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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생의 일본 오키나와 여행기④

마새별
발행날짜: 2017-02-27 11:16:13

의대생뉴스=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마새별

비세후쿠기 가로수길로 가는 길에 생각지 못한 맛집에 들르게 되어 생각보다 일정이 좀 늦어졌다.

하지만 나는 정해진 일정도 없었고 미리 시간표에 맞게 예약해 둔 사항도 없기 때문에 서두르거나 마음이 조급해지지는 않았다.

가로수길은 내가 들렀던 식당과 가까워서 찾는 데 어렵지 않았다. 도착하니 바닷가와 그 옆으로 쭉 이어진 숲 길이 있었고 이 곳은 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광경이고, 가고 싶었던 장소임에 틀림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가로수길 입구 앞에는 자전거가 크게 그려진 가게가 있었는데, 그 아래로 수십 여대의 자전거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바닷길 옆으로 펼쳐진 가로수길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니! 이 곳에서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 속 주차장 한 켠에 차를 두고 곧장 자전거 대여소로 갔다. 그 곳의 아주머니께서는 곧 비가 올 것 같으니 서둘러 타고 오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일본어를 제대로 알아 들은 것은 아니지만, 아까에 비해 짙어진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비가 올 것 같다는 제스쳐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보기에도 곧 비가 올 것만 같은 우중충한 하늘이었기에 몇 분 타지도 못할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내리는 것도 아니기에 얼른 타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자전거를 빌려 올라 탔다.

숲길을 따라 달리는데 생각보다 길이 잘 다듬어 지지 않고 돌이 많아서 여러 번 자전거가 흔들거렸다. 그리고 잘 닦여진 길 하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수 차례 갈림길이 나와서 매번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을 하곤 했다.

숲길을 따라 다니다 보면 내가 지금 어디쯤을 달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도를 볼 수 있었는데, 이를 보면서 바다로 가는 방향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언제쯤 바다가 나오려나, 혹시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우려가 드는 순간 저 멀리서 바다가 보였다. 빛이 보이는 쪽으로 쭉 달리다 보니 숲의 푸르른 내음 대신에 바닷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어

릴 적에는 바다 특유의 짠 내음이 싫었는데 이 때는 싫지가 않았다. 바닷가에는 나 말고는 관광객이 두 어명에 불과했고, 현지 주민들 몇몇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원래는 자전거를 무서워했는데 신기하게도 이곳에서는 조심해야 할 행인도 없으니 무서워하지 않고 신나게 달린 것 같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아이스크림을 홍보하는 입간판이 보였고 천천히 속도를 줄여 카페 앞에 자전거를 세웠다.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으니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기막힌 타이밍에 감탄을 하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시원하고 행복한 이 순간이 너무나 좋았다.

비가 그쳐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대여소로 돌아가 자전거를 반납했다. 언어가 통하지는 않지만 눈 인사를 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없이 나오는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고 결국에는 목표 지점으로 삼았던 바다에 도착했다.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던 초반의 우려는 생각나지도 않을 정도로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나니 그제서야 걱정했던 비가 내렸다.

고민을 거듭 하다 보면 결국에는 목표하는 바를 이루게 되고, 또 미리 걱정을 하던 것도 일에 매진하다 보면 막상 그 걱정이 미리 할 필요가 없었음을 알게 된다.

쉬고 싶어서. 별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 온 여행인데 바보같이 나는 또 이 짧은 여행을 삶과 연관 지어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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