, 배포하는 경우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당사에 제공한 이용자의 정보가 허위인 경우 (타인의 ID, 비밀번호 도용 등)

    • ※이상의 내용중 일부 사항에 적용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으실 수도 있으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불법적인 내용으로 판단되거나 메디칼타임즈 서비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선 조치 이후 본 관리 기준을 수정 공시하겠습니다.

      ※기타 문의 사항은 메디칼타임즈 운영자에게 연락주십시오. 메일 주소는 admin@medicaltimes.com입니다.

    등록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