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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출근거부, 의미있는 이유

손의식
발행날짜: 2014-11-04 05:20:36
최근 지방 A대학병원 전공의 1년차들이 파업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의 배경에는 수련은 뒷전인 채 전공의를 저렴한 노동인력으로만 여기는 병원의 관행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SNS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A대학병원 전공의 1년차 7명은 전공의를 값싼 의료인력으로 이용해 병원의 외형만 확장하는 정책을 비난하며 지난 1일부터 파업을 외치며 출근을 거부 중이다.

이들은 전문의 채용 및 촉탁의 제도 확대 등을 비롯해 수련행태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특히 내과 수련 기간동안 제대로 된 술기를 배울 기회를 박탈당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2~3년에 걸친 펠로우 제도를 강요하는 현행 내과 수련행태에 획기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이들 전공의는 병원과 협상 중이며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다만 협상이 결렬될 시 공식적 입장을 피력하고 대대적으로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과도한 업무로 인한 수련의사들의 병원 이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충북대병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충북대병원은 2014년도 인턴 전형을 통해 28명 정원을 공모했으나 18명만이 지원했고 그중 2명이 개인적 사유로 수련을 포기해 결과적으로 16명이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정원의 절반에 불과한 인원으로 주요 진료과 인턴 수련을 하다 보니, 업무에 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다. 환자 채혈과 심전도 검사, 수술장 준비 그리고 10분마다 울리는 병동 '콜' 등 잡무와 고강도 업무가 반복됐다.

결국, 인턴 16명은 금요일 오후 PA 선발과 응급구조사 증원 등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병원을 이탈했다가 병원과 협의를 거쳐 3일만인 월요일 오후 복귀했다.

전공의와 인턴이라는 차이를 빼곤 판에 박은 듯 비슷한 사건이다.

저수가 의료체계에서 병원들은 생존을 위한 군비경쟁에 한창이다. 덩치키우기를 하려다보니 예산에 허덕일 수 밖에 없고 전공의야말로 병원 입장에선 더할 나위없이 고마운,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인력인 셈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병원이 전공의들을 '인력'으로만 인식할 뿐 '교육자'라는 인식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교수들이 나서려고 해도 봉직의라는 신분에서 쉽지만은 않다. 정부 역시 현실과 괴리된 원론적인 대안만 제시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다행히 정부는 조만간 전공의 수련환경과 관련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 수련시간 상한 ▲연속 수련시간 상한 ▲응급실 연속 수련시간 상한 ▲주간 평균 당직일수 상한 ▲당직 수당 산정방법 ▲휴식시간 하한 ▲휴일 및 휴가 ▲수련시간 계산 및 기록방법 등 8개 조항이 담긴 시행령(제12조)에 근거해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3개월 시정명령에 이어 수련병원 지정취소 혹은 전공의 정원 조정 등의 강력한 패널티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현재 전공의들의 실태가 고스란히 평가에 반영될 지는 물음표다. 결국 누구 하나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이들이 없다보니 전공의들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방 A대학병원이 전공의들과의 협상에 얼마나 진정성 있는 대안을 들고 나올지는 의문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대학병원의 행태로 볼 때 쉽지 만은 않은 싸움이 될 것임은 예상할 수 있다.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이들은 분명 의료계에, 선배의사들에게 손을 내밀게 될 것이다.

그 시점이 왔을 때 '그게 고쳐지겠어', '결과야 뻔하지', '그렇게 해서 될 것 같으면 벌써 개선됐지' 등의 패배주의에 물들어 투쟁을 방관해선 안 될 것이다.

원론적인 접근만 고집하는 정부와 병원 입장만 고집하는 병협, 그리고 집안싸움에 정신이 팔린 의협에게만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런 점에서 A대학병원의 내과 전공의 파업 사태는 전공의 수련환경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의료계의 중지와 참여를 모으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이 A대학병원의 전공의 파업을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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