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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서 개원 못해 먹겠다 싶을 때 중요한 것은…"

발행날짜: 2013-01-07 06:34:16

[연중기획리얼개원스토리-2편]공보의 이씨, 멘토를 만나다

내년 5월, 군복무를 마치면 바로 개원할 계획인 이영훈(가명·34) 공보의. 그는 본격적인 개원 준비에 앞서 그의 멘토인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주형로 원장을 찾아갔다.

개원을 앞두고 불안해서일까. 레지던트 시절부터 인생 표지판과 같은 역할을 해준 주 원장에게 자문을 구하고 싶었다.

주 원장은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두경부 수술 분야에서 명성이 높았던 교수로 3년 전, 하나이비인후과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마침 개원을 앞둔 이 공보의는 얼마 전 대학병원에서 나온 주 원장에게 궁금한 것이 더 많아졌다.

지난 5일 오후, 주 원장을 만난 이씨는 개원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전하며 그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의 멘토인 주 원장은 두어시간 남짓, 긴 대화를 주고받으며 많은 조언과 당부를 남겼다.

다음은 이들의 대화 중 일부를 정리한 내용이다.

이영훈 공보의(좌)가 주형로 원장(우)을 만나 자문을 구했다.
"환자는 내가 정성을 들인만큼 달라진다"

이영훈 공보의 지금은 공보의로 진료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환자가 없으면 위축되는데 제 이름을 걸고 병원을 하면 부담감이 배가 될 것 같다. 요즘은 환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데 컴플레인도 걱정이다.

주형로 원장 하긴 그렇다. 요즘 개원의들이 진료하다보면 "자존심 상한다"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의사는 정직하게 진료하는데 환자가 "다른 병원은 해주는데 왜 안해주는냐"라면서 무리한 요구를 할 때는 수십번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들 한다.

실제로 개원가에서 수술을 안하는 이유가 있다. 사실 혀나 입안에 있는 물혹 제거술은 웬만한 이비인후과 의사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후 컴플레인을 거는 환자들에게 한두번 시달리고 나면 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기 마련이다.

특히 환자들은 대학병원과 달리 개원가에서 더 쉽게 불만을 표출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개원의들은 이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이 공보의 맞다.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하나.

주 원장 환자는 내가 정성을 들인 만큼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처음부터 충실하게 설명해주고 친절하게 대한 환자는 컴플레인을 제기할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실제로 간혹 병원에 찾아와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사람들은 환자나 보호자가 아니라 친척들이더라. 내가 정성을 다한 환자 당사자나 보호자가 행패를 부리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공보의 혹시 환자를 진료할 때 자신만의 원칙이 있나.

주 원장 글쎄, 난 늘 내가 진료한 환자를 만족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그리고 늘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이 환자가 왜 나에게 왔을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환자는 치료를 원하지만 어떤 환자는 자신의 질병이 불안해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으니까. 간혹 자신이 두경부암 등 무서운 질병이 걸렸을까봐 확인받고 싶어하는 환자도 있다.

한가지 덧붙이면 늘 겸손해야 한다. 한 때는 나 또한 자신감에 넘칠 때가 있었다. 치료하던 환자가 합병증이 발생하는 걸 보면서 왜 저렇게 밖에 못하나 했었다. 하지만 자만감을 갖는 순간 내 환자에게 합병증이 나타났다. 늘 겸손함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수술환자에게는 휴대폰 번호를 알려줘라"

대화 도중, 주 원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조만간 수술을 받아야하는 환자인데 수술 직후 해외로 나갈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였다. 그는 한참을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가 환자라고 밝히기 전까지는 친구와의 전화통화라고 생각할 만큼 친밀함이 느껴졌다.

이 공보의 여전히 환자에게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나. 레지던트 시절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 나는 개원해도 그렇게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주 원장 수술 환자에게만 알려주는 것이니 괜찮다. 응급상황이 발생해서 환자가 고생했다는 얘기를 나중에 듣게 되는 게 싫어서 그럴 뿐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전화가 자주 오는 건 아니다. 극히 드물게 사소한 것으로 전화하는 환자도 있지만 그런 환자가 있다고 다른 환자에게 연락처를 안 줄 수 없다.

이 공보의 하긴, 얼마 전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한 환자가 재채기를 하다가 실리콘이 움직여서 응급실로 간 사례가 있었다. 마침 추석이었는데 그 환자는 내 연락처를 몰라서 다른 병원 응급실을 찾아 헤맸다고 하더라.

내 연락처만 알았으면 고생하지 않았을텐데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는 건 쉽지 않더라.(하하)

"게을러지면 안된다…꾸준히 배우고 갈고 닦아라"

이 공보의 개인적으로 이왕이면 초음파, CT 등 장비도 갖추고 수술도 하는 이비인후과를 개원하고 싶다. 그런데 개원가에선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수련받을 때에는 코골이, 편도선 수술은 물론이고 두경부 암 환자 수술도 많이 했지만 개원하면 진료영역이 좁아지지 않나. 당장 전신마취 수술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는 것도 쉽지 않고…한편으로는 그동안 갈고 닦은 것을 썪혀야 하나 씁쓸해진다.

주 원장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 물론 대학병원만큼 다양한 수술을 하는 기회는 줄어들겠지만, 편도선 등 수술은 할 수 있지 않나. 두경부 암 수술 등 큰 수술만 중요한 게 아니다. 환자 입장에선 물혹 제거 수술도 중요하고 긴장되는 수술인 법이다. 이런 것을 성공적으로 잘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또 요즘은 과거처럼 감기환자만 봐서 유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하루가 다르게 의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개원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진료 특화가 필요하다. 갑상선, 코골이, 알레르기, 구취 제거 등 특화시킬 만한 분야는 다양하다.

사실 개원하고 바쁘게 지내다보면 게을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개원해서도 최신 저널을 습득하고 학회도 자주 찾아야 한다.

이 공보의 맞다. 사실 얼마 전 환자가 새로운 인공와우수술에 대해 얘기하는데 순간 할말을 잃었다. 교과서에서 몇년 후에 시도될 수술이 어느새 현실화 돼 있더라. 부끄러웠다. 요즘 환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력이 대단해서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주형로 원장이 자신의 진료실을 보여주는 진료 노하우를 설명해주는 모습.
"환자 챙기기 전에 자기관리부터 해라"

주 원장 진료를 잘하려면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 또한 대학병원에 있을 땐 몰랐는데 매일 환자를 진료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전에 술 약속이 있는 날은 부담스럽다. 나는 헬스도 하고 테니스도 시작했다. 가능하면 여가시간에 운동을 해야지, 술 마시고 노는 건 자제하는 게 좋다.

이 공보의 아, 그래야겠네요. 사실 전 술 마시면서 스트레스 해소하는 게 더 좋지만요.(하하)

주 원장 참, 그리고 개업했다고 병원에서 쌓은 인연이 끝이 아니다. 레지던트때 선배들과의 관계를 계속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원해서도 환자를 전원시켰을 때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환자 만족도에 차이를 줄 수 있다.

내가 전원한 환자가 잘 치료받으면 결국 나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는 게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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