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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병원 실태 충격적 "수련병원이 이 지경이라니"

발행날짜: 2012-03-19 06:40:16

현장 환자 거의 없고, 병실 대부분 폐쇄…신임평가 미스터리

서남의대 남광병원은 지난해 복지부로부터 수련병원 지정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가 수련병원 실태조사를 한 결과 지정기준에 미흡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남광병원은 그간 수련병원으로 재지정받기 위해 신임평가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병원협회에 제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련병원 지정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환자수와 병상이용률, 전속전문의 수 등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그러자 남광병원은 이에 불복해 복지부를 상대로 수련병원 지정취소 처분 무효확인소송으로 맞서고 있는 상태다.

서남의대 학생들의 실습병원을 겸하고 있는 남광병원은 왜 수련병원 취소라는 처분을 받은 것일까? 메디칼타임즈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현장 취재에 나섰다.

기자는 지난 14일 오전 광주버스터미널에 내려 택시를 타고 남광병원으로 향했다.

택시 기사는 "그 병원에 가는 승객은 별로 없다. 병원에 택시가 안들어가는 건 그만큼 환자가 적다는 것"이라면서 "병원이 발전하지 못하고 답보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에서 내려 남광병원 건물을 올려다 본 첫 느낌은 '을씨년스럽다'였다.

10층 규모의 건물에 500병상 이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조용했다. 전화를 받기에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적막감이 흘렀다.

"환자를 볼 자세가 안 돼 있습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보건소보다도 못한 병원이었습니다."

갑자기 지난해 7월 남광병원 실태조사 참가자가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병원 입구에서 층별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5개 층이 병동이라고 소개돼 있다.

기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높은 9층 병동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깜짝 놀랄 상황이 펼쳐졌다. 의료진도, 환자도 전혀 없었다. 난방도 되지 않았고, 불이꺼진 복도는 깜깜했다.

병실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일부 병실은 전공의 숙소로 쓰이고 있었다.

스테이션 데스크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환자 현황 알림판은 바닥에 떨어진 채 방치돼 있었고, 의대생들이 공부하는 열람실은 책상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을 뿐이었다.

병실이 운영되고 있는 6층과 7층 병동으로 내려갔다.

스테이션을 지키는 간호사가 각각 2명 있었지만 조용한 분위기라기보다 침묵이 흘렀다.

병실 문에 입원환자 이름이 적혀 있는 병실을 모두 열어봤다. 병동 두개층에 입원해 있는 환자는 고작 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병실은 모두 굳게 문이 잠겨져 있었다.

복지부가 문제삼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병상이용률.

수련병원 지정 기준에 따르면 병상이용률이 70% 이상이어야 한다. 500병상인 남광병원은 적어도 350병상 이상 환자로 차 있어야 하지만 눈으로 확인한 결과 단 6병상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광병원은 마치 병상이용률이 70% 이상인 것처럼 허위자료를 낸 것이다.

남광병원은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수련병원이 갖추고 있어야 할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시설을 이용하는 환자도, 일부 시설은 의료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중환자실은 가동을 멈춘 지 오래된 듯 했다. 스테이션은 깜깜했고, 곳곳에 먼지가 쌓여 있었다. 신생아실 출입문은 아예 굳게 잠겼다.

긴장감이 넘쳐야 할 응급실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 2명이 무기력하게 앉아 있을 뿐이었다.

외래는 1층, 2층에 자리하고 있다. 1층 외래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때문에 외래는 2층에 모두 몰려있었다.

기자는 오전 약 두시간 병원에 머물렀는데, 이 시간에 외래를 찾아온 환자는 10명이 안되는 듯했다.

외래에는 과마다 진료실이 있긴 했지만 절반 이상의 진료실에 전문의가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한 노의사는 의자에 깊숙이 몸을 맡긴 채 신문을 읽고 있었다.

남광병원은 서남의대 학생 실습병원이면서 인턴, 레지던트 수련병원이다.

서남의대를 졸업한 A씨는 "남광병원은 수련병원이지만 환자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파견을 나가 실습을 했다. 남광병원에서는 그냥 공부만 했다"고 털어놨다.

복지부는 남광병원 지도전문의 수도 의심하고 있다. 남광병원이 제출한 자료와 실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의 수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수련병원 지정 기준에는 전문과목별로 지도전문의 수가 배정돼 있다. 구체적으로 내과는 전속전문의가 4명 이상,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안과는 각각 3명 이상이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료기록을 검토하면 지도전문의 수가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자료가 허위라면 면허를 대행해준 것이기 때문에 면허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남광병원의 자료가 허위일 것이라는 정황이 있었고, 민원도 있었다. 남광병원이 제출한 서면자료와 실제 현장조사를 나간 결과 허위자료를 낸 사실이 확인됐다. 수련병원 지정 취소 사유는 충분하다"고 환기시켰다.

병원은 입지에 따라서,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환자가 적을 수도, 병상 가동률이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련병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연 이런 병원이 어떻게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계속 지정 받을 수 있었을까? 이런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은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기자가 남광병원 취재를 마치고 나오면서 풀지 못한 두가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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