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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면, 법학적 마인드 갖고 시야 넓혀야"

발행날짜: 2017-02-13 12:00:57

의료법학회 이숭덕 회장 "전문가에게 기꺼이 물어보는 사회가 돼야"

"의료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의료사고가 시발점이다. 피해 의식 안에서 법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많고, 깊이 공부를 하게 된다."

'의료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통상적인 통로가 이와 같다면서도 대한의료법학회 이숭덕 신임 회장(서울의대 법의학교실)이 법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바로 법의학도이기 때문이다.

이숭덕 회장
그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법의학을 하면 법률가나 경찰, 일반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부검을 하면서도 저 사람이 왜 이런 사고를 당했을까, 법원에 가면 어떤 영향을 받을까 등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숭덕 신임 회장은 지난 1월부터 2년 동안 의료법학회를 이끈다.

그는 의사라면 법학적 사고(legal mind)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사고 당사자이거나, 의료사고 감정서를 작성해야 한다면 더 그렇다.

이 회장은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논란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주치의는 '병사'라고 했지만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외인사'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숭덕 회장도 '외인사'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그는 "사망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망의 원인을 의학적으로 설명한 사망원인과 사망을 규범적, 법률적으로 판단한 사망의 종류"라며 "결국 모든 책임이나 잘못이 의사에게 있기보다 수사기관이나 법원 등이 사망진단서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망진단서를 작성하는 주치의가 규범적, 법률적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법률적 마인드"라며 "어렵다고 생각되면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의사의 사망진단서를 포함해 사건 전체와 연관된 증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결국 진단서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몫이기 때문에 사안을 넓게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망이 병사인지, 외인사인지의 문제는 보험사와 환자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법학적 사고'라는 것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이 회장은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기꺼이 물어볼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의사들이 의료법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의료법이라는 영역이 또 다른 전문영역이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며 "전문적인 영역은 그 분야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혼자 스스로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가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며 "내가 혼자서 이 문제를 판단해도 되는 것인가, 전문가한테 물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등 법률가와 의사 등 전문가들이 모여 서로 물어보고, 생각을 나누며 법학적 마인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장이 바로 의료법학회라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그는 의대 교육 과정도 보다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숭덕 회장은 "의료법을 16시간, 1학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의대에서 학생들이 16시간 동안 법 조항을 외우는 공부만 하고 있었다. 의사국시에 나오기 때문"이라며 "의료사고가 왜 생기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가 법률적 논리로 접근하기 쉽지 않은데 무조건 '법'으로만 규제하려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설명의 의무법도 그렇다"며 "설명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설명 의무의 기본은 의료진 스스로 하려는 노력, 자유 결정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의사를 벌하기 위해 만드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지는 맞지만 의료의 특수성, 사회 상황이 법과 어울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설명의무법이 바뀐다고 의사들이 변하는 게 과연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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