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의 다인실 및 병문안 문화 등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메르스 확산을 막는데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도 한국과 유사하다. 올해로 4년째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르스 전문가들은 16일 오후 서울의대 의생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메르스 감염의 역학적 임상적 양상과 관리' 특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험한 메르스 확산과 임상적 특성에 대해 소개했다.
사우디에서 온 전문가들은 메르스의 치사율이 40%까지 높아진 것은 발병 초기에 병원 내 감염으로 확산되다 보니 기저질환을 가진 중증환자였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후 방역을 강화하고 수습에 나서면서는 치사율이 낮아졌고, 한국 또한 유사한 패턴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사우디의 경우 낙타를 애완동물로 가까이 두고 밀접 접촉하기 때문에 매년 동물로부터 감염되는 환자가 발생하는 반면 한국은 낙타와 접촉이 없기 때문에 국내 방역 체계를 강화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이날 사회를 맡은 정해관 교수(한국역학회 부회장·성균관대 의대)가 특강 후 사우디 전문가들의 발표 내용을 브리핑 한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Q: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감염 경로는 (한국과 비교해) 어떠했나?
A: 사우디의 메르스 확진 환자는 2012년 첫 보고됐다. 사우디의 메르스는 낙타로부터 감염된 환자에서 시작해 병원 내 감염으로 크게 확산됐다. 초기 발견된 환자는 대부분 중환자였다.
이유는 중환자실, 인공신장실에서 메르스가 전파됐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신장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침대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다인실 구조이다보니 감염 관리에 더욱 취약했다. 이후 침대간격을 1m이상 넓혔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사우디 또한 한국과 의료 문화나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사우디의 경우 에크모 장비가 부족하고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헬기로 장비를 옮겨 다녔는데 한국에는 다수의 대학병원이 에크모 장비를 구축하고 있어 의료장비 등 시설면에선 한국이 앞선다.
Q: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치사율이 40%로 매우 높다는 것에 대한 역학적 배경은?
A: 위에서 언급했듯이 초기 감염 환자들이 중환자이다보니 치사율이 높아진 것이다. 이후 의심환자군을 발열 38도이상, 소화기, 호흡기, 근육통 소견을 보이는 환자로 확대하고 방역을 강화하면서 치사율은 감소했다.
Q: 사우디는 4년째 환자가 발생했다. 한국내 반복될 가능성 있나.
A: 사우디에선 낙타가 단순 운송수단이 아니다. 낙타를 애완동물로 생각하고 뷰티컨테스트도 열 정도로 애정이 많다. 낙타가 출산을 하는 1~2월을 지나 새끼 낙타가 메르스에 감염되는 4~5월에 사람도 전염된다. 이 마저도 감염관리를 강화하면서 올해 크게 감소했다.
한국은 낙타와 직접 접촉하는 일이 거의 없으니 공항만 방역을 강화하면 괜찮지 않겠나.
Q: 어린이 환자의 감염에 대해 관심이 높다. 사우디 또한 어린이 환자 사례가 있나.
A: 전체 메르스 확진환자 중 1~2%에 불과하고 대부분 무증상 감염자이다. 물론 사망자가 2명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중환자로 기저질환이 있었던 환자였다.
Q: 한국은 메르스로 학교 휴교령을 내리는 등 국가적인 혼란을 겪고 있다. 사우디는 어땠나.
A: 메르스는 인플루엔자와 달리 비말감염이고 지역사회 대유행 가능성 희박하다고 판단해 휴교령 검토조차 안했다. 국가적 혼란은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해 공개해 혼란을 최소화했다.
Q: 한국은 의심 환자 대상 즉 격리 범위를 잘못 잡아서 기회를 놓쳤다. 사우디는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A: 사실 사우디 또한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우디의 전문가들도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한국과 동일한 반성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벌어져서 그렇지 사실 다른 국가라도 비슷한 결과였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 한국의 감염 관리 로드맵은 WHO 및 사우디가 제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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