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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가 포퓰리즘 정책의 대상인가

손의식
발행날짜: 2014-08-12 10:50:43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남자친구인 상무 아이스하키팀 김원중 선수(병장)가 최근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마사지 업소를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간에 핫이슈로 등극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김원중 병장은 훈련을 위해 경기도 일산 합숙소에 체류하던 중 코치에게 "음료수를 사러간다"고 말한 뒤 숙소에서 이탈해 차를 몰고 나가서 '태국전통마사지' 업소를 갔다가 복귀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국방부는 김 병장의 선수 자격을 박탈하고 남은 복무 기간을 일반 보직병으로 변경해 복무토록 했다.

속칭 '여왕의 남친'이, 그것도 군인 신분에서 저지른 사건이라는 점에서 사회적인 관심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공보의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재원 의원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체육특기생이 근무지를 이탈해 마사지 업소를 출입한 것을 거론하며 공보의 근무지 이탈과 함께 예술·체육요원, 사회복무요원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중보건의 근무지 이탈현황'을 근거로 공보의가 '근무지 이탈'로 적발된 건수가 올 7월 기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주장만 놓고 보면 엄청난 수의 공보의들이 빈번하게 근무지를 이탈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 의원실이 발표한 보도자료 제목인 '군복무 대체하는 공중보건의의 근무지 이탈, 작년보다 2배 증가'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자료에 따르면 공보의가 '근무지 이탈'로 적발된 건수는 2013년 3건에서 2014년 7월말 현재 6건이니 사실상 두배 이상 증가한 것은 맞다.

그런데 대한공보의협의히에 따르면 현재 공보의 수는 4000명 가량 된다. 전체 공보의 수 대비 근무지를 이탈한 공보의 수는 지난해 공보의 수를 기준으로 0.075%에서 0.15%로 늘은 셈이다.

물론 공보의의 근무지 이탈은 분명한 잘못이다. 이 문제는 위반자를 처벌하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명을 잡겠다고 4000명이나 되는 공보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여성 대상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니 모든 남성에게 전자발찌를 채워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또 한가지. 공보의의 근무지 이탈은 의사 수급이 불안정한 지역적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지역별 공보의 처벌현황을 보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는 전남이 14명(31%)으로 가장 많다. 전남 지역 공보의들이 이른바 '아르바이트'를 가장 많이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전남 지역의 공보의들이 밑도 끝도 없이 의료기관을 먼저 찾아가 "나 좀 써주세요"라고 했을까.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 수가 부족한 의료기관이 공보의에게 먼저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는 것. 이처럼 공보의의 근무지 이탈은 지역내 의사수급 현황과 무관치 않은 것이다.

4000명이나 되는 공보의 중 근무지 이탈 등 잘못을 저지른 극히 소수의 공보의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된다. 대신 의료취약지에서 애쓰고 있는 대부분의 공보의들까지 도매금으로 몰아 세워서는 안 된다.

복지부는 전국의 공보의 수가 2017년에는 3656명, 2019년에는 3138명으로 해마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서·산간 지역 등 의료취약지의 의료서비스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는 공보의 문제가 반복·증가 발생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보다 해당 공보의 처벌과 함께 근본적인 처방을 통해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나머지 대부분 공보의에 대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국가와 주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공보의 관리방안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핫이슈인 '여왕의 남친'인 김원중 병장의 근무지 이탈과 극히 소수의 공보의 근무지 이탈을 연관지어 전체 공보의의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포퓰리즘에 편승하려는 정가(政街)의 관습(慣習)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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