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기지개 켠 골형성제…급여화 역풍에 발목
엄격한 급여기준에 오히려 처방 한계…전문가들 "전향적 대책 필요"
이인복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7-07-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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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지난 10년간 제도권 밖에 머물던 골형성 촉진제가 전문가와 환자들의 기나긴 노력 끝에 급여권에 들어오는데 성공했지만 엄격한 기준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급여화의 역풍으로 오히려 처방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 비급여일때보다 가격 접근성은 분명 좋아졌지만 쉽게 처방을 낼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있는 셈이다.

탁월한 효과에도 10년간 표류…골형성 촉진제 수난시대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순천향의대)은 18일 "수년간 노력 끝에 골형성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온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나치게 엄격한 급여기준으로 인해 오히려 비급여일때보다 처방이 힘들어지는 딜레마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급여 적용을 통한 골다공증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골형성 촉진제. 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는 다국적 제약사인 릴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후 지난 200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 허가를 얻어 국내에 상륙했다.

이렇게 국내에 들어온 골형성 촉진제 포스테오는 부갑상선 호르몬을 재조합하는 방식의 바이오의약품으로 골 미세 구조를 향상시켜 골절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쉽게 말해 과거 골다공증 치료의 대표 약물이었던 비스포스포네이트. 골흡수 억제제가 골밀도 저하를 막는 작용을 한다면 테리파라타이드는 골형성을 촉진시키는 반대의 기전을 하는 셈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오랫동안 골다공증 치료제로 자리를 잡았지만 공복 30분 전에 복용해야 하고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테리파라타이드는 이러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효과 또한 훨등했다.

이처럼 비스포스포네이트의 부작용을 줄인 테리파라타이드지만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2016년 12월 즉 10년이 걸려서야 급여가 적용된 것이다.

그런데 세계 최초 개발이라는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비교 대상 약물이 없어 급여화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개발사인 릴리측에서는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줄인 새로운 기전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약가를 요구했고 의사와 환자 모두 테리파라타이드의 장점을 익히 알면서도 처방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릴리가 약가를 낮추고 정부 또한 비교약제를 통해 급여 적정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결국 60만원에 달하던 약값이 30만원으로 낮아지며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이사장(한양의대)은 "골형성제 급여 진입은 환자의 특성에 맞춰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면에서 환자들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라며 "의사로서도 효과가 기대되면서도 비싼 약값에 처방을 망설여야 했던 부분이 해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부분으로 인해 그동안 의사들도 환자들도 수년간 급여를 요구해 온 것"이라며 "골다공증 치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격한 급여기준 한계로 지적 "부러진 다음 치료하라니"

이처럼 산전수전 끝에 릴리의 테리파라타이드 약제인 포스테오가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골형성제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릴리의 진입으로 빗장이 열리자 동아ST의 테리본이 올해 2월 급여에 등재된 것이다. 릴리가 10여년 동안 노력끝에 겨우 급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 진입이다.

의학계와 환자들의 열망에 힘입어 골형성 촉진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한계점은 여전하다.

급격한 약제비 증가를 우려한 정부가 급여 기준을 상당히 엄격하게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리파라타이드 처방을 위해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골흡수 억제제를 사용했는데도 효과가 없거나 T-score -2.5 SD 이하, 골다공증성 골절이 2개 이상 발생해야만 쓸 수 있다.

그나마 이것도 릴리의 포스테오에 한정되서다. 동아ST의 테리본은 65세 이상 폐경 후 여성이라는 조항이 들어갔고 투여 기간 또한 72주로 한정됐다. 아울러 포스테오와 교체 투여도 제한된다.

결국 이렇게 공고하게 짜여진 틀 안에 들어가야만 급여화된 골형성촉진제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의료진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오히려 처방에 한계가 생기는 급여화의 역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러한 기준이라면 오히려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것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차라리 비급여라면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지금은 선택권마저 없어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팍팍한 급여기준으로 인해 지금껏 골형성 촉진제로 호전을 보였던 환자들까지 처방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이러한 환자들이 악화된다면 그 책임은 어떻게 질 셈인가"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의료진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골다공증은 악화되고 나면 호전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예방적 치료 또한 중요하지만 지금의 급여기준은 악화가 된 후에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B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골절에 대한 부분"이라며 ""골절을 막자고 치료를 하는 것인데 2군데 이상 부러진 뒤에야 약을 쓸 수 있다는 기준이 도대체 상식적인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절반 이상 골형성 촉진제로 처방 패러다임이 넘어갔는데 우리나라는 한자리수라는 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굳이 예방적 치료나 골감소증에 급여를 해줄 수 없다면 적어도 악화를 막는 수준까지는 기준을 풀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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