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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협회 CP 워크숍과 '고장난명'

손의식
발행날짜: 2015-04-09 11:55:56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중국 한비자(韓非子)의 공명(功名)편을 보면 「인주지환 재막지응 고왈, 일수독박 수질무성」(人主之患, 在莫之應, 故曰, 一手獨拍, 雖疾無聲)이라는 말이 나온다. 군주의 걱정은 호응함이 없음에 있으므로 "한 손으로 홀로 쳐서는 아무리 빨리 해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후세에 이 말을 줄여 고장난명이라 부르게 됐다.

제약협회가 오늘부터 내일까지 '2015년도 제약산업 윤리경영 워크숍'을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CP 워크숍이다. 지난 워크숍이 윤리헌장 선포의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면 이번엔 체계적인 틀을 잡아 윤리경영의 기조를 더욱 확실히 다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쌍벌제,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 일괄약가 인하 등 정부의 각종 규제적 성격의 제도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정부의 규제적 제도의 이면에는 그동안 제약업계의 성장이 공정하고 건전한 유통과 R&D 집중보다는 '관행'에 기대 있었다는 분석이 자리잡고 있다.

모두 부인할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그닥 부드럽지만은 않다. 그래서 업계는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7월 '리베이트 근절, 준법경영체계 확립을 위한 윤리헌장'을 채택하고 선포했다.

그러나 수십년간 지속해 온 '관행'을 버리지 않는 제약사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오히려 다른 제약사들이 공정 경쟁에 나선 빈틈을 이용해 '관행'을 강화하는 곳까지 있다. 일부 제약사는 신규 제네릭 시장에서 자사약 매출 증대를 위해 처방액의 20%를 리베이트로 지원하거나 매출 발생 첫 석달간 100대 300(처방액의 3배)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최근 매출이 꽤 되는 국내 모 제약사가 제주도에서 성대한 행사를 개최했는데 규모나 행사내용을 볼 때 공정경쟁규약에 어긋나는 점이 많다. 업계가 CP 준수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시점에서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사회적 시선은 협회를 중심으로 상당수 회원사들이 매출 감소와 인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CP 운용에 힘을 기울이는 노력과 일부 제약사의 여전한 관행 중 어느 쪽을 제약업계의 현황으로 인식할까.

연매출이 채 500억원도 안 되는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 "우리 회사는 나 혼자 CP를 담당하고 있다. 물론 CP만 전담하는 것은 아니고 대관 등의 기존 업무도 함께 보고 있다"며 "그러나 CP 운용은 제약회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회사 규모에 따라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정경쟁 규약을 준수하자는 마음만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제약사들도 이런 마음가짐인데 이름만 대도 누구나 아는 굵직한 제약사가 업계의 눈을 피해 여전히 관행적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에 먹칠을 하는 것을 넘어 업계를 고사시키는 행위라고 할 것이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앞서 지적한 제약사들도 이번 제약협회 CP 워크숍에 참여한다. 그동안의 행태를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동참해야 할 것이다. 업계와 협회의 노력이 '고장난명'이 되지 않게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함께 손뼉을 마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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