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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값싼인력' 시대 끝났다…강호병원도 '와르르'

발행날짜: 2015-12-09 12:00:59

현실 안주한 대형병원 미달 사태…수련환경 개선 병원들 '선전'

|기획| 전공의 수련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전공의 지원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던 지역 거점병원이 줄줄이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접수창구를 닫는 일이 확산되고 있다. 간판만으로도 전공의 정원 확보를 보장해 온 수련병원들이 무너지고 있는 이유를 짚어봤다.

<상> 지역 내 강호병원의 몰락
2016년도 레지던트 1년차 지원율 현황을 살펴보면 과거 지역 강호로 불리던 대형병원들이 맥을 못췄다.

내과의 경우, 충남대병원은 정원 9명에 단 한명만 지원하는데 그쳤으며 조선대병원도 6명 정원에 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전북대병원과 부산대병원도 각각 한명씩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접수 창구를 닫아야 했다.

반면, 광명성애병원은 내과 레지던트 2명 정원을 수월하게 채웠으며 광주보훈병원과 원광대산본병원도 각각 정원 3명, 2명을 모두 채웠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무엇이 인턴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 각 수련병원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답은 간단하다.

전공의를 값싼 인력이 아닌 피교육자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가의 여부가 각 수련병원에 희비를 갈랐다.

서울대병원만 해도 수련환경 개선 여부는 전공의 지원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병원 외과는 지난 2015년도 레지던트 접수 결과 12명 정원에 단 3명이 지원하는 데 그쳐 '서울대'라는 명성에 오점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서경석 외과 과장은 "고개를 들 수 없다"며 기존의 외과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즉시 부족해진 전공의 인력을 메우기 위해 국내 최초로 외과 호스피탈리스트 3명을 채용해 수련업무를 최소화했으며 기존의 경직된 의국 분위기 쇄신에 착수했다.

서 과장을 주축으로 절치부심 수련시스템 개혁을 이끈 결과는 1년만에 나타났다. 2016년도 서울대병원 외과는 정원 12명에 13명이 지원하는 기염을 토한 것.

서 과장은 "외과 특성상 의국 분위기가 엄하고 경직돼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 의사들 사이에선 지원하기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며 "원로 교수, 한분 한분에게 기존의 권위를 내려놓고 전공의에게 먼저 다가서 줄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전공의를 피교육자로 인식을 전환하는데 주력했다.

길병원 전경
인천 길병원 또한 마찬가지다. 2015년도 내과 정원 10명 중 5명 채우는데 그쳤던 길병원은 미달 즉시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했다.

일단 '전공의=값싼 의료인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피교육자라는 개념을 실제 수련에 반영해나갔다. 각 분과별로 술기교육을 단계별, 연차별로 수련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개편했으며 PA 15명을 추가로 배치해 전공의들의 행정 업무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당직에서 제외됐던 3~4년차들도 당직은 물론 주치의 업무를 분담하면서 저년차에 몰리던 업무를 나눠가졌다. 내과 스텝들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돌아가며 전공의와 함께 응급실 당직서는 희생을 기꺼이 감수했다.

대대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이미 전공의 지원을 하기도 전에 지원 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정원(9명 정원에 15명 지원)을 넘긴 것. 지난해 10명 정원에 간신히 5명을 채운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길병원 이상표 내과 과장은 "지난해만해도 경쟁률이 높아 다른 병원으로 전공의를 보내주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이는 한개 진료과가 아닌 병원 전체가 움직였기에 가능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련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업무부담을 줄여주면서 윗년차는 물론 교수들까지 당직을 함께 서다보니 병원과 전공의들간에 신뢰감이 형성됐다"며 "이런 것이 지원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교육수련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수련병원만이 높은 전공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젊은 의사들의 선택은 단순히 '돈'에 의해 좌지우지 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모 대학병원 한 전공의는 "모든 전공의는 업무강도는 낮고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을 원한다"며 "전공의 지원율은 이 같은 전공의들의 욕구가 그대로 반영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일례로 지방의 모 수련병원은 내과 레지던트를 채용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지만 약발은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일시적인 사탕발림으로는 지원율을 높일 수 없다는 얘기다.

전공의들을 움직이게 한 것은 그 병원이 전공의 수련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내과학회 정훈용 교육수련이사는 "앞서 교육수련평가를 위해 각 수련병원을 돌아보며 1년만에 급격히 달라진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모두 정원을 채웠다"며 "이제 수련환경 개선은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의학회 박중신 교육수련이사 또한 "전공의 수련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할 때"라며 "앞으로는 기존의 수련시스템을 고수하는 병원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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