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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장에서 입 연 의협회장 "우리가 원하는 건…"

발행날짜: 2015-01-21 05:55:00

문정림 의원·박상근 병협회장, 위로 방문 "의협과 공조 모색"

(좌측부터) 박상근 병협회장, 추무진 의협회장,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
하필 날씨가 말썽이다. 1월 20일.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를 뜻하는 대한(大寒)은 '큰 추위'라는 뜻 그대로 겨울 위세를 떨쳤다.

출근길에 반짝 추위가 있고, 오후에는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잇따른 대로 전날 같은 시간 영상권에 아랑곳없이 수은주는 영하로부터 시작했다.

바람까지 가세하면서 체감 온도는 영하 10도는 될성 싶었지만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 막바지 천막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협회 직원들의 손놀림은 분주했다.

가로, 세로 총 4제곱 미터 될 듯 보이는 커다란 흰색 천막이 의협의 입구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끌고 있었다.

아직도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는 오전 10시, 추무진 회장이 단식 농성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의 규제 기요틴 추진이라는 암울한 현실에 맞서 비통하고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는 추무진 회장의 언급은, 곧 의학적 양심에 따라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겠다고 비장한 선언으로 이어졌다.

20여분 간의 규제 기요틴 반대 성명서 제창이 끝나자 취재진이 물밀듯이 빠져나갔다.

살펴보니 기둥과 천을 잡아주는 노끈 사이로 틈새가 많다. 협회 직원들이 더 바빠진다. 커다란 비닐로 천막을 감싸는 작업은 저녁 무렵까지 이어졌다.

오후 5시가 넘어가면서 송명제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단식 농성장을 찾았는 소식이 들렸다. 돌덩이로 어설프게 눌러놓은 천막 입구를 젖혀보니 책상 두개가 전부인 휑한 바닥 위에 강청희 부회장, 신현영 대변인, 장성환 법제이사가 함께 앉아있다.

두서없는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핵심은 규제 기요틴의 부당함 토로가 주를 이뤘다.

송 회장은 "어떻게 학문적 근거와 원리가 다른 한의사들에게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할 생각을 할 수 있냐"며 웃음을 터뜨렸다. 어이없다는 실소였다.

추무진 회장은 "아무리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의사라고 해도 미세한 골절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지금 의료계에 일어나는 일들이 시도의사회를 거쳐 회원들에게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전공의협의회도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취재 도중 문자 메세지가 도착했다.

한의협이 발송한 "추무진 의협회장의 단식,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내용의 보도자료였다. 단식 현장에서 취재 도중에 이를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받으니 기분이 묘했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신현영 대변인, 장성환 법제이사, 송명제 대전협 회장, 추무진 회장, 강청희 부회장
옆에 있던 강청희 부회장도 보도자료 내용을 확인하곤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송명제 회장이 자리를 떴다. 빈자리를 대신해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 의원은 "연관된 대상이 영유아, 장애인, 노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될 때에는 보건의료 규제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보건의료와 관련된 규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보호막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이번 정책에 논란이 있다면 국회가 나서서 정부-의료계가 소통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민과 의료계의 우려가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추 회장은 "의사 면허를 얻기 위해 수 많은 노력을 마다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의료 행위가 국민의 안전과 건강과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며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강행하지 말고 의료계와 다시 한번 논의해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깨뜨리듯 박상근 병원협회 회장이 천막 문을 열고 등장했다. 두툼한 목도리가 바깥 날씨를 짐작케 한다.

'인사'들이 단식장을 찾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나 둘씩 취재진들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박 회장은 "추무진 회장이 건강해야 하는데, 오죽 답답하면 이렇게 하겠나"고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그는 "정부 정책 추진에 기본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게임의 룰이 없으니까 그 룰을 먼저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며 "잘못된 것은 근본부터 고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무진 회장도 대응 방안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한국 의료는 의학과 한의학이 구분된 이원화된 체계기 때문에 이번을 계기로 정부, 의료계가 다 같이 머리 맞대고 일원화에 대해 고민봐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의료일원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낫겠다는 싶어 의료일원화 TF를 쇄신해 방안을 연구할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료계가 원하는 것은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를 바라는 것 뿐이다"며 "복지부의 항의 방문 때도 규제 기요틴과 관련해 의료계와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박상근 회장도 거들었다. 그는 "국민에게 의료계가 투쟁을 위한 투쟁을 하는 것으로 보여선 안 된다"며 "대화를 해서 해결이 될 수 있다면 대화로 해결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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