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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용' 영하의 날씨마저 녹이는 "우리는 응급환자 이송반"

발행날짜: 2017-01-05 05:00:59

동행전문의가 구급차 타고 이송…국내 첫 병원간 중증환자 전원 시스템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응급환자, 우리가 지킨다" S-MICU(서울시 중증환자이송서비스)현장

#1. "전원 가능하겠어? 이송 중 어레스트(심정지) 올 수 있습니다." "일단 소변 배출이 어려워 투석이 시급하니 전원하고 봅시다."

'삐~용 삐~용' 서울시가 서울대병원에 위탁 운영 중인 SMICU 구급차가 꽉 막힌 도로를 이리저리 비집고 달린다.

수축기 혈압 수치 60㎜Hg까지 떨어진 70세 남성 환자. 언제라도 심정지(어레스트)상태가 될 수 있는 상황. 응급 투석용 카테터를 달고 중심 정맥관에 중탄산나트륨 수액, 바소프레신 수액, 노르에피네프린 수액을 달았다.

보라매병원에 환자가 몰려 투석 장비가 부족해지면서 인근의 강남성심병원으로 긴급히 이송해야하는 환자였다.

'괜찮을까' 보라매병원에서 강남성심병원으로 달리는 구급차 내부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앞서 농담을 건네던 의료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싹 가셨다.

환자 이송 중 수동 인공호흡기 펌프질을 하며 바이탈을 체크하고 있다.
서울시가 서울대병원에 위탁 운영 중인 중증환자이송서비스(S-MICU, Seoul Mobile Intensive Care Unit) 현장은 '생과 사' 기로에 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려는 의료진의 열정으로 영하의 날씨를 체감할 수 없었다.

S-MICU란, 흔히 구급차라고 생각하는 119 혹은 민간 구급차와 달리 응급의학과 전문의 1인과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한팀으로 병원간 환자 전원을 돕는 시스템.

병원간 환자 특히 중증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경우 S-MICU가 활약을 하고 있다. 본사업 시행 2년째에 접어들면서 서울시 상당수의 의료기관에서 연락이 온다.

한국에는 없던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으로 응급구조사만 타는 다른 구급차와 달리 전문의(전문의 1명, 간호사 1명, 응급구조사 1명이 한 팀)가 직접 환자 상태를 살피면서 이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SMICU이송반의 역할은 전원 병원 해당 전문의에게 환자 상태를 전달, 환자 상태를 살피는 것 까지다.
이날 근무는 박용주 전임의. 보라매병원에서 강남성심병원으로 전원된 70대 고령의 환자는 덜컹거리는 구급차로 10분간 달렸지만 환자 상태는 오히려 안정세로 돌아섰다. 박 전임의가 자동 인공호흡기 대신 앰부를 수동으로 펌프질 해대며 정성을 기울인 보람이 있었다.

S-MICU의 전문의의 역할은 구급차에서 해당 병원 응급실에 무사히 전원한 것 이외에도 해당 주치의에게 환자의 상태를 알리고 어떻게 응급조치를 했으며 현재 환자 상태는 어떤지 알려주는 것까지다.

환자를 전원 받은 강남성심병원 주치의(레지던트)는 박 전임의(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 교대로 근무. 신상도 과장, 이경원 교수가 직접 나갈 때도 있음)가 말한 응급처치에 귀를 기울였다.

성공적으로 전원을 마치고 모처럼 점심식사로 낙지전골을 주문했다. 막 한술 뜨려는 찰나 '띠리리리~' 핸드폰이 울렸다. "네, 출동합니다" 1초의 주저함도 없이 식당을 나섰다.

중증응급환자 대부분 수액이 작게는 2개 많게는 4~5개에 달한다.
#2. '삐~용 삐~용' 구급차는 서울대병원을 출발해 적십자병원으로 향했다. 담도암으로 항암제 치료 중인 61세 남성 환자.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입원해 투석을 받아야 하는데 투석 장비 부족으로 급히 적십자병원으로 이송이 필요했다.

환자 한명에 딸린 수액제만 4개. 혈압승압제, 부정맥약, 이뇨제, 중탄산나트륨 수액. 여기에 동맥에 바늘을 직접 꽂는 혈압 체크기까지... 구급차는 움직이는 중환자실 그 자체다.

"오셨어요?" 연락을 받고 내려온 적십자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S-MICU 전문의에게 아는체를 하며 환자 상태를 묻는다. 무사히 전원을 마치고 병원으로 돌아오는 길 또 다시 '띠리리~' 핸드폰 벨이 울린다.

"산소 포화도는 몇인가요?" "벤틀레이터(인공호흡기) 했나요?" "바이탈은요?" 질문을 쏟아내던 박용주 전임의는 "네, 그럼 출동하겠습니다"로 전화통화를 마쳤다.

낌새를 차린 간호사는 어느새 환자 시트를 벗기고 집기를 닦으며 다음 환자를 싣고 달릴 준비에 들어갔다. 말이 필요 없었다. 척하면 척. 딱하면 딱. 모든 게 착착 준비됐다.

구급차 이동 중 거듭 콜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는 이동 중에 집기를 소독, 침대 시트를 갈아둔다.
'삐~용 삐~용' 환자를 싣으러 달려가는 구급차 안. 박용주 전임의 눈에는 피로감이 가득하다. 어젯밤 119에서 당직 근무를 한 상태(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교대로 119 구급상황관리센터 일반인 질병 상담, 전원 조정, 직접의료지도 지원 근무를 선다). 그는 오늘 오전 8시부터 내일 오전 8시까지 24시간 근무를 해야한다. 현재 약 20시간째 연속 근무 중. 잠시 눈을 감을 찰나 병원에 도착했다.

간호사도 2명이 24시간 교대근무. 사업 초기 12시간 교대근무를 했지만 인력이 감소하면서 24시간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동하는 중에도 수시로 차트정리부터 집기 소독 관리를 하느라 손이 쉴틈이 없었다.

#3. 다음 환자는 그나마 경증(?). 호흡곤란으로 세란병원 응급실을 찾은 80대 여성환자. 얼마 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스텐트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어 아산병원 응급실로 전원이 필요했다.

환자 의식은 있지만 호흡이 불안정해 호흡기를 달았다. 이송 중 덜컹거리는 구급차에서 기침이 계속 이어지자 호흡약물흡입기(nebulizer, 네뷸라이저) 치료를 시행했다. 어느새 안정을 찾은 환자는 잠시 잠을 청했다.

간호사는 수시로 혈압, 체온 측정. 환자 상태를 꼼꼼하게 기록. 전원할 병원에 전달할 각종 서류를 작성했다. 무사히 전원을 마치고 오는 길 어느새 어둠이 짙게 깔렸다. 간호사 핸드폰 밧데리는 방전됐다.

"저녁식사 때 만큼은 전화벨이 안 울려야 할텐데…" "그러게요, 움직일 힘도 없네요…"

'띠리리리~' 저녁식사를 하던 중 응급 콜이 울렸다. 미처 허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간호사의 방전된 핸드폰이 채 충전되지 않았지만 그들은 영하 8도의 추위를 뚫고 다시 달려 나갔다. "자, 출동합시다."
왼쪽부터 응급구조학과 임상 실습 학생, 박용주 전임의, 조영은 간호사, 원동욱 응급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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