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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공포스럽다던 아버지, 비윤리 낙인 지워달라"

발행날짜: 2016-04-05 05:00:58

한양정형외과 원장 아들 "고인 되신 아버지 억울함 풀고 싶다"

"환자를 마주하는 것 자체가 공포스럽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양정형외과' 이름을 한 번씩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해지기 전부터 아버지는 환자를 대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고 계셨다.

C형 간염 환자가 당신 의원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감염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알 수도 없었으니 더 답답하셨던 것이다.

아버지 의원에서 PRP 시술을 받은 적 있다는 환자 2명은 C형간염에 걸렸다며 1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2월, 우리 가족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복지부가 제2의 다나의원 사태가 생겼다며 비윤리 의료 행위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것이다.

보도자료의 주인공은 충북의 양의원과 아버지의 의원인 한양정형외과의원이었다. C형간염 전염이일어났고, 그 원인은 1회용 주사기 재사용과 함께 PRP를 통한 감염이 의심 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PRP 시술을 중단한 상태였고, 폐업도 한 상황이었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비윤리 의사, 파렴치한으로 몰리는 데 걸린 시간은 금방이었다. 기자들이 집으로, 아버지가 몸담고 있던 병원으로 찾아왔다.

아버지의 스트레스도 급격하게 늘었다. 술을 부쩍 찾으시더니, 급성 췌장염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하셨으니 말이다.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는 주사기를 재사용하지 않으셨다고 강하게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고혈압이 심하고, 우울증도 있으니 수사를 잘 좀 해달라고 경찰에 간곡히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에이즈 환자도 나왔다'며 아버지를 압박했고 파렴치한으로 몰고 가는 외부의 시선은 이어졌다. 그때까지 같은 의사들도 아버지 편에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는 아버지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까지 했다.

"이웃 시선 두려워 외출 꺼리는 어머니"

정부 발표 후 불과 20여일. 아버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 어머니와 나를 남겨두고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나셨다.

다나의원 사태와 결과가 똑같다 보니 원인도 같다고 생각해 한 사람을 몰아붙인 결과였다.

경찰의 수사 발표는 좀 더 나중에 나왔다. 주사기 및 키트 주문 수량과 PRP 시술 수량이 일치해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이 아니며, 마취제 리도카인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죽은 자와 그의 가족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회사에 출근해 컴퓨터를 켜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간밤에 관련 뉴스가 뜬 게 없나 검색해보는 일이지만 '한양정형외과=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은 이미 뗄 수 없는 관계가 돼 버린 것 같다.

아직 원주에 계신 어머니도 매일 휴대전화로 한양정형외과를 검색하는 게 일이다. 한 발짝만 나가면 다 아는 사람이니 이웃의 시선이 두려워 집 밖으로 나오시는 것도 아직 힘드시다고 하신다.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이 있어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비윤리적, 파렴치한이라는 덤터기를 쓴 아버지의 억울함을 꼭 풀어드리고 싶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을 기정사실화해 보도자료를 배포한 복지부에 문구 수정을 요청했다. 사자명예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방법도 찾고 있다. 경찰에는 주사기나 키트 재활용이 감염의 원인이 아니라고 공식 발표를 통해 정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물론 아버지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직원 관리를 못한 실수, 리도카인을 어찌 됐든 재사용했다는 것은 백번 잘못을 인정한다. 치료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너무나도 죄송한 심정이다. 하지만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는 이야기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버지를 볼 수 없게 된 지 한 달째. 아버지는 항상 환자만을 위해서 살아오셨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치료를 했을 때 환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며 기뻐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달 31일 한양정형외과 원장의 아들 노 모 씨(31)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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