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안제 재사용 대책 실효성 있나? 약가 규제 '구멍'
용량·용기 대신 약가 단일화 추진…"과용량 근절 유인책 부족"
최선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7-0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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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정감사 지적 이후 5개월 여 끌어온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관련 대책을 발표한 것을 두고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용량이 재사용의 원인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용량을 규제하는 방안 대신 1회용 점안제 표기 의무화나 논리캡 용기로의 권고, 소비자 교육 등에 그쳐 실효성에 의문 부호가 달린다는 지적이다.

특히 식약처가 용기, 용량 규제 대신 약가 규제를 선택, 공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넘겼지만 이마저도 과용량 제품 근절책이 될 수 없어 사실상 식약처의 대책이 구멍이라는 것이다.

21일 식약처가 일회용 점안제 제품명에 '1회용' 병용기재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흔히 사용되는 일회용 점안제는 개봉 후 뚜껑이 재 결합이 가능한 '리캡 용기'와 재결합이 불가능한 '논(Non-) 리캡' 용기로 나뉜다.

김선옥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연구원은 일회용 점안제의 재사용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논문을 통해 점안제 재사용 실태와 소비자의 인식을 고찰한 바 있다. 1회용 점안제 재사용 설문에서 응답자는 주로 과용량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내 1회용 점안제의 경우 리캡 용기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는 데다가 용량이 1회 사용보다 많아 재사용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있어왔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 역시 리캡 용기를 사용하는 일회용 점안제의 경우 뚜껑을 닫을 수 있는 용기형태로 인해 소비자가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어 일회용 점안제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식약처는 주요 대책은 ▲제품명에 1회용 병용기재 의무화 ▲일회용 점안제에 휴대용 보관용기 동봉 금지 ▲소비자 안전사용을 위한 교육‧홍보 실시 ▲Non-리캡용기 전환 권고 ▲약가 (단일화 등) 조정 협조 요청으로 나뉜다.

문제는 일회용 점안제에 휴대용 보관용기 동봉 금지를 제외한 나머지 대책들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

일회용 점안제의 1회용 여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드문 만큼 제품명에 1회용 병용기재 의무화는 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1회용 점안제를 재사용하는 것은 1회용인지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용량이 남았다는 경제적인 유인책 때문이다"며 "따라서 1회용 표기만으로는 재사용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은 아니다"고 밝혔다.

경제적 유인에 따라 점안제를 재사용하는 만큼 소비자 안전사용 교육이나 강제성 없는 논리캡 용기로의 전환 권고가 과연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것.

식약처가 부처 스스로 규제할 수 있는 용기나 용량 제한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에서 판매 중인 일회용 점안제들도 리캡 용기로 출시된 품목들이 많다"며 "따라서 용기 형태를 규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논리캡 용기로의 전환 권고가 강제성은 없다"며 "하지만 용량에 따라 보험 약가를 지급하는 방식 대신 약가를 단일화하면 제약사들이 고용량으로 제품을 만들 유인책이 사라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일회용에 맞는 용량으로 줄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논리캡 용기로의 전환이 강제성이 없다고 해도 약가 단일화를 통해 일회용 점안제의 적정 용량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식약처의 판단.

반면 일부 업계는 식약처의 대책이 '헛다리 짚기'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0.4ml 와 0.9ml 점안제의 원가 차이는 고작 3원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이 재사용 목적으로 고용량 제품을 원하기 때문에 제약사로선 제품 판매 활성화를 위해 고용량 출시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약가가 통일되도 고작 3원만 더 들이면 시장에서 인기있는 고용량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유통시킬 수 있고, 이런 과정에 아무런 제재도 없다"며 "논리캡 용기 전환이 권고에 불과한데 누가 수십 억, 수백 억을 들여 생산 라인을 바꾸겠냐"고 비판했다.

이어 "때문에 약가 규제도 1회용에 맞는 적정 용량 제품 생산을 유도하기에는 실효성이 없다"며 "약가가 단일, 통일화된다고 해도 제약사들은 경쟁적으로 고용량 리캡 제품을 출시할 것이고 재사용 행태도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선옥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연구원의 '일회용 점안제의 재사용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설문에서도 소비자의 점안제 재사용 이유가 주로 '약이 남아서'(58.8%)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재사용의 이유가 주로 제품의 과량과 직결된다는 뜻이다.

경기도의 모 안과 원장은 "환자들이 재사용을 목적으로 리캡 용기 점안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리캡 용기를 바꿀 수 없다면 원천적으로 1회 사용에 맞게 용량을 줄이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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