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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불안, 수면제로 해결하던 시절 갔다"

발행날짜: 2014-09-18 05:50:16

정신종양학회 함봉진 창립준비위원장

암 환자는 확정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

본인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지만 치료 과정에서 회사에서 혹은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되면 깊은 우울감에 빠지고 심각한 경우 치료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들의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정신종양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학회가 오늘 26일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7일, 창립준비위원장을 맡은 서울의대 함봉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를 직접 만나 창립 취지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함봉진 교수
"종양내과에서 암 치료를 받던 환자가 대성통곡을 하며 진료를 거부하고 불안증세를 보이던 환자가 정신건강의학과의 치료를 받은 후 편안한 표정으로 암 치료를 잘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있다."

함 교수가 진료하는 환자 중 절반은 암 환자. 내과적 치료는 종양내과에서 맡지만 그들의 불안과 우울감은 그의 몫이다.

'정신종양학'에 대한 인식이 없던 과거에는 암 환자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불안을 호소할 때 수면제 처방으로 끝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적극 개입해 그들의 불안을 해소해준다.

"처음에는 내과 의료진도 긴가민가 했다. 하지만 환자의 표정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치료에도 더 적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을 요청하는 일이 더 잦아지고 있다."

과거 신체적 치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요즘에는 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신적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그가 생각하는 정신종양학은 암 환자는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부분까지 접근해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정신종양센터는 암센터 혹은 암병원 내에 함께 공존해야하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낮추고 물리적인 접근성도 높이려면 센터에 함께 있어야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연구회로 시작해 어느새 번듯한 학회로 성장

정신종양학은 1975년 미국에서 처음 태동, 국내에선 상당히 생소한 분야. 한국에선 지난 2005년 말 시작한 '정신종양연구회'가 이번에 창립하는 정신종양학회의 시발이 됐다.

"지금까지는 연구회를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최근 암 환자의 수술 후 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다 활동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학회를 창립하기에 이르렀다."

함봉진 교수
함 교수는 아직 생소한 '정신종양학'에 대한 홍보가 학회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이를 위해 암 환자가 진단 이후 어떤 고통을 받는지, 치료를 받으면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지 연구자료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 및 보호자, 의료진, 정부, 공공기관에 적극 알리는 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신종양학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을 양성하는 것도 학회의 역할 중 하나다. 함 교수는 별도의 전문가 양성 코스를 만들어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 실정에 맞는 선별 검사 가이드라인을 개발, 내과 등 타과 의료진과 공유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그래야 타과 의료진이 어떤 암 환자인 경우에 정신종양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함 교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암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이다.

"암 환자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불안감이 높고 신경이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통법을 따로 익힐 필요가 있다. 또 일반 우울증환자와 암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는 치료가 달라야 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임상 가이드라인도 별도로 있어야한다."

한국이 정신종양학 발전 늦은 이유는 '저수가'

아직 창립하기 전이지만 하고 싶고 해야할 일은 산적하다. 왜 진작에 학회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함 교수는 국내에선 정신종양학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 다른 국가에 비해 늦게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국이 정신종양학 발전이 더딘 이유는 간단하다. 암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는 일반 우울증 환자의 치료와 차원이 다르다. 약 처방도 조심스럽고 정신과 상담도 난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수가는 일반 우울증 환자와 동일하다. 그러니 누가 관심을 갖겠나."

결국 문제는 저수가 때문이었다.

다만, 최근 정신종양학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인식도 바뀌고 있지만 수가 가산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신종양학이 활성화되고 뿌리를 내리려면 정책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것이 학회가 정부를 상대로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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