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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상급병원 노릴 때 2차병원 고집하는 이유는…"

발행날짜: 2016-04-12 05:00:56

대구파티마병원 박진미 원장 "경영·경쟁보다 생명존중"

"가족처럼 맞아주고 자상한 분위기 덕분에 다음 치료 날짜가 기다려집니다. 치료 후에도 병원서 한참 수다떨다 집에 가요."

대구에서 서울 빅5 병원 중 한 곳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으러 다니던 암 환자가 파티마병원을 찾았다 던진 말이다.

환자의 이 같은 피드백은 파티마병원 박진미 병원장(61)이 병원을 이끌어 나가게 하는 힘이다.

박진미 병원장
파티마병원은 대구에 집중돼 있는 4개의 대학병원(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대병원) 사이에서 유일하게 2차를 고집하고 있는 종합병원이다.

박 병원장은 3차 병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인프라와 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음에도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도전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한다.

그는 "환자들이 존중받으며 낫겠다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병원을 운영하고 싶은데 상급종합병원을 추구하다 보면 경영과 경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의료급여 환자가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소외받은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지역주민이 대학병원 같은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진료비는 적게 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2차 병원으로 남아 있는 게 블루오션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박 병원장 소신의 근저에는 환자 '존중'과 '환대'라는 단어가 자리잡고 있었다. 환자가 병원에서 존중과 환대를 받아야 한다는 소리다.

그런 의미로 파티마병원은 60주년을 맞아 환자 경험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환자를 위한 병원 만들기에 분주하다.

병원을 찾는 환자를 대상으로 '파티마병원하면 떠오르는 것은?'이라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 '신뢰'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신뢰가 있어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목표를 신뢰받는 병원으로 잡았다.

"1956년 파티마 의원으로 출발해 병원이 되기까지 환자들은 60년 동안 파티마병원의 성장을 지켜봤다. 환자들은 스타 의사를 보고 오는 게 아니라 병원 브랜드를 보고 있었다. 신뢰를 위한 첫 단계로 병원을 시각적으로 바꿔보기로 했다. 큰 병원은 복잡하다는 인식을 없애보기로 한 것이다."

실제 파티마병원은 지난해 환자경험개선위원회를 꾸리고 병원을 시각화하기 시작했다. 병원 동관은 녹색, 서관은 파란색, 본관은 주황색을 입혀 해당 색깔만 따라가면 목적지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각 진료과별 안내 서체를 통일하고 시설물 등을 픽토그램으로 표현했다.

브랜드 경험 디자인을 적용한 파티마병원 모습
"시각적으로 획일성을 추구하니 환자 동선이 빨라지고 직원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동관과 서관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진료의뢰센터에는 하루에 약 20명이 진료의뢰 업무와 상관없이 길을 물었는데, 시각화 이후 길을 묻는 사람이 1~2명 수준으로 확 줄었다."

파티마병원은 시각화와 함께 대대적으로 리모델링도 진행한다. 감염내과를 확장할 예정이며 고객통합서비스센터, 중환자실 등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이같은 병원의 발전은 박진미 병원장의 리더십과 끈끈한 조직문화가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다.

박 병원장은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조회를 열고 병원 현안을 전 직원에게 직접 브리핑한다.

또 파티마병원의 역사가 작은 의원부터 시작한 만큼 의료진과 직원들이 유대감이 강하다. 의약분업 당시 큰 병원에 있던 의사들이 개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파티마병원 의료진은 단 한 명의 이탈도 없었다고 한다.

"리더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라고 생각한다. 다 같이 알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휘자가 조직을 위해 헌신하고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진심,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생명을 치유해야 하는데 무조건 이익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병원은 오래갈 수 없다. 생명을 갖고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

물론 경영적인 부분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단다. 실제 호스피스, 제대혈 은행, 무균병동, 골수이식 등은 수십억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 하지만 가톨릭 재단이 추구하는 생명존중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골수 이식은 큰 병원의 3분의 1 비용으로 할 수 있는데 무조건 큰 병원을 찾는다. 그런 걸 보면 안타깝다. 수익과 생명존중 사이에서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손실이 있더라도 계속해야 한다."

파티마병원도 지방 중소병원이다 보니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대학병원으로 쏠리는 국책 사업이 아쉽다고 한다.

"병원 필수인력이 의사, 간호사, 약사인데 모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공의도 미달이고, 간호사 이직률도 높다. 약사는 필요 인력의 반도 못 채우고 있다. 지방 중소병원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간호사이면서 종교인인 박진미 병원장이 생각하는 의료기관은 어떤 곳일까.

"의료 기관은 돈 버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공공성이 굉장히 크고 인간의 생명을 돌봐주는 최후의 보루다. 지역사회에 의료기관이 있어야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다. 지역민들이 의료기관을 아끼고 봉사도 하며 기부도 하는 등의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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